▲제니의 솔로 앨범 'Ruby'오에이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7일 첫 솔로 정규 앨범 < 루비'(Ruby) >를 발표했다. 총 15곡이 실린 41분 분량의 앨범으로, 제니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제니는 이 앨범을 작업하기 위해 2024년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부터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조우했다.
제니는 새 앨범 발표를 앞두고 출연한 애플뮤직 라디오쇼 'The Zane Lowe Show'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곡 <뜻대로 하세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제니는 "이것을 읽으면서 원하는 대로 앨범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확신을 굳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제니는 셰익스피어에게 받은 영감을 통해 탄생과 사랑, 신념, 정점 등의 주제를 앨범에 담았다.
앨범 제목인 '루비'는 제니가 뉴질랜드에서 유학하던 시절 쓰던 영어 이름 '제니 루비 제인'에서 따온 것으로, 이 앨범이 제니의 정체성을 녹여냈다는 흔적이다. 앨범 재킷에 극장의 커튼을 여는 제니의 얼굴이 담겼다. 제니는 이를 두고 "제 음악 인생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신보에서 인상 깊은 점은 단연 화려한 참여진이다. 지금까지 한국 아티스트가 발표한 앨범 중에서도 손꼽힐만큼 많은 영미권 스타들이 참여했다. 앨범의 문을 여는 첫곡 'Intro : JANE with FKJ'에는 곡에 참여한 프랑스의 전자 음악 뮤지션 FKJ 특유의 감성적인 트링 사운드가 두드러진다. 선공개 곡 'ExtraL'에는 래퍼 도치(Doechii)가 참여했다. 도치는 최근 여성 래퍼로서는 세 번째로 그래미 최우수 랩 앨범상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내한 공연을 펼친 팝스타 두아 리파(Dua Lipa)는 'Handlebars'에 참여하면서 블랙핑크와의 오랜 인연을 이어 나갔다.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전천후 예술가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와 라틴을 대표하는 알앤비 스타 칼리 우치스(Kali Uchis)는 90년대풍 알앤비 'Damn Right'에 참여했다. 켄드릭 라마, 칸예 웨스트, 비욘세 등 수많은 거장과 협업한 프로듀서 마이크 윌 메이드 잇(Mike WiLL Made It)'는 이번 앨범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세 곡을 프로듀싱했다.
제니의 목소리, 제니의 이야기
참여진이 전에 없이 화려한 가운데에서도 제니의 존재감은 좀처럼 흐려지지 않는다. SZA를 떠올리게 하는 얼터너티브 알앤비와 트랩, EDM 등 다채로운 비트가 펼쳐지는 가운데, 제니는 래퍼와 보컬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드러낸다. 여성들의 연대를 과시한 선공개 곡 'Mantra'에서 보여주었던 자신감은 앨범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with the IE (Way Up)', 'Filter' 등이 대표적이다.
공격적인 랩을 내세우는 타이틀곡 'like JENNIE'에서 최절정에 이른다. 이 곡에서 제니는 스스로를 "AI가 복사할 수 없는 한정판"이라 표현하며, "안티들은 제니를 좋아하지 않아. 왜냐면 그들은 제니처럼 될 수 없거든"이라 일갈한다. 물론 제니는 단순히 자기애만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참선 수행에서 받은 영감을 녹여낸 노래 'ZEN'은 불교와 팝 음악을 매개하며, 다른 곡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도발적인 언어로 섹슈얼리티를 노래한다. 다채로운 사운드와 이야기를 통해 뻗어 나가던 앨범은 어쿠스틱 기타가 이끌고 가는 서정적인 팝 'twin'으로 마무리된다.
실물 음반에는 피처링 아티스트 없이 모든 곡의 보컬을 제니가 단독으로 소환한 '제니 온리 온디오(JENNIE Only Audio)' 버전도 수록됐다. 팬들에게 특별한 선물로 다가갈 예정이다.
오는 3월 13일까지는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바이닐 앤 플라스틱에서 제니의 신보를 체험할 수 있는 팝업 '루비파이(Rubify)' 역시 진행된다. 이번 앨범의 발매를 기념한 솔로 공연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 역시 진행된다. 제니의 이 공연은 오는 3월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을 시작으로 뉴욕의 라디오시티 뮤직홀, 한국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연이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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