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출연한 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틴슨
에그이즈커밍
인기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 봉준호 감독,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출연했다. 최근 화제 속에 개봉중인 영화 < 미키 17 > 홍보를 위해서다. 지난달 28일 < 나영석의 Blah Blah >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영상에선 지난 1월 내한 당시 이뤄졌던 이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30여분에 걸쳐 소개됐다.
과거에는 해외 유명 배우, 감독 등 영화인들이 자신의 신작을 알리는 수단으로 TV 연예 정보 프로그램 등에 얼굴을 내비쳤다. 어눌한 발음으로 "사랑해요, 연예가중계"를 외치던 모습은 지금으로 치면 일종의 '인터넷 밈'처럼 회자되곤 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그들 또한 일반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 중심의 내한 홍보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나무위키'에 올라온 자신의 프로필을 읽으면서 수다 떠는 모습이 자연스런 형태가 됐다. 국내 대표 웹예능에도 출연해 신작을 알린다.
긴장감 백배... 나PD 이런 모습 처음이야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출연한 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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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의 <채널 십오야>라면 사옥 내 사무실 혹은 옥상에서 격식없는 대화로 내용을 채웠겠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 회사를 벗어나 서울 시내 유명 호텔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달라진 뒷 배경만큼 진행자 나영석 PD의 자세 또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늘 편안하고 자신감 넘쳤던 나PD였지만 이날은 긴장감과 부담감을 연신 느끼는 모양새였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으로 해외 유명 연예인, 할리우드 스타를 주인공 삼아 토크 예능을 풀어가야 했다. 이에 촬영 전날(1월 20일) 진행된 < 미키17 > 기자 간담회에도 첨석하면서 이번 촬영에 대한 준비를 진행했다.
이어 호텔 방 안으로 찾아온 봉준호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 그리고 통역을 담당한 최성재(샤론 최)가 등장했다. 기자 간담회 당시 객석에 있던 나PD를 발견했다는 봉감독의 말로 대화가 시작됐다.
유쾌함 안겨준 해외 스타의 '십오야' 첫 방문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출연한 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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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녀를 얻은 패틴슨을 위해 제작진이 마련한 선물 증정이 있었다. "한국분들이 선물 포장하는 방식이 좋다"라는 그의 말에 이 광경을 지켜본 봉 감독은 "우리가 늘 이렇게 하지 않아"라며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화기애해하게 풀어 나갔다.
배우 최우식이라는 공통 분모를 두고 봉감독은 < 서진이네3 >를 준비중인 나PD를 향해 "(우식이) 어디 또 끌려가겠구나"라며 언급하기도 했다. 촬영 시점 기준 < 미키 17 >의 단편적인 내용만 공개된 탓에 심도 있는 영화 이야기가 다뤄지진 않았지만, 극 중 소모품으로 계속 복제되어 살아가는 미키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캐스팅과 관련한 선정 기준, 미키17과 18의 공존 등 작품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사항들이 소개됐다. <채널 십오야>를 통한 이들의 만남은 < 미키 17 >을 아직 못 본 구독자, 또는 이미 극장에서 관람한 팬들 모두에게 즐거운 선물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
달라진 웹 예능의 위상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출연한 봉준호 감독, 로버트 패틴슨에그이즈커밍
사실 이번 <채널 십오야>를 통한 봉감독, 패틴슨과의 만남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켜준 영상물은 아니었다. 전문 영화채널이 아니다보니 가볍고 신변잡기적인 내용이 자주 등장했고 이에 댓글을 통해 불만을 드러낸 시청자들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여기는 <이동진의 파이아키아>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구성이기도 했다.
축구 좋아하는 봉감독 vs. 그렇지 않은 나PD의 대비되는 성향을 비롯해서 <설국열차> 속 꼬리칸 vs. <기생충> 속 지하실 등을 선택해야 하는 '밸런스 게임' 같은 가벼운 이야기 등을 통해 연출자와 배우의 성격을 직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17번과 18번 미키가 만나는 장면을 두고 봉준호 감독은 "SF지만 동시에 인간들의 찌질하고 우승꽝스럽고 슬픈 모습이 뒤엉켜있는 극히 인간적 SF 영화"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 남다른 자부심을 지닌 연출가의 속내가 드러났다. <채널 십오야>를 찾아준 할리우드 스타 및 대한민국 대표 감독의 방영분을 통해 우리는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웹 예능의 위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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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만난 봉준호·패틴슨... 웹 예능 위상 달라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