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데이팅 프로그램인 <솔로지옥> 시즌 4가 지난 11일로 12부작이 완결되었다. '솔로지옥'은 커플이 돼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쇼다. 역대 모든 시즌이 글로벌 톱(TOP) 10에 랭크되며 네 시즌 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넷플릭스 한국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시즌5 제작이 확정됐다.

<솔로지옥>시즌 4에 평가와 제작기를 듣기 위해 지난 19일 서울 상암동 시작컴퍼니 사무실에서 <솔로지옥> 시즌 4 연출한 김재원 PD를 만났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육준서, 시즌 1부터 탐났어"

 <솔로지옥>의 한 장면
<솔로지옥>의 한 장면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 <솔로지옥> 시즌 4를 끝낸 소회가 어때요?
"일단 시즌 4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어떤 시즌보다도 좋은 성적과 평가를 받은 거 같아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즌별로 매력이 달라야 한다는 거예요.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건 최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시즌 4가 또 다른 분위기와 스토리 또 캐릭터들이 나와준 것 같아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 이전 시즌에 비해 넷플릭스 순위는 좀 떨어진 것 같기도 해요.
"맞아요. 글로벌 차트 순위가 4~5주 차에는 탑10에 들지 못하긴 했어요. 사실 순위와 시청 성적은 별개로 봐야 됩니다. 순위라는 건 결국 그 시기에 어떤 작품들과 붙었냐는 거잖아요. 이게 전 세계에 나와 있는 드라마와 예능을 모두 다 포함해서 순위가 매겨지잖아요. 그러다 보니 지금 정도의 경쟁작이 있으면 시즌 3 때 4~5주 차 성적이었어도 순위에 못 들었겠다고 생각했어요.

넷플릭스 관계자에게 듣기로는 특별히 시즌 3보다 떨어진 성적이 아니라는 거였어요. 오히려 꾸준히 순위권을 유지했기 때문에 되게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가는 어떤 부분인지 알겠더라고요. 그 지점에서 제가 반성할 지점은 있지 않을까 고민을 계속하고 있어요."

- 시즌마다 <솔로지옥>은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가 뭘까요?
"전 시즌에서 본 것 같은 캐릭터나 스토리가 반복되면 절대 시청자들이 봐주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가 나왔어요. 그래서 특별히 기세가 꺾인다거나 성적이 떨어지지 않고 명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 출연자와 관련한 이야기가 매 시즌 나오잖아요. 이번에 박해린씨는 배우 데뷔를 위해 나온 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고요.
"'<솔로지옥>에는 뜨려고 출연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 걸 알아요. 이 프로그램이 네 번째 시즌이고 굉장히 많이 알려졌고 꾸준히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그런 분도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중요한 건 이건 것 같아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단순하게 '나는 무조건 뜰 마음으로 나갈 거야. 난 그거밖에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또 '여기 나가서 연애만 해서 사랑 찾을 거야. 난 이 마음밖에 없어. 이게 100%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없을 거고요. 사람 마음이 되게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소들을 동시에 구성하는 거잖아요. 그걸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자기 홍보를 위해 나오고 싶은 마음이 이 프로그램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저희가 계속 노력해야죠."

- 육준서씨를 시즌 1부터 섭외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맞아요. 육준서씨가 저희 시즌 1 나오던 해에 아마 <강철 부대>를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을 거예요. 당시 <솔로지옥> 자체가 무인도, 여름. 야생 느낌의 데이팅 프다 보니까 저런 분이 이 프로그램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 육준서씨를 섭외하고 싶었고 그때도 아마 섭외 연락을 했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런데 본인은 들은 적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후로도 꾸준히 계속해서 서로 연락했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본인과 직접 연락돼서 출연 결정해 준 거고요."

- 왜 육준서씨를 섭외하고 싶었나요.
"그분이 원래 대중들에게 알려진 이미지가 있잖아요. 차갑고 과묵할 것 같고 군인 출신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예술가로 활동 하고 계시니까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는데, 직접 만나보니 생각보다 너무 귀엽더라고요. 귀여운 20대 남자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 친구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시즌 4에서는 남녀 지옥도를 분리했더라고요.
"일단 지옥도가 2개인 설정 자체는 시즌 3 때와 마찬가지로 다이내믹함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그렇게 한 거예요. 처음부터 같은 섬에 있으면 커플이 굳어지기 쉽잖아요, 일단 나눠서 처음에 눈이 맞았던 사람도 또 다른 섬으로 가면 다른 사람과 마음 편하게 대화도 하고 친해질 수가 있게 했어요. 그런 의도에서 섬을 두 개로 나눈 거죠. 근데 지난 시즌과 똑같이 할 수는 없어서 남녀로 나눠보자고 생각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다지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무조건 같이 있어야지 서로 친해지고 탐색할 수 있잖아요. 그런 시간을 저희가 줄여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안 할 것 같습니다."

- 지옥도 선정도 고민이었을 것 같아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서 어려워요. 이번에 다행히 안산시 쪽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 많이 주셔서 저희가 무사히 촬영 마칠 수 있었어요."

"천국도 데이트, 여러 스팟 보여주고 싶어서..."

 <솔로지옥>의 한 장면
<솔로지옥>의 한 장면넷플릭스 제공

- 천국도를 처음 서울로 설정했잖아요. 지옥도가 안산에 있기 때문인가요?
"오히려 천국도를 먼저 정했어요. 지난 시즌까지 받았던 비판 중의 하나가 천국도에서 특별히 하는 거 없이 밥만 먹고 수영장만 가는 거 아니냐는 거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데이트를 다양하게 해보자 싶었죠. 그러려면 서울로 올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번에 아이스링크에서 데이트도 했고요. 사실 방송에 안 나간 것 중에는 볼링장 데이트도 있어요. 공간적으로 다양한 요소들을 데이트에서 해보고 싶어서 서울로 가야겠다고 결정했어요."

- 이번 시즌 포인트는 뭔가요.
"두 가지였어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아이스링크를 통해 하는 것처럼 판타지스러운 공간도 보여주고 싶었고요. 동시에 서울에서 일상적인 느낌의 데이트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기존에 천국도도 약간 다른 세상 같은 고립감 주는 공간을 유지했다면 이번 시즌은 평소 잘 가는 데이트 스팟도 가봤어요. 다양한 레스토랑, 술집을 섭외해서 다양한 분위기 연출하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 커플 매칭 게임 등도 고민일 거 같아요.
"맞아요. 이번 시즌에 가장 반응이 좋아서 되게 뿌듯했던 게임이 통나무 건너기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되게 여러 가지 재밌는 상황도 많이 나오고 또 약간 설레는 상황도 나오고 했어요. 그걸 진행하면서 관계의 변화가 생기기도 해서 지금 생각해도 참 좋은 게임이었어요. 데이트 프로다 보니 남녀가 섞여서 약간 스킨십 있는 게임들이 다양한 효과를 주는 것 같아요. 동성끼리 치열하게 싸우는 게임도 물론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지만 우리 프로의 취지에 맞는 건 남녀가 서로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커플 게임이죠."

- 남성 매기를 여성 출연자들이 3명 중 한 명 고르게 했어요.
"항상 어려운 게 누구를 메기로 넣을까예요. 저희 입장에서 시즌 2 때 덱스씨가 너무 잘해서 그다음부터 더 고민이 좀 많아졌죠. 그래서 시즌 3는 아예 남자 메기를 없앴어요. 시즌 2 덱스씨의 아우라를 이길 수 없다면 남자 매기 없이 가자고 한 거죠. 시즌 4도 남자 메기에 대한 고민이 너무 됐어요. 남자 메기가 들어와서 활약하려면 여기 안에 있는 여자분들이 좋아해 줘야 하는데 우리가 좋아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넣는 것보다는 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을 뽑게 하자 싶었죠."

- 육준서 이시안 커플의 침대신을 보고 PD들도 놀랐다면서요.
"현장에 있었던 PD들은 놀랐다고 하는데 사실 저는 전혀 놀라지 않았어요. 20대 남녀가 저렇게 친해지기도 한다는 생각 하면서 되게 흐뭇하게 잘 봤던 것 같고요. 보시는 분들이 되게 격렬하게 반응해 주셨던 것 같은데, 사실은 특별할 것 없고 평범한 20대 남녀들이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거기에 크게 의미 부여하고 싶지 않아요. 다만 그 두 사람 사이에서는 그게 큰 의미일 수는 있죠. 그런 사건이 있으면 빠르게 더 확 빨리 친해지는 계기가 되니까요."

- PD님 기억에 남는 건 뭔가요?
"방금 얘기하셨던 침대신이 있었고요. 그다음 날 준서씨와 시안씨의 두 번째 천국도 데이트에서 약간 갈등이 있었잖아요. 저는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연애하는 20대 남녀의 다툼 같더라고요. 현시점에 우리 20대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해요. 또 중요한 건 갈등을 대화를 통해 현명하게 잘 극복해 나갔다는 거죠. 연애 초반에 좋은 연애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갈등도 당연히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 방송에 안 나온 장면도 많을 거 같아요.
"러브라인과 관련이 있는 건 무조건 다 방연한다 주의라 안 나오는 건 거의 없어요.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건 (장)태오씨가 시안씨에 거절당했잖아요. 시안씨가 심지어 거절하면서 울었고요. 그 이후에 저희한테 찾아와서 저는 퇴소하고 싶다고 얘기하셔서 저희가 너무 놀랐죠. 이유를 물으니 자기는 이미 시안씨에게 마음 전했고 여기 있으면 시안씨에게 부담만 주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희 입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하잖아요. 어쨌든 이건 우리가 만들어 놓은 세계관이고 최종 선택은 무조건 해야만 하는 세계관이니까요. 시안씨도 이해할 거고 시청자분들도 다 이해하실 거니 끝까지 한번 최선을 다해서 완주해 보자고 설득해서 최종 선택까지 갔죠. 하지만 퇴소까지 결심한 건 태오씨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부분이었죠."

- 시즌 5 제작도 확정됐더라고요.
"여러 가지 고민의 지점들이 있어요. 남자 출연자와 여자 출연자 나이 차이가 좀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어서 그 나이 차이를 최대한 줄여보려고요. 실제로 나이 차이가 적어야 케미가 확실히 사는 것 같아요. 준서씨와 시안씨도 나이 차이 얼마 안 나거든요. 그러다 보니 둘이 정말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고요. 다음 시즌도 준서·시안 같이 나이 차이가 많이 안 나는 커플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그 간격을 한번 줄여 보려고요."

 넷플릭스 <솔로지옥> 연출한 시작컴퍼니 김재원 PD
넷플릭스 <솔로지옥> 연출한 시작컴퍼니 김재원 PD넷플릭스 제공


김재원 솔로지옥 윤준서 최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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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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