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한국의 음악 마니아들에게 사랑받는 축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하 피스트레인)'이 돌아온다.

오는 6월 13일부터 15일, 강원도 철원 고석정 일대에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피스트레인이 3일간 진행되는 것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첫날에는 모든 시민에게 열린 전야제 무대 '피스트레인 올스타즈' 역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피스트레인의 블라인드 티켓은 2월 20일(목) 낮 12시부터 멜론 티켓에서 정가보다 2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1차 라인업은 3월 10일(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피스트레인은 2018년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음악을 통해 평화를 노래하는 컨셉과 함께 등장했다. 비상업적이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페스티벌을 지향하며, 페스티벌 중에는 이례적으로 '노 헤드라이너(NO Headliner)' 정책을 고수했다. 유명 뮤지션보다는 시대가 열망했던 음악과 새로운 음악적 발견을 선사한다는 취지 아래 국적, 장르, 성별, 세대를 넘어서는 신선하고 다양한 음악을 선보여 왔다.

지난해에는 '전설' 김수철, 실리카겔과 한로로, 글렌체크 등 현재 신(scene)을 이끌고 있는 밴드, 래퍼 이센스, 전위적인 예술가 백현진 등 국내 뮤지션은 물론, 영국 일렉트로니카의 전설 'The Orb', 일본 인디 밴드 'No Buses', 대만의 싱어송라이터 '9m88'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수도국터' 등 철원 내의 역사적인 장소에서는 '해소되지 않는 침묵'이라는 이름의 기획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피스트레인은 독창적인 라인업, 다채로운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그리고 지역 특유의 평화적인 분위기로 사랑받으며 충성도 높은 관객들을 확보했다. 무료로 개방된 분수대 디제이 스테이지 앞에서 노인과 젊은이, 어린이가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은 이 페스티벌을 상징하는 풍경이다. 철원 군민과 철원 소재 부대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페스티벌을 위해 철원에 방문한 사람들은 지역의 먹거리와 자연 풍경 역시 함께 즐긴다. 이와 같은 풍경들은 분단의 상흔이 남아있는 접경 지역 철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열의 시대일수록 '얽혀야 할 이유'

 2025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키 메시지(Key Message)
2025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의 키 메시지(Key Message)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피스트레인은 매년 그해를 상징하는 '키 메시지(Key Message)'를 강조한다. 국내 뮤직 페스티벌 중 유일하다. 올해 피스트레인이 내건 '키 메시지'는 '춤추고, 노래하고, 얽히자! (DANCE, SING, and ENTANGLE!)다.

"페스티벌이야말로 노래를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절묘한 협동적 얽힘이 일어나는 장(場)이며, 늘어나는 전쟁과 분열, 혐오의 시대에 피스트레인에 모인 사람들의 협동적 얽힘을 통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평화의 가치를 함께 만들자는 취지를 담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음의 관계를 통해 의미를 생성하는 것이 음악인 것처럼, 피스트레인에 모인 사람들의 협동적 얽힘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절묘한 평화의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설명 역시 덧붙였다.

피스트레인의 시작은 2018년 한반도 평화 무드 등 낙관적인 분위기와 맞물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전쟁과 분열, 혐오는 그때보다 더 높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이어지는 뉴스는 공동체에 대한 믿음 자체를 흔든다. 문화 예술이 무용하다 느껴질 수 있는 시대다.

역설적으로 이럴 때일수록 '춤추고, 노래하고, 얽히자!'라는 피스트레인의 구호는 더 우직하게 다가온다. 분수대 앞에서 어울려 노는 노인과 젊은이의 모습을 이뤄낸 곳이다. 대중음악의 전설 엘튼 존이 "세상은 음악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을 바꿀 사람을 조금은 바꿀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을 떠올려 보라. 음악과 춤, 그리고 페스티벌이 할 일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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