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신성 사라마 조이 내한, 그래미 신인상 이유 있네

[현장 리뷰] 사마라 조이 첫 내한 공연

 사마라조이
사마라조이염동교

지난 15일 마포 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사마라 조이의 첫 번째 내한 공연이 열렸다. 2024년 10월 세 번째 정규 앨범 < Portrait >으로 발매한 그는 재즈 뮤지션으론 드물게 2023년 제65회 그래미 신인상을 받았다. 2025년 제67회 그래미에서도 EP < A Joyful Holiday >로 '베스트 재즈 퍼포먼스'와 '베스트 재즈 보컬 앨범'를 수상하며 재즈계 차기 슈퍼스타 자리를 예약했다. 1999년생 젊은 예술가가 뿜어내는 깊고 녹진한 음성은 타임머신처럼 관객을 1950년대 뉴욕 재즈클럽으로 데려다줬다.

다채롭고 실험적인 셋리스트

 사마라조이
사마라조이염동교

공연은 '앵그리 맨 오브 재즈'란 별칭을 가진 독보적인 베이스 연주자 찰스 밍거스의 원작에 사마라 본인이 직접 가사를 붙인 'Reincarnation of a Lovebird'으로 시작했다. 이어 스윙재즈의 싱그러움을 살린 글렌 밀러 오케스트라 원곡의 'You Stepped Out of a Dream'으로 뻗어나갔다. 아무 뜻도 없는 소리를 즉흥적으로 흥얼거리는 스캣(Scat)의 대가 베티 카터의 'Beware My Heart'로 낭만 기류를 드리우더니 음악사의 기인 선 라의 'If Dream Comes True' 속 우주적이고도 영적인 기운을 흩뿌렸다.

선곡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나긋하고 상냥한 보컬 재즈에 도전과 시도를 융합했다. 연미복을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7인의 연주자가 이룬 '사마라 조이 옥텟(8중주)'가 개성 넘치는 곡조를 소화했다. 록밴드 드러머처럼 폭발적으로 연주하는 에반 셔먼(Evan Sherman)과 트롬본의 묵직한 매력을 살린 도노반 오스틴(Donavan Austin), 전율의 솔로잉을 선보인 켄드릭 맥칼리스터(Kendric McCallister)의 테너 색소폰은 단지 조연에 그치지 않은 채 무대를 빛냈다.

그 중심엔 사마라가 있다. 호흡과 성량의 기본기와 비브라토와 스캣 등 각종 테크닉 등 어느 하나 빠지는 데 없이 탁월한 그는 "불과 얼마 전 다녔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면 월드 투어를 다니는 지금이 꿈만 같다"며 흥분감을 표출했다. 하지만 곡 사이 멘트나 전반적인 완급 조절은 수십 년 활약한 베테랑처럼 여유로웠다.

피아니스트 맬 왈드론의 선율에 빌리 홀리데이가 가사를 붙인 'Left Alone'의 낭만적이고도 우수 어린 선율은 보컬 재즈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가사만 쓰고 끝내 노래 부르지 않은 홀리데이의 바통을 받은 까마득한 후배 사마라가 임무를 완수한 느낌마저 들었다. 각기 20세기와 21세기를 대표하는 콘트랄토(메조소프라노와 테너 중간 음역을 내는 가수)의 수십 년 세월을 아우른 만남이랄까.

보사노바 거목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작곡에 기악에 가사를 얹는 보컬리즈 기법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존 헨드릭스의 노랫말이 결합한 'No More Blues'로 공식 셋리스트의 피날레를 알렸다. 보사노바 걸작 'Chega de Sadade'의 미국 버전이라고 할 법한 이 곡은 브라질 음악의 넘실대는 리듬에 영어 가사의 우아함이 묻어있다.

두 차례 걸친 커튼콜

 사마라조이
사마라조이염동교

관객의 열렬한 환호로 앵콜은 두 번이나 이어졌다. 펠릭스 모즈홀름(Felix Moseholm)의 베이스가 돋보인 카운트 베이시 원작의 'Five O' Clock in the Morning'과 냇 킹 콜의 'My Mother Told Me'를 매시업했고, "One More?(한 곡 더 할까요)"라며 등장했다. 'Stardust'에서 코너 뢰러(Connor Roher)의 담백한 피아노 연주에 보컬 기량을 극대화했다.

재즈 공연 전문 기획사 재즈 브릿지 컴퍼니가 주관한 사라마 조이 대망의 첫 내한 콘서트에서 재즈의 미래를 책임질 재능을 목격했다. 스물다섯 나이가 믿기지 않는 원숙미로 사라 본과 엘라 피츠제럴드 같은 재즈 싱어의 전설들을 소환한 그는 마지막 커튼콜에서 "얼른 다시 만나요"를 사랑스레 외쳤다. 빠른 시일 내에 그 약속이 이뤄지길 바라본다.
사마라조이 공연 콘서트 재즈 재즈콘서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