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굿데이'
MBC '굿데이'MBC

2025년 MBC 예능의 야심작 <굿데이>가 드디어 첫 방송했다.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MBC 퇴사 후 약 3년 만에 '친정집'에서 선보이는 신작이자, 가요계 톱스타 'GD' 지드래곤의 첫 번째 고정 예능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 <굿데이>는 방영 이전부터 높은 화제성, 관심, 그리고 우려를 동시에 자아냈다.

<무한도전> 시절 게스트로 좋은 합을 보여준 GD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그때의 재미와 웃음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었다. 동시에 "또 음악 예능이야?"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일단 <굿데이>의 첫 회만 놓고 보자면 웃음 측면에선 합격점을 부여할 만했다. <무한도전> 이후 11년 만에 재회한 정형돈·데프콘을 비롯해 MBC의 간판 예능인으로 자리 잡은 기안84·코드쿤스트, 드라마 <눈물의 여왕>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김수현·조세호 등과의 만남은 흥미로웠다. 이들의 예측 불허 입담에 힘입어 일요일 밤의 재미를 제대로 살려냈다.

11년 ​만에 재회한 '동묘 콤비' 정형돈·데프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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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굿데이> 방영 소식을 듣고 가장 큰 기대감을 피력했던 부분은 역시 정형돈, 데프콘과의 만남이었다. '무도 가요제'를 통해 합을 맞추면서 동묘 구제 시장을 배경삼아 펼쳐진 이들의 좋은 호흡은 지금도 유튜브 및 SNS 각종 영상으로 회자될 정도다. 허름한 고깃집에서 이뤄진 이들의 재회는 이번 <굿데이> 첫 회의 핵심이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모처럼 이뤄진 상봉에서도 이들은 특유의 '뼈 때리는' 입담으로 GD뿐만 아니라 현장 제작진들과 시청자들에게 쉴 틈 없는 웃음을 안겨줬다. 여전히 그의 패션에 대해 지적하는 정형돈, 이제는 대세 예능인으로 자리 잡은 데프콘은 GD가 자신들을 초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틈조차 주지 않으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압도했다.

빅뱅 멤버 태양이 <나는 솔로> 열성팬이라는 GD의 말을 들은 해당 프로그램 MC 데프콘은 정형돈과 GD를 각각 옥순과 영철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향후 '연예인 특집'에 나와 줄 것을 요청해 웃음을 자아냈다.

기안84, 김수현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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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GD는 기안84, 배우 김수현 등과의 만남 기회를 마련했다. 동네 절친이자 음악계 후배 코드쿤스트를 통해 이뤄진 기안84와의 첫 미팅은 정형돈·데프콘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재미를 안겨줬다. GD의 혼을 쏙 빼놓은 탈모, 노안 등 이른바 '매운맛'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낸 기안84는 힘들었던 20대 시절 그의 솔로 음반 수록곡 'Butterfly'를 열심히 들으며 용기를 얻었다며 수줍은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의 마지막 자리에 등장한 인물은 배우 김수현과 예능인 조세호였다. 코드쿤스트와 함께 헬스클럽에서 이들을 접하게 된 GD는 88년생 동갑 황광희와의 인연 등으로 접점이 있었다.

GD판 'We Are The World'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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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ower', 'Home Sweet Home'을 연달아 음원 순위 정상에 올려놓으며 여전히 GD는 음악계의 변함없는 '파워' 음악인으로 스스로를 증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개, 그는 왜 갑자기 고정 예능을 했을까.

이에 대해 GD는 <드림 콘서트>을 언급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과거 H.O.T 등 대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려한 음악으로 채워 넣은 드림콘서트를 지켜보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 당시 이승철과 H.O.T가 같이 어깨동무하면서 노래하는 장면이 어린 GD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는 "다 같이 노래하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더라" 라면서 "대중의 사랑에 보답하는 게 연예인의 의무인데 자연스럽게 보답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2024년 한 해 동안 맹활약했던 인물들을 마치 어벤져스처럼 규합하는 기획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마치 40년 전 팝 음악계 스타들이 부른 'We Are The World' 같은 음원 제작을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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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데이> 첫 회에선 의외로 음악적인 부분은 대거 배제된 채 정형돈·데프콘·기안84 등 초대손님으로 나선 예능인들의 예측 불허 입담을 선보였다. 이들이 마치 MC처럼 프로그램의 흐름을 조절하면서 재미의 강도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 덕분에 제법 볼만한 내용을 뽑아낼 수 있었다.

관건은 첫 방송이 이뤄낸 웃음을 최종회까지 꾸준히 지속시킬 수 있느냐 여부이다. 화려한 초대손님의 연이은 등장은 반대로 예능감의 유무에 따라 재미의 편차가 커질 수 있다. 과거 <무한도전>부터 <놀면 뭐하니> 등에 이르는 김태호 PD 표 예능의 전례에 비춰볼 때 본격적인 음악 관련 내용이 속속 등장할 경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역효과를 빚기도 했기 때문이다. 일단 무난했던 첫 회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굿데이>를 꾸준히 지켜보게 될 동기를 부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굿데이 지드래곤 GD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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