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대 제임스 로빈스 교수
KBS
- 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A. 로빈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 인터뷰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로빈슨 교수가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탄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점이 주요했고요. 그거와 별개로 로빈슨 교수가 평소 한국에 관심이 되게 많았어요. 한국이 민주주의를 이뤄내고 또 경제적 번영까지 이뤄냈다는 점에서 자신의 이론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사례라고 보신 것 같아요. 그 큰 틀에서 이야기를 끌어가는 화자로서 로빈슨 교수를 먼저 등장시켜 방송을 해 나가고 싶었습니다."
- 방송에선 자유시장 경제 제도가 남북의 차이를 만든다고 나오던데, 그게 경제 문제에서의 차이일까요?
"물론 경제적 원형이라는 게 딱 하나의 요소 때문에 결정되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로빈슨 교수가 강조하는 게 결국 포용적 제도와 착취적 제도라는 부분인데, 이게 빈부의 차이를 만든다는 게 핵심 이론이거든요. 여기서 포용적 제도는 단순히 자유시장 경제 같은 제도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경제 제도, 나아가 정치 제도도 포괄하는 개념이에요. 그래서 방송에서도 자유 시장 경제 제도에 대한 부분과 우리의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가 한국의 그간의 성장을 이끈 동력이라는 점을 좀 설명했습니다."
-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가 어우려져서 문화나 예술 분야에서도 남북간에 차이를 보이는 걸까요?
"저는 그렇게 이해했어요. 포용적인 경제나 정치 시스템이라는 건 그만큼 국민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생산하고 만드는 일에 좀 더 폭넓은 자유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 점이 가장 드러날 수 있는 게 한편으로는 문화·예술적인 측면이라고 볼 수 있죠.
반대로 독재나 권위주의 정부를 겪고 있는 북한이라든가 다른 해외 국가, 멀리 가지 않고 한국만 하더라도 과거에 우리가 민주화되기 전에는 사상이나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이 됐었잖아요. 그런데 한국이 민주주의를 이루고 경제적 번영을 이루니 한국의 지금 문화 콘텐츠들이 세계적으로도 많이 소비되고 있고 세계 문화를 이끄는 나라 중 하나가 된 거죠."
"사업 오래해온 분들, IMF 때보다 더 어렵다 해"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 같아요. 지금 가장 문제는 관세일까요?
"그렇죠. 다양한 문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비교적 큰 영향력을 주는 게 관세 부분이라는 건 부정 못 할 것 같고요. 미국이 아는 것처럼 세계 패권국가로서 다양한 영향을 국제사회에 주는데 그중에서도 관세 부분은 무역이나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관세가 단순히 특정 국가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거기서 파급이 되는 다양한 문제들이 나올 수 있고 세계 경제에도 이 불확실성을 키우는 문제가 되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기반으로 만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지극히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서 흘러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클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방송을 보니 자영업 하시는 분들 많이 만났을 것 같은데, 그분들은 뭐라고 해요?
"저희가 만나신 분들은 하나같이 요즘 너무 어렵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고, 조금 연세가 있으시거나 사업을 오래 해오셨던 분들은 IMF보다도 어렵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시더라고요. 그만큼 우리 내수 시장 경제가 얼어붙었고 그 내수 시장 경제 전면에 나서 있는 자영업자분들이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KBS <시사기획 창> 방송 중 정민규 기자 모습.KBS
- 지금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는 말도 많던데 어떤가요?
"그렇죠.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한국 경제 소비 내수가 얼어붙었다는 건 많은 통계나 지표로도 확인이 되는 부분이고요. 그만큼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는 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왜냐하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벌이가 안정적이고 미래에 대한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소비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바로 지갑을 닫아버린단 말이에요.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건 벌이도 안 좋았겠지만, 우리 경제에 대한 희망적인 신호를 찾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상징인 거죠. 그런 측면에서 내수 경기가 안 좋았다는 점은 우리 경제의 활력이 확 떨어졌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예입니다."
- 요즘 식당이나 카페 폐업이 많다고 나오던데, 공실이 늘어나면서 경제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맞습니다. 공실이라는 게 가게 하나가 문 닫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상권의 단절을 불러오거든요. 그러고 조금 더 장기적으로 보면 상권의 침체까지 이어지게 되는 건데, 저희가 촬영하면서 주변에 이미 폐업한 가게를 정말 쉽게 찾아볼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마치 전염병 같아서 가게 한 곳이 문을 닫으면 그 옆으로 폐업이 확산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한 가게 폐업이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지역 경제와 내수 경제에도 계속 악영향을 주는 거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지방 소멸 문제도 나오던데 이 부분을 왜 넣은 건가요?
"인구 감소 얘기를 제가 해보고 싶었던 건데요. 인구 감소는 우리 사회가 겪는 문제이긴 하지만 동시에 경제적 문제도 낳고 있는 거거든요. 지방일수록 젊은 인구가 많이 줄어들어 가고 있어요. 젊은 인구가 준다는 건 역시 생산 가능 인구가 없어진다는 거고 그만큼 일할 사람이 없게 되는 문제죠. 거기다가 인구가 줄게 되면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세수가 줄어드는 일이 발생을 해요. 그러니까 지역 경제에 주는 악영향이 커지는 거고 지방 소멸이라는 게 경제에도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측면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저희가 방송을 준비하면 여러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는데, 다들 요즘 너무 어렵다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의 경제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요. 그리고 경제가 안 좋으면 기업이나 정부도 타격을 받겠지만 국민들에게 주는 악영향이 더 클 거란 말이죠. 2025년에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이라는 굴레에서 반등해서 성공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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