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김채연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채연이 대한민국의 아시안 게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2연패 기록을 써냈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를 펼쳤던 김채연은 이어진 프리 프로그램에서도 깨끗하게 동작을 수행하며 1위에 올랐다.
13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나선 김채연은 기술 점수 79.07점, 예술 점수 68.49점을 합쳐 147.56점으로 개인 최고점(퍼스널 베스트)를 경신했다.
김채연은 역시 개인 최고점인 쇼트 프로그램 71.88점을 더해 도합 총점 219.44점으로 자신의 '인생 연기'를 만들어 냈다.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로 예측된 '세계 1위'인 일본 사카모토 가오리가 연기 도중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면서, 김채연은 2017년 최다빈에 이어 한국 피겨 아시안 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세계 1위 이겨냈다... 김채연의 '클린 연기'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인생 연기'를 펼쳤던 김채연은 하루 뒤 열린 프리 프로그램에서도 그야말로 최고의 연기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김채연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경기에 나와 연기를 펼쳤다.
칼 휴고의 '내면의 속삭임'에 맞추어 프리 연기를 시작한 그는 첫 번째 점프로 더블 악셀을 가볍게 수행했다. 트리플 룹 역시 망설임 없이 도약한 뒤 안전하게 착지, '클린 요정'에 걸맞는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초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데 힘입어 더욱 절도있는 모습으로 연기를 이어나간 김채연는 트리플 플립과 더블 토룹, 더블 룹까지 연달아 뛰는 3연속 점프까지 성공시키며 안정적으로 동작을 펼쳤다.
이어진 도약은 트리플 살코.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한 착지를 해내면서 연기 중후반부로 진입했다. 김채연은 연결 동작에서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수행, 난도가 높은 연기를 펼쳤다.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 점프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을 펼쳤다. 트리플 럿츠와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뛰며 후반부 도약의 시동을 걸었고, 트리플 럿츠와 더블 악셀 시퀀스도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최고의 연기에 더욱 가까워졌다.
마지막 도약인 트리플 플립 점프까지 편안하게 착지하며 모든 점프를 완벽하게 해낸 뒤, 스텝 시퀀스를 레벨 4로 수행하며 후반부 연기에 들어섰다. 코레오 시퀀스에서 우아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채연은 역시 고난이도의 풋 체인지 스핀 등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클린 연기였다. 김채연은 하늘을 바라보는 자세로 연기를 마쳤다. 옥죄고 있던 긴장이 풀린 듯 후련한 모습이었다. 기술 점수 79.07점, 예술 점수 68.49점을 합쳐 147.56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 그야말로 후회 없는 명경기를 하얼빈에서 펼쳤다.
이어진 사카모토 가오리의 연기는 뜻밖이었다. '마지막 주자'의 부담감 탓인지 후반부 점프 과정에서 한 차례 넘어진 등 깔끔하지 못한 경기를 펼쳤다. 사카모토 가오리의 프리 점수는 감점 1.00점까지 들어간 136.87점. 김채연이 승리를 거뒀다.
세계 1위 사카모토 카오리를 이겨내고 아시아 정상에 선 김채연은 아시안 게임 시상식에서 '선배' 김연아가 해냈던 '연지곤지'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김연아가 그랑프리 대회에서 일본 선수들을 2·3위로 밀어내며 태극기를 가장 정상에 세웠던 장면을 아시안 게임에서 다시금 보게 된 것.
한편 함께 출전한 김서영은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 52.32점에 예술 점수 50.99점, 4.00점 감점을 포함해 도합 99.31점을 받았다. 프리 프로그램에서는 앞선 쇼트 프로그램에서의 실수를 만회해 합산 150.54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덜 떨고 경기, 만족스러워... 개인 최고점 경신 뿌듯해"
▲13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채연이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박장식
김채연은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은 덜 떨고 경기할 수 있었다. 너무 만족스럽다"며 "내가 주의했던 요소 하나하나를 깔끔하게 성공할 수 있어서 가장 기뻤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부터 걱정도 했고 조금 떨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금메달을 딸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 덕분에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김연아가 그랑프리에서 해냈던 '연지곤지'를 아시안 게임에서 이룬 것에 대해서도 "(김)연아 선배님처럼 그런 모습을 만들 수 있어 영광스럽다"라면서도 "하지만 사카모토 가오리와 요시다 하나 역시 너무 잘 하는 선수들이다. 그렇기에 내가 특별히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김채연은 "이렇게 큰 대회에 선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굉장히 큰 경험이었다"라며 "이에 맞게 노력해서 내년 올림픽에서는 아시안 게임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연기를 펼친 김채연은 다음 주 서울 목동에서 열리는 사대륙선수권에서 출전, 다시 한 번 '인생 연기'에 도전한다. 미주 등의 더욱 수준 높은 선수들이 찾는 사대륙 대회에서 김채연이 또 다른 최고의 기록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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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