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차준환이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차준환이 한국 피겨 스게이팅 남자 싱글 사상 첫 아시안 게임 메달 획득에 청신호를 밝혔다.
차준환은 11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기술 점수 50.58점과 예술 점수 43.51점을 합해 도합 94.09점으로 일본의 카기야마 유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차준환은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했고, 내 경기에 집중했기에 좋은 퀄리티로 잘 마무리했다"며 프리 프로그램에서의 선전을 예고했다. 함께 출전한 김현겸은 점프 수행 도중 두 번이나 넘어지는 아쉬움 속에 58.22점으로 10위에, 북한의 로영명은 68.51점으로 6위에 올랐다.
"역시 차준환"... 최고의 연기 펼쳤다
이매진 드래곤스의 < Natural >에 맞춰 연기를 펼친 차준환. 차준환은 첫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어 트리플 럿츠와 트리플 룹 콤비네이션 점프 역시 거리낌 없이 수행하며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레벨 4의 플라잉 카멜 스핀 역시 수행한 차준환은 자신만의 부드럽지만 힘이 살아 있는 연결 동작으로 멋진 연기를 이어나갔다. 차준환은 연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세 번째 점프로 수행한 트리플 악셀에서 랜딩 도중 넘어질 뻔했지만, 버텨나가며 막힘 없이 연기를 이어나갔다.
이제 차준환의 장기를 아낌없이 보일 시간. 차준환은 레벨 4의 체인지 풋 싯 스핀을 수행한 데 이어 스텝 시퀀스에 들어섰다. 난이도 있는 연기를 수행한 차준환은 마지막 순서로 역시 레벨 4의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선보였다. 스핀을 멈추고 연기를 마친 차준환. 관중석에서는 우레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 가장 훌륭한 연기 중 하나로 남을 멋진 경기를 펼쳤다. 경기장 빙질 상태가 좋지 못한 여파로 인해 벌어진 트리플 악셀의 불안정한 랜딩에서 0.80점을 제한 것이 감점의 전부였다.
차준환의 점수는 예술 점수 50.58점, 그리고 기술 점수 43.51점을 합한 94.09점. 앞서 1위를 기록한 일본의 카기야마 유마의 103.81점에 비해 낮지만, 프리에서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변동될 여지 역시 충분히 남아 있다.
한편 차준환에 앞서 출전한 김현겸은 첫 점프인 쿼드러플 토룹에서 넘어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특히 마음을 다잡고 다시금 시도한 트리플 악셀에서 다시금 넘어졌는데, 발목에 충격이 심한 듯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김현겸은 기술 점수 29.74점과 예술 점수 30.48점에 2점 감점돼 58.22점으로 쇼트 프로그램을 마쳤다.
김현겸은 경기 직후 "지금까지 큰 실수가 없었다. 언젠가는 그런 실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어떤 실수를 했는지 찾아보고 마음을 다잡아서 프리 프로그램을 후회없이 치르고 싶다"며 말했다. 발목 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발목이 조금 안 좋긴 하지만 하루를 쉬어간 뒤 프리 프로그램에 들어가니 몸 상태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안 떨렸다면 거짓말... 프리 스케이팅도 나에게 집중"
경기 후 만난 차준환은 "떨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어떤 경기라도 긴장감이 있었지만, 이번은 종합 경기다 보니 긴장이 더 했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했다. 좋은 퀄리티로 내 경기에 집중했기에 만족스럽다"고 첫 아시안 게임 무대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아시안 게임은 다른 경기와 다르게 쇼트 프로그램 순서를 추첨으로 뽑는다. 차준환은 뜻밖에도 맨 마지막 순서를 뽑았다. 차준환은 "내가 첫 번째로 순서를 뽑았는데 맨 마지막 순번을 뽑았더라. 뽑는 순간 '대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웃었다.
비교적 좁은 편이었던 이번 경기장은 어떨까. 차준환은 "해외에서는 하키에 맞는 규격의 경기장도 있어서, 그런 경기장에서의 경험을 상기시켰다"며, "타이밍 역시 다르게 가져가야 했기에 부담감도 있었지만, 이 역시 경기의 한 부분이기에 집중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차준환은 "마지막 점프 실수에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앞부분 동작의 수행이나 실수 이후의 동작 수행은 잘 한 것 같다. 실수는 아쉽지만 부족한 부분은 프리 스케이팅으로, 사대륙선수권으로 넘겨두고 연습해서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아쉬움을 보였던 대표팀 동료 김현겸을 향해서는 "나 또한 과거에 그랬듯이, 연습한 만큼 기량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김현겸을 믿고 있다. 프리에서 함께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멋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차준환은 "피겨 스케이팅이 어려운 종목"이라며 "긴장감이 큰 종합 경기에서는 여태 준비한 것을 망칠 수도 있다. 완성도 있게 내가 준비한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것을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보여준 만큼 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그러면서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마찬가지로 나 자신에 집중하면서, 외적인 부분을 신경쓰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차준환은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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