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구컬링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여자 컬링 한일전에서 한국 선수들(짙은 옷)이 하우스 안에 스톤을 밀어넣고 있다.
박장식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5G'(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가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경기 첫 날 한일전 승리를 곁들인 2연승을 거두며 순항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9일 오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구컬링관에서 열린 제1경기 대만과의 경기에서 대만을 11대 1로 크게 꺾었다. 같은 날 저녁 열린 한일전에서는 일본의 신흥 컬링팀, '팀 미우라 유이나'를 상대로 초반부터 유리한 고지를 가져가며 6대 4로 승리했다.
일본이 아시안 게임 기간과 일본컬링선수권 기간이 겹치면서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내보내기는 했지만, 충분히 강력한 맞상대가 될 수 있는 팀. 물론 그랜드슬램 우승 경력까지 있던 '5G'의 관록을 이길 수는 없었다.
한일전도 승리... 첫 날 시작 가뿐했던 여자 컬링 대표팀
여자 컬링 대표팀은 9일 오전 첫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대만. 대한민국은 대만을 상대로 내내 압도하는 경기력을 펼쳤다. 대만에게 단 한 번의 점수를 내주지 않은 대표팀은 여섯 엔드 만에 상대의 악수를 받으며 11대 0의 스코어로 승리를 얻어냈다.
저녁 치른 두 번째 경기에서는 일본과 맞붙었다. 일본은 아시안 게임 기간 일본컬링선수권대회를 역대 최대 규모로 치르면서 주요 실업팀이 참가하는 대신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을 아시안 게임에 출전케 했다. '팀 미우라 유이나'는 지난 1월 열린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 결승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을 거뒀기도 했다.
그렇게 치른 한일전. 전반은 대한민국에 크게 유리하게 이어졌다. 1엔드 한 점을 먼저 가져가면서 점수를 올린 대한민국에 맞서 일본은 2엔드를 하우스를 비워 다음 엔드까지 후공을 가져가는 블랭크 엔드로 만들며 한 템포 쉬어갔다. 그런 일본은 3엔드 한 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도리어 한국의 엔드 플랜에 도움을 줬다.
4엔드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표팀이 두 점을 올렸다. 하우스 안에 사이드 가드 뒤에 가려져 안정적인 1번 스톤을 확보한 상태에서 버튼 드로우를 반복했고, 이 전략이 통하며 두 점을 올렸다. 전반전 스코어는 3대 1.
5엔드, 대한민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 점의 스틸까지 얻어내며 승리를 확정짓는 듯 싶었다. 하지만 6엔드에는 위기도 찾아왔다. 한국이 마지막 샷에서 일본의 스톤을 테이크아웃 하는 데 실패하며 석 점의 실점을 내준 것. 순식간에 점수판 위는 균형을 되찾았다.
하지만 7엔드 대표팀은 두 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엔드 중반부터 1·2·3번 스톤을 만드는 등 여러 점을 만들기 위한 플랜을 이어간 대한민국은 1점을 얻는 데 확정지은 상황에서 김은지 스킵이 버튼 드로우에 성공, 두 점을 따냈다.
마지막 엔드는 대한민국의 승리에 쐐기를 박아넣다시피 했다. 두 점 이상을 따야 하는 플레이가 절실한 일본을 상대로 하우스 안에 스톤 여럿을 배치시킨 대표팀은 상대의 샷 미스를 틈타 가드 스톤까지 철벽으로 세워두며 상대의 득점 기회를 완전히 차단했다. 결국 상대가 마지막 돌을 던지는 대신 악수를 청하며 경기가 종료되었다.
"목표는 전승 우승"
▲9일 저녁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구컬링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여자 컬링 한일전에서 (왼쪽부터)설예은, 김수지 선수가 하우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박장식
경기 이후 "첫 경기 때는 게임 환경을 파악하려고 신경썼다"고 말한 김은지는 "한일전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아이스에 들어갔는데, 초반부터 정말 좋았다. 특히 경기 중반 상대에게 3점을 주기는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끼리 하면 된다고 이야기한 것이 잘 통한 것 같다"고 2연승 소감을 전했다.
김수지는 앞서 믹스더블 은메달을 따냈던 김경애가 조언을 보내주고 갔다며 말했다. "(김)경애 선수가 우리 방에서 이야기하면서 여러 팁을 알려줬다"는 김수지는 "특히 응원을 보내주고 한국으로 돌아간 덕분에 좋은 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상대는 어떤 팀이었을까. 김은지는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팀"이라며, "복잡해지면 어려움을 겪는 팀이기에, 다음에 결선에서 붙게 되면, 압박을 주는 상황으로 만들면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측했다.
아이스 상태는 어떨까. 김은지는 "컬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 다양한 샷을 구사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라면서도, "엔드에 따른 차이는 많이 안 나는 것 같고, 얼음 성질이 스트레이트하다보니까 변별력이 좋지는 못한 것 같다"며 설명했다.
첫 아시안 게임 출전의 느낌은 어떨까. 김민지는 "경기 자체로만 한정짓자면 아시아·태평양선수권에 나섰을 때 느낌이 나는 것 같다"면서도, "그럼에도 환경이 더욱 잘 되어 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보니 아이스 밖에서는 설레는 느낌이 크다"고 말했다.
2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팀에게 목표를 묻자 단 한 명의 선수도 망설임 없이 "전승"을 크게 외쳤다. 전승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여자 컬링 팀의 다음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10시 열리는 태국과의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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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