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주성노 감독(왼쪽)은 생의 마지막까지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불태웠다
전 한국여자야구연맹 황정희 회장
한국야구 팬들이 고인을 기억하는 가장 큰 사건은 바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우승이다. 아마추어 야구에 정통한 지도자였던 고인은 남자 대표팀 감독을 맡아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던 박찬호를 비롯해 서재응, 김병현, 김동주, 박재홍 등 '드림팀'을 이끌고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199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2000년엔 시드니 올림픽 야구 본선 진출권을 따내며 지도자로서 최전성기를 달렸다. 2000 시드니 올림픽과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대표팀 코치를 역임하며 한국 야구에 공헌했다.
고인은 2008년 창단한 우리(현 키움) 히어로즈에 합류해 스카우트 팀장과 기술이사로 2015년까지 일했다. 히어로즈에서 나온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함께 초등학교를 돌면서 야구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고, 2016년 한국여자야구연맹 부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는 경기력향상위원장을 맡으며 한국 야구 발전에 두루 힘썼다.
선수 보는 안목이 뛰어나기로도 유명하다. 히어로즈 재직 당시 선발된 선수로는 메이저리거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을 비롯해 조상우(KIA 타이거즈), 박동원(LG 트윈스), 송성문(키움 히어로즈), 최원태(삼성 라이온즈) 등이 있다.
여자야구 경기력향상위원장으로 재직할 때도 이 안목은 여전했다. 여자야구 관계자들은 "주 감독님께서 여자야구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세심하게 지켜보며 좋은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는데 큰 도움을 주시곤 하셨다. 선수 보는 안목 하나는 정말 뛰어나셨던 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제 주 감독은 지난한 시간을 뒤로 하고 영면에 든다. 유가족으로는 배우자 정경자 씨, 딸 혜연, 혜준 씨, 사위 조정균, 송우진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7호(☎02-3010-2000)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7시 20분,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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