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 3성에서 많이 쓰이는 '챵량'(敞亮)이라는 중국어 단어를 아시나요. '탁 트이다' 내지는 '시원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단어를 누구보다도 많이 쓰는, 그리고 그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 하얼빈에서 8년 만에 동계 아시안 게임이 열립니다. 하얼빈으로의 여정을 탁 트일 수 있도록 시원하게 담겠습니다.[기자말]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의 대한민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모든 경기를 마친 김경애 - 성지훈 듀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의 대한민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모든 경기를 마친 김경애 - 성지훈 듀오.박장식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낸 믹스더블 컬링 대표팀 김경애 - 성지훈 듀오. 더욱 높은 곳을 바라봤던 선수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데 집중하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8일 오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핑팡구컬링관에서 열린 믹스더블 컬링 결승전에서 일본에 막판 역전을 내주며 아쉽게 우승을 놓친 김경애 - 성지훈 듀오. 첫 메달 확정의 주인공이었던 두 선수는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만들지 못한 아쉬움을 삼켰다.

특히 김경애 선수는 올림픽은 물론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은메달만 따냈다며 "메달 색을 꼭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 누구보다도 간절했던 성지훈 선수는 "더욱 잘 보완해서 올림픽 티켓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안 게임 금메달이 누구보다도 간절했던 성지훈 선수는 "더욱 잘 보완해서 올림픽 티켓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박장식

김경애 선수는 한국, 그리고 중국에서 많은 팬과 가족, 팀 동료들이 응원을 해줬다"면서, "결과는 아쉽지만 너무 고맙다. 특히 팀원들에게는 4인조 하다가 믹스더블로 빠진 시간이 긴데, 도와주고 격려를 보내 주어서 너무 고맙다. 복귀하면 우리 팀에서도 열심히 잘 하겠다"며 생애 두 번째 아시안 게임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경애 선수는 "우리는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나왔지만, 당장 지난 달보다도 더 성장했다. 앞으로 우리 팀도 성장할 일만 남은 것 같다"며 대회를 돌아봤다.

경기 도중 끊이지 않았던 두 선수의 소통은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 김경애 선수는 "지훈이와 오늘 뿐만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아이스 상태가 어떤지 등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서로 격려도 많이 주고받았다"며 말했다.

성지훈 선수 역시 "원하는 결과는 아니지만, 부족한 부분이나 보완할 점을 많이 발견했다"며, "바로 한 주 뒤에 있는 전국동계체육대회나 4월 치를 세계선수권에서는 이번 동계체전을 계기로 많이 발전해야 할 것 같다"고 이번 아시안 게임을 돌아봤다.

특히 성지훈 선수는 "결승전이 잘 해야 한다는 부담도 되고 긴장되었다. 만족하는 경기나 메달 색깔은 아니다"면서, "그 전에 했던 경기들을 생각하면 원하는 만큼의 기량은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너무 은메달만 많이 따... 다음에는 꼭 메달 색 바꾸겠다"

 8일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의 은메달을 따낸 믹스더블 컬링 김경애 선수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8일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의 은메달을 따낸 믹스더블 컬링 김경애 선수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박장식

아시안 게임은 끝났지만 컬링의 시계는 바쁘게 흐른다. 김경애 선수는 "한국 가면 일주일 뒤에 체전이 있다. 믹스더블과 4인조에 모두 참가한다"며, "특히 4인조는 그랜드슬램 같은 투어도 있고, 4월에 믹스더블 세계선수권도 있어서 잘 훈련하면서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성지훈 선수 역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 같은 대회들은 더욱 수준 높은 대회이니, 다음 대회에서는 더욱 나은 모습 보여주면서, 잘 컨트롤해서 좋은 대처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면서도, "바로 앞에 있는 전국동계체육대회도 같이 잘 준비하겠다"라고 각오했다.

특히 세계선수권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권이 가까워지기에 긴장도 역시 클 터. 성지훈 선수는 "세계선수권에서는 한 경기 한 경기 잘 치르고 싶다"며, "세계선수권에서는 준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경애 선수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까지 너무 은메달만 딴 것 같다"며 아쉬운 듯 메달을 바라봤다. 그러며 "다음에는 메달 색을 꼭 바꾸겠다"며 강한 각오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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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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