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시인의 사회> 스틸컷
롯데시네마
교육과 입시의 대립, 어디 영화만일까
<죽은 시인의 사회>는 청소년들이 어른들이 짜 놓은 교육체계, 입시를 향해 매진하는 형식화된 교육과 참된 인간을 길러내는 전인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대립하는 모습을 담는다. 키팅의 교육은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아끼는 학생은 죽고, 그의 영향을 받은 공동체도 외부의 압력 아래 갈등하고 분열하는 때문이다. 그의 학생 가운데 일부는 학교 측의 압력에 굴복해 키팅을 거짓으로 고발하기까지 한다.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교육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키팅은 마침내 해고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모두가 알고 있는 명장면, 아마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장면을 통하여 키팅의 교육이 그저 실패한 것만이 아님을 그려낸다. 그의 제자가 월트 휘트먼의 싯구, 또 키팅의 별명이기도 한 '오 캡틴! 마이 캡틴!(O Captain! My Captain!)'이란 말을 외치고, 학생들이 하나하나 책상 위로 올라 떠나가는 키팅에게 마지막 인사를 보내는 장면을 통해서다. 수업에 들어온 교장이 이를 제지하려 하지만, 심지어는 퇴학을 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지만 경의가 깃든 학생들의 인사는 멈춰지지 않는다. 비로소 학생들은 외부의 압력이 아닌, 저 자신의 의지로 현재에 충실한 행동을 해낸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진취적인 교사가 틀에 박힌 교육을 벗어나 학생들을 진정으로 지도하는 류의 영화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명작이다. 키팅 선생님은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 쉬이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자리한다.
물론 키팅은 제 일터에서 잘렸고, 그가 떠남으로써 교육 현장에 마지막 남은 시인 또한 죽어버렸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마지막 숨을 다했고, 교육 현장엔 더는 자유를 꿈꾸는 시인이 설 자리가 없다.
영화의 결말은 그래서 보는 이에게 달렸는지도 모른다. "카르페디엠, 날 죽일지라도!"라고 외치며 제 유일한 스승을 떠나보내는 학생이, 또 그런 학생에게 퇴학을 시키겠단 엄포를 놓는 교장이, 그 모습을 보며 뒤돌아 떠나야 하는 교사가 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 모두 앞에서 지킬 것과 버릴 것, 맞서 싸워야 할 것을 골라야 하는 우리가 이 영화를 진정으로 끝맺는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택하겠는가.
▲<죽은 시인의 사회> 스틸컷롯데시네마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