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빙구관에서 치러진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남자 아이스하키 A조 1차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페이스 오프가 벌어지고 있다.
박장식
이번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대한민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보여주는 멤버로 구성되었다. '평창 올림픽 멤버'였던 김상욱, 신상우, 안진휘를 비롯해 이총민·김상엽 등 20대 중·초반의 선수들로 조화를 이뤘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는 시작부터 치열했다. 첫 골은 이총민으로부터 나왔다. 2024년 아시아리그 MVP에도 오른 이총민은 이날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골을 넣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점수판의 균형은 예상외로 일찍 잡혔다. 중국이 강하게 쳐낸 퍽이 골리의 손에 맞고 골대 안에 들어가며 1대 1, 동점이 된 것. 중국은 홈 응원을 등에 업고 여세를 몰아 한 점을 더 올리면서, 1피리어드를 1대 2로 앞서나갔다.
2피리어드에서도 위기가 이어졌다. 중국에게 골대 앞 1대 1 상황을 여러 차례 허용하는 데 이어, 빈틈을 파고든 중국의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두 점을 연달아 내줬다. 4대 1, 패색이 짙어진 점수 차에 중국 관중의 응원은 더욱 거세졌다.
어려움을 겪던 대한민국을 살린 해결사는 안진휘였다. 안진휘는 골대 바로 앞에 걸린 퍽을 골망 안에 정확히 밀어 넣는 데 성공하면서 2피리어드 첫 득점에 성공했다. 추가점 역시 예술적으로 터져 나왔다. 김상엽이 골망 뒤를 한 바퀴 돌아 들어가는 슈팅을 시도해 성공, 골로 연결되면서 스코어는 단숨에 4대 3이 됐다.
거의 기세를 따라잡은 대한민국, 3피리어드 김상엽이 골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 종료 7분 전 중국의 유지롱이 골을 기록, 한 점을 달아나면서 위기가 다시 이어졌다.
남은 공격 시간 중국의 파상공세에 퍽을 잃어버리는 등 집중력이 저하된 모습을 보이며 패색이 보이나 싶었던 대한민국 대표팀. 다행히 파워 플레이 상황을 이용해 다시 균형을 맞췄다. 이총민이 골대 왼쪽 아래를 파고드는 골을 기록하면서 스코어는 다시 5대 5, 동점이 되었다.
그렇게 3피리어드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중전은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골리를 제외하면 3대 3으로 경기를 치르는 연장전 5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슛오프(승부치기)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빠르게 '골든 골'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기다리던 골은 경기 종료 직전 터졌다. 김상욱이 연장전 종료 45초를 남겨두고 중국의 골망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최종 스코어 6대 5. 대한민국은 조별리그에서 가장 난적으로 꼽혔던 중국을 누르는 데 성공하며 기분 좋게 아시안 게임의 시작을 알렸다.
"포기하지 않고 우리 모습 보여준 덕분"
▲4일 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빙구관에서 치러진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남자 아이스하키 A조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서로 기쁨을 나누고 있다.
박장식
경기 후 이총민은 "첫 게임인 데다 초반에 관중들이 상대 응원을 많이 해서 당황도 했고, 긴장도 많이 했다"면서 "석 점 차 스코어에도 포기하지 않고 2피리어드부터 우리 게임을 잘한 덕분에 이겼다"고 말했다.
"사실 선수들이 팀으로 맞춘 것이 오래되지 않아서 초반에 우왕좌왕했다"는 이총민은 "그래도 선수들끼리 '할 수 있다'라고 리마인드를 계속 한 덕분에 우리끼리 역전승을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알리기도 했다.
특히 이총민 개인도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총민은 "아시안 게임이 나에게는 정말 특별한 대회"라며 "처음 나오는 대회에서 선수단 기수까지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도 많은데, '중간 다리' 역할도 잘해서 남은 경기 준비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김도윤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4일 홍콩과의 경기에서 8대 0으로 승리하며 승전보를 알렸다. 중국·일본과 다른 조에 배정된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 게임을 통해 첫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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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