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웹예능 '핑계고'
안테나플러스
과거 2000년대 각각 KBS 에능 출연자(유재석)와 연출자(나영석)으로 맹활약한 두 사람이지만 의외로 한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는 아니었다. 회사 입사 후 <여걸 파이브>, <여걸 식스> 등으로 처음 메인 PD를 맡게 됐을 땐 유재석은 동시간대 SBS로 자리를 옮겨 < X맨 >,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의 버라이어티 예능을 진행했다. 오히려 이날 함께 자리한 지석진과 <여걸> 시리즈를 통해 합을 이루면서 <1박2일>를 '국민 예능'의 대열에 올려 놓았던 터라 어찌보면 일종의 라이벌 같은 관계에 놓여 있었다.
그동안 다수의 초대손님들이 <핑계고>를 찾아왔지만 현직 예능 PD의 출연은 처음이었기에 숏폼을 통한 이번 방영분은 티저 영상 공개 부터 구독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아니나 다를까. 토요일 아침 9시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만 명의 동시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뜨거운 관심을 끌어 모았다. 에그이즈커밍 사옥에서 불과 5분 남짓한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길치'였던 나 PD는 행선지를 착각하는 우여곡절 끝에 최고의 웹예능 토크쇼에 드디어 입성했다.
모처럼 풀어낸 2000년대 TV 예능 이야기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
안테나플러스
비록 같은 프로그램의 연출자와 진행자로 호흡을 맞춘 사이는 아니았지만 KBS에서 오고 가며 인사를 나눴던 두 사람은 '예능안'이라는 공통 코드를 분모 삼아 지석진과 함께 그 시절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1시간가량 풀어내면서 웃음을 이끌어냈다.
방송사의 PD 입사 시험부터 제작, 촬영 방식 등 지금과는 전혀 달랐던 그 시절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연배 있는 시청자와 젊은 구독자 모두가 귀 기울여 들을 만큼 쏠쏠한 재미를 안겨줬다. '입수'로 대표되는 과거의 극한 방식 촬영부터 <꽃할배>로 대표되는 파격적 변화로 예능의 문법을 완전히 바꿔 놓은 일련의 과정 설명은 왜 나영석 PD가 지금껏 예능 최고 연출자이자 인기 예능인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게 해줬다.
독립 프로덕션의 중요 책임자로서 매출에 대한 걱정, 각종 PPL에 열정을 쏟을 수밖에 없는 속사정 등 요즘 예능 제작 분위기의 고충도 함께 털어놨다. 재미뿐만 아니라 방송에 입문하고 싶은 미래의 '방송쟁이'들에게도 마치 일종의 지침서 같은 알친 역할을 담당했다.
"빅네임 움직이면 버라이어티 제작한다"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안테나플러스
몇몇 예능 마니아들은 '나 PD 프로그램에 유재석이 출연하면 어떨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곤 했다. 그동안 강호동-이수근-은지원 등 예능인들과 이서진-차승원-유해진 등 배우 중심 구성으로 제작했던 나 PD표 프로그램은 대부분 tvN을 대표하는 간판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다보니 여전히 '최고 예능 MC'로 맹활약하는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봤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칠 수 밖에 없었다. "다시 버라이어티 할 생각 없냐?"는 지석진의 질문을 받고 나 PD는 간단 명료하게 답변을 내놓았다. "빅네임이 움직이면 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또 성공에 혈안이 돼 있잖냐?"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농담 반 진담 반이 섞인 그의 대답에 힘입어 함께 방송을 즐긴 구독자들은 '조만간 역대급 예능 하나 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는 두 예능 고수가 유튜브든 TV든 방식에 구애받지 않고 힘을 모아 본다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대작 탄생으로 이어질 만하다. 어쩌면 <핑계고>가 성사시킨 21세기 예능 레전드들의 만남이 2025년 예능 기대작의 신호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유튜브에서 만난 나영석-유재석... 역대급 예능 나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