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큰> 관련 이미지.
바른손이엔에이
마약중독 환자를 가족으로 둔 이들의 삶은 어떨까. 그런 남편을 두고 아내의 삶은 자꾸만 쪼그라들었다. 그런 동생을 둔 형 또한 좀처럼 마음 잡기가 쉽지 않다. 오는 2월 5일 개봉하는 영화 <브로큰>은 누군가에겐 지긋지긋할 수 있는 생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누아르풍 장르물이었다.
23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브로큰>은 우선 배우 하정우, 김남길, 정만식 등 대형 대중영화 곳곳에서 역할을 해온 익숙한 이들이 눈에 띈다. 폭력 조직에 투신했다가 복역 후 마음을 잡고 건설 노동자로 살아가는 태식(하정우)이 돌연 동생의 죽음을 접하고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 주된 이야기다.
설정 때문인지 태식은 거칠다. 하지만 말수는 많지 않다. 그의 등장만으로 옛 조직 동료들은 두려움에 떨거나 인상부터 찌푸린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약중독자이자 자신의 아내를 폭행해 온 태식의 동생 석태(박종환)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기 위해 줄곧 내달리지만, 돌아오는 건 폭력배들의 집단 폭행뿐이다.
이 한 남성 캐릭터가 날뛰고 있다면, 한편에서 이야기를 지탱하는 건 석태의 아내 문영(유다인)이다. 홀로 딸을 보살피며 참고 살았지만 남편의 죽음을 방관했고, 자유로운 삶을 결국 선택했다. 태식의 추적을 피해 달아나는 문영의 존재가 영화에선 긴장감 있게 묘사된다.
시종일관 무겁지만 숨구멍 같은 유머 코드도 있다. 거친 액션과 주변 캐릭터들의 개성이 고르게 반영되어 영화적 균형감이 있는 편이다. 관객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이 작품을 택한 것도 아마 그런 미덕 때문일 것이다.
"거친 남자들 사이 외로운 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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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감독이 스스로 밝혔듯 "거친 남자들 사이에 홀로 외로이 살고 있는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촉발됐기에 문영의 서사나 문영이란 캐릭터의 역할이 제한됐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문영의 쉼터와도 같던 문학 강연, 그리고 문영이 좋아했던 소설을 쓴 작가(김남길)의 글대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넣었지만, 사건 전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기엔 어렵다.
사건 전개와 이야기의 개연성이 헐겁지만 캐릭터 설정은 탄탄한 편이다. 마치 실제 그런 폭력조직과 조직원들이 존재하는 듯 개성이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영화 곳곳에서 빛을 낸다. 묵직한 누아르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일 것이다. 배우 하정우의 상징과도 같은 먹부림 장면도 군데군데 들어가 있다.
한줄평 :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생계형 누아르
평점 : ★★★(3/5)
영화 <브로큰> 관련 정보 |
각본 및 감독 : 김진황
출연 :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제공 및 배급 : (주)바른손이앤에이
제작 : 을지기획, (주)사나이픽처스
러닝타임 : 100분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25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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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