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 스틸컷
(주)NEW
영화, 드라마 업계는 같은 IP(지식재산권)를 쓰는 스핀오프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맨땅에 헤딩하기보다 위험성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힘쎈여자 강남순>, 드라마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 드라마 <손해보기 싫어서>의 스핀오프 <사장님의 식단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영화 <길복순>의 스핀오프 <사마귀> 등이 있다.
작품의 공통점은 인기 콘텐츠라는 점이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검은 수녀들>은 10년 전 개봉한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오컬트의 탈을 쓰고 있지만 금기에 도전하는 아웃사이더의 반란을 담은 미스터리 드라마다.
큰 맥락에서 보면 기득권 사이의 소외된 언더독이 연대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담았다. 절대악(惡)에 맞서는 절대선(善)의 무조건적 활약을 통해 카타르시스 선사하는 구조다.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세대를 뛰어넘은 여성의 연대를 펼친다. 권위와 격식, 제도를 초월한 주제의식이 명확하다.
원작에 장점에만 기대 아쉬움
▲영화 <검은 수녀들> 스틸컷(주)NEW
동시에 이 영화는 드라마 <더 글로리> 이후 로맨스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송혜교의 장르물이다. 송혜교를 주축으로 독립영화부터 탄탄한 실력을 쌓아온 전여빈과 투톱 구성을 취했다. 스핀오프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원작의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인기작의 수혜로 시작했지만 영화만의 색다른 특징은 희석되어 있다. 긴장감 높은 장르물이지만 무섭지 않아 전체적인 톤앤매너가 애매하다. 이름값에 전적으로 기대는 티가 역력하다. <검은 사제들>을 알고 있는 관객에게 신선함을 안겨 주지 못한다. 성별만 바꾼 데칼코마니 설정이다. 김윤석과 강동원의 콤비 구조, 악마가 숨어 들어간 상대가 소년인 설정도 마찬가지다. 전작의 기시감을 신경 썼는지 새 캐릭터로 활력을 넣으려 시도했다. 구마가 아닌 꾸준한 약물과 상담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정신의학의, 무당이 된 전직 수녀, 무당의 신아들까지 합세해 동서양의 화합을 보여준다.
팀이 꾸려진 후 '무조건 살린다'는 목표를 향한다. 다소 매끄럽지 않은 부분은 영화적 허용으로 넘어간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라는 강렬한 의지 하나로 달려간다. 타로와 무속신앙까지 더해 총력전을 펼치지만 역부족이다.
송혜교가 연기한 유니아는 <더 글로리>의 문동은이 떠오른다. 목소리 톤과 캐릭터 설정이 비슷하다. 흡연과 욕설 등 까칠한 성격과 끝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그렇다.
유니아는 원혼이 보이는 귀태라는 출신을 꼬리표처럼 달고 있어 미카엘라와 태생적 숙명을 함께 한다. 하지만 유니아 수녀의 전사가 명확하지 않아 영화는 숱한 의문점만 남긴다. 그가 위험을 무릅쓰고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왜 그렇게까지 고군분투 하는지 공감하기 쉽지 않다. 여성 연대의 개연성과 관계성의 촘촘한 서사에 조금 더 신경 썼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보고 쓰고, 읽고 쓰고, 듣고 씁니다.
https://brunch.co.kr/@doona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