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은 국력이다. 한 제약회사의 광고 문구로 시작해 훗날에는 군부독재 정권의 구호가 되었던 이 문장이 실감 나는 요즘이다. 말 그대로 나라를 지키는데 체력이 쪼들린다. 나라의 명운이 달린 일이 종종 새벽에 터져서 자꾸 밤을 새웠다. 시위는 일어서서 하는 건데 코어 근육이 부족해서 힘들었고, 악한 이들의 심연을 들여보다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무능함에 정신적으로 탈진할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내란성 불면증'이란 신조어가 나올 만큼 12·3 윤석열 내란사태 이후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이 많았다. 다행히 내란 우두머리는 잡혔지만, 그를 비호하는 세력을 처분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니 이제부터 당신의 몸은 당신만의 것이 아니다. 당신이 쓰러지면 함께하는 동지이자 자유 시민 한 명을 잃는 것이다. 악당보다 체력이 약하면 되겠는가, 아직 지치긴 이르다.

큰 어른 '법륜스님'에게 묻는 리더의 자격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썸네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썸네일JungtoOrg

정신을 혼탁하게 만드는 정국에 휩싸이지 않으려면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 필요하다. 감히 세속적인 숫자로 평가할 수 없지만, 누적 조회수 17억과 구독자 수 150만 명을 기록한 유튜브 채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은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한 고민을 풀어주고 있다. 사소하면서 복잡한 고민을 해결하는 비법은 대화다.

'즉문즉설'은 스님이 정확한 답을 내려주는 '즉답'이 아니라 고민자와 함께 대화로 답을 찾아가는 '즉설' 형식으로 이뤄진다. 제1494회 즉문즉설에서 한 청중이 '어떻게 하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느냐'고 묻자, 스님은 주전자 몸체와 뚜껑을 분리하며 "무엇이 더 높고, 낮으냐"고 질문한다. 뚜껑이 낮다는 대답에 스님은 "실제로 뚜껑이 낮은 거냐, 아니면 비교해 보니 낮은 것이냐"고 다시 묻는다.

사실 뚜껑 자체는 높은 것도, 낮은 것도 아니다. 단지 몸체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을 뿐이다. 이에 스님은 "우리들의 인식 속에서 무언가와 비교하게 되고, 이러한 생각이 반복되면 존재 자체가 그렇다고 착각하는 상(像)이 만들어진다"고 답한다. 마음이 편해지려면 내 안에 상(像)을 없애야 한다는 말이다.

스님의 지혜는 정치적인 고민에도 통한다. 지난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냐"는 질문에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고민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에 어떤 사람이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고 운을 뗀다. 그리고 좋은 대통령의 기준으로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전을 보호하고 다양한 사상을 민주적으로 조율하며 국민 화합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 답한다. 2025년에도 새겨 들어야 할 부분이다.

세상에는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들이 있다. 삶이란 무엇인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하지만 이를 단번에 풀어낼 열쇠는 없다. 그저 질문을 벽이 아닌 다음 장으로 향하는 문으로 삼아야 한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처럼 뾰족한 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시민 간에 끝없는 대화와 고민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면 어떨까.

온 국민이 '가속노화', 그 해결책은?

 <정희원의 저속노화> 썸네일
<정희원의 저속노화> 썸네일slow_doctor

올바른 정신은 올바른 몸에 깃드니 정신력만 가꿀 것이 아니다. 건강한 몸이 준비되어야만 나 자신과 국가의 미래에 대비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를 추천한다.

해당 채널에서는 식단부터 운동법, 스트레스 관리까지 느리게 나이 드는 '저속노화'의 삶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이에 대한 정 교수의 SNS 게시글과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며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건강한 식단과 '저속노화' 생활 방식을 공유 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유튜브 채널은 많지만,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게 <정희원의 저속노화>의 차별점이다.

양배추를 통해 만드는 건강식이나 즐거운 여행을 위해 기내식에서 먹으면 안 되는 음식, 건강하게 절식하는 방법처럼 시청자가 직접 실천할 방법을 알려준다. 또 술, 커피, 스트레스가 몸에 끼치는 악영향을 명료하게 설명하는 영상도 있다. 특히 건강과 개인의 삶만 결부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사회, 정치적 공동체를 이루는 방식에 대한 자기 돌봄의 메시지도 전한다.

지난 12월 10일 공개된 '정희원 교수가 말하는 리더의 자질' 영상에서 정 교수는 "많은 언론에 비치며 정치적 의도가 드러나지 않도록 했지만, 지금은 직접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권력을 가지게 되면 도파민 중독과 비슷한 뇌 상태가 된다"며 "만일 폭음을 하고 수면을 취하지 않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면 우리나라를 음주 운행하도록 맡기는 것"이라 했다.

이에 "탐욕스러우면 편도체가 과활성화되고, 어리석으면 전두엽 기능이 떨어진다"며 "자기 돌봄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된다면 사회 성장에 올바르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 비판했다. 해당 영상에는 "요즘 시국에 필요한 팩트다", "어수선한 시기에 품위 있게 현실을 풀어내서 고맙다", "리더의 자질을 되새기게 만든다" 등 최근 벌어진 사회적 사태와 함께 자기 돌봄에 대해 고민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12·3 윤석열 내란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이 길어지며 국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반복된 역사가 보여주듯 악을 청소하는 길에는 끝이 없는 탓이다. 하나가 잡히면 또 다른 하나가 말썽을 피우고,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하나가 튀어나오는 혼란 속에서 모든 국민들이 두더지 게임을 하느라, 더 많이 연대하느라 바쁘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고 나 자신이다. 추운 길거리에서 손을 맞잡으며 우리는 모두 연결된 존재이고 앞으로 연대할 일만 남았다는 걸 깨닫지 않았던가. 당신과 나는 연결되었으니 이제 당신의 안녕은 곧 나의 안녕이다. 부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우리가 오래도록 연대하고 투쟁하길 바란다. 체력은 곧 국력이니까.
법륜스님 정희원 즉문즉설 저속노화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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