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듣는 싱어송라이터 안신애가 위로와 희망의 목소리를 담은 새 음반 < Dear Life >를 지난 15일 발표했다. 지난해 7월 공개한 싱글 < Dear City >를 통해 도시 속 외로운 삶을 노래했던 안신애는 약 7개월 만에 후속 EP를 통해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르며 다시 한번 우리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만들었다.

이에 발맞춰 같은 날 서울 압구정동 모 카페에서 진행된 신보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만난 안신애는 무척 조심스러우면서도 새 음반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2023년 싸이가 이끌고 있는 피네이션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돌입했던 안신애는 서정성과 레트로에 기반을 둔 개성 넘치는 음악으로 팬들의 든든한 지지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타이틀 곡 'South to the West'를 비롯한 총 4곡의 트랙을 담고 있는 < Dear Life >는 프로듀서 유건형을 비롯해서 구름, 크러쉬, 자이로 등 쟁쟁한 동료 선후배 음악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 Dear City >에 이은 연작 형태를 취한 이번 작품을 통해 안신애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들어봤다.

직접 기획한 서울-제주 횡단 뮤직비디오

 안신애의 'South The The West' 뮤직 비디오 주요 장면
안신애의 'South The The West' 뮤직 비디오 주요 장면피네이션

​펑크, 소울 음악이 적절히 안배된 'South to the West'는 전작의 머릿곡이었던 애절한 팝 발라드 'Hold Me Now'와는 조금 다른 결을 취하고 있다. 쫄깃쫄깃한 소리의 질감과 더불어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면서 완성된 독특한 색감의 뮤직비디오가 눈과 귀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낚싯배 위의 어부에서 감귤 밭의 농부, 그리고 서울이라는 대도시 속 평범한 인물을 오가는 구성은 안신애 본인이 콘티를 비롯한 기본적인 틀을 직접 구상했다고 한다.

"초기부터 이 노래는 타이틀 곡으로 정하고 작업을 했어요. 왜냐하면 이제 안신애라는 가수를 알고 계신 분들은 가창력을, 혹은 발라드를 좀 기대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그루브와 비트 있는, 좀 신나는 노래를 많이 좋아하는 데 이를 통해 가창력, 소울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트랙이 타이틀 곡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안신애)

​영상 속에는 피네이션 식구 화사의 깜짝 출연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안신애는 같은 소속사라는 인연뿐 아니라 얼마 전 방영된 KBS2 예능 <나라는 가수 인 스페인> 해외 촬영이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스페인 팀 촬영 갔을 때 화사씨와 같은 방을 썼는데 때마침 뮤직비디오 편집본이 그날 한국에서 도착을 했어요. 모니터링을 같이 하고 있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혹시 내 뮤직비디오에 나와줄래? 이렇게 물어봤는데 당연하지! 라며 흔쾌히 수락을 해 줬어요. 물심 양면으로 도움도 주고요. 퍼포먼스를 비롯한 다양한 조언도 많이 해줬어요." (안신애)

LP 속 B면의 느낌 담은 신보

 안신애의 'South The The West' 뮤직 비디오 주요 장면
안신애의 'South The The West' 뮤직 비디오 주요 장면피네이션

이번 < Dear Life >는 전작 < Dear City >의 후속작품 답게 마치 LP의 B면 같은 느낌이 든다. 전작의 첫 곡 'Hold Me Now'와 신보의 마지막 트랙 '해주오 (Dear Life)'는 잔잔한 피아노 발라드로 채워 넣었다. 어느 정도 의도했던 수미상관(首尾相關)의 방식은 아니었는지 조심스럽게 질문을 건네봤다.

​"아무래도 피아노 한 대에 의존해 부르는 저의 보컬 정체성이 꽤나 큰 부분이기 때문에 꼭 강하게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분명 그런 요소가 자연스럽게 묻어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두 곡을 썼던 시기가 조금 비슷했어요. 'Hold Me Now'는 좀 더 타이틀 곡으로서의 정체성이 크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넣었고....'해주오'는 마지막 트랙으로 꼭 넣고 싶었다는 생각이었어요."(안신애)

​그렇다면 연작 음반의 형태를 취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여기엔 코로나 19 사태 이후 선택한 제주도에서의 생활, 그리고 잠깐의 공백기와 재데뷔 등 일련의 과정 속에서 완성된 음악들이 쌓인 결과물이기도 했다.

​"저의 목표는 제가 써 놓고 품고 있는 곡들을 세상에 내는 것이에요. 그래서 '이 곡들을 어떻게 잘 묶어서 낼까'가 고민이었죠. 전작이 삶의 힘든 고통과 애혼 등을 위로하는 노래들을 묶은 거라면, 이번 음반은 위로 받고 나서 치유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봤을 때 가질 수 있는 희망, 긍정적인 메시지 등을 담았어요."(안신애)

​뒤이어 당초 더 많은 수록곡의 구성을 생각했지만 지금 시점에서 정규 음반을 내기 보다는 연속해서 음반을 내면서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안신애가 말하는 유건형 PD·구름

 새 음반 'Dear Life'를 발매한 안신애
새 음반 'Dear Life'를 발매한 안신애피네이션

그동안 안신애는 본인 스스로의 힘으로 작사, 작곡, 편곡까지 아우르는 작업을 많이 해 왔다. 하지만 싸이의 든든한 조력자인 유건형 PD, 구름 등 쟁쟁한 음악인들과의 협업으로 풍성함이 더해진 건 사실. 이들과의 작업이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피네이션에 들어와서 유건형 PD를 만나기 이전에 안신애는 혼자서 프로듀싱하는 사람이었어요. 혼자서 판단하고 혼자서 표현하고 싶은 그림을 만드는 사람. 그런데 유건형 PD는 저를 온전히 아티스트로 바라봐주고 제가 가진 색깔을 존중해 주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직관적인 감각으로 저의 장점을 확 끌어올려 주는 분이에요.

​('Unconditional'을 합작한) 구름은 헤이즈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는데 이것 또한 저에겐 운명적인 만남이었던 것 같다. 제가 구름의 팬이라서 같이 작업을 하게 됐는데 너무 서로 비슷한 점이 많더라고요. 음악적 친동생이랄까." (안신애)

​마지막으로 새 음반에 대한 기대감이 남달라 보였던 안신애에게 이 작품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물었다.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지도 함께.

​"이 앨범이 어떤 분들에게 의미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 음반을 만들면서 저의 성장기 시절이랑 좀 맞닿아 있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장르적으로도 한참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을 때 로린 힐, 알리사 키스 같은 소울 음악이 영향을 줬어요. 그래서 변화의 시기에 있는 분들이 제 음악을 듣고 용기를 내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안신애)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안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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