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알라딘> 공연사진
에스앤코
150분의 쇼 타임, 금기 깨기의 미학
<알라딘>은 150분 동안 문자 그대로 마법 같은 무대를 선보인다. 일루션 효과가 84회나 등장하고, 의상과 무대 세트 모두 화려하다. 탭 댄스를 비롯한 군무도 쉬지 않고 펼쳐진다. 그야말로 종합예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특히 알라딘 앞에 지니가 나타나 부르는 넘버 'Friend Like Me'가 끝난 직후에는 꽤 오랜 시간 동안 관객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진다.
알라딘과 자스민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부르는 넘버 'A Whole New World'에서는 실제로 두 배우가 양탄자를 타고 공중을 떠다닌다. 관객으로 하여금 양탄자에 달린 와이어에 신경을 두게 하지 않기 위해 무대를 어둡게 하고, 조명을 통해 밤하늘의 별들을 표현하는 연출이 인상적이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볼거리로 가득하고 서사 역사 단순하지만, <알라딘>의 이야기를 곱씹지 않고 넘기기에는 아쉽다. 운명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힘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알라딘>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세 명은 모두 운명의 속박을 받았다. 공주 자스민은 왕가의 관습에 따라 다른 왕가 왕자와의 결혼을 요구 받았고, 궁궐 밖의 세상을 경험하는 것은 엄격히 통제되었다. 누군가는 궁궐 안에서의 안락한 삶이 모든 행복을 보장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자스민은 모든 것이 구속되는 현실에 괴로워하며 자유를 꿈꿨다.
어딘가에 갇혔다는 점에서 자스민과 지니는 유사한 처지다. 지니는 램프 안에 갇혀있는 존재로, 램프의 주인을 위해서만 존재할 뿐이었다. 알라딘 역시 우연히 만난 자스민을 보고 사랑에 빠지지만, 당장 먹을 것을 고민하는 자신의 처지에서는 감히 꿈꿀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뮤지컬 <알라딘> 공연사진
에스앤코
자신에게 주어진 것 너머의 무언가를 꿈꾸는 것은 늘 두려움을 동반한다. 자스민이 궁궐 밖을 나가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 지니가 램프를 벗어나 자유를 누리는 것, 알라딘이 공주와 결혼하는 것은 모두 '금기'라는 이름으로 위험성이 경고되었다.
그럼에도 세 인물은 모두 '금기 깨기'를 실천한다. 그 과정에서 자스민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뻔하고 알라딘은 죽음의 위협을 받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금기 깨기의 미학을 실천한 결과가 바로 유명한 넘버의 제목이기도 한 'A Whole New World',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다.
이 넘버는 알라딘과 자스민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때, 서로의 사랑이 결실을 맺을 때에 걸쳐 총 두 차례 등장한다. 이때 영화에서는 흔히 "아름다워"로 번역되던 "a whole new world"라는 가사를 뮤지컬은 "별을 넘어"로 번역했다. 별을 넘는다는 표현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는, 다시 말해 금기를 깨는 이들의 도전과 맞물려 더 인상적이었다.
▲뮤지컬 <알라딘> 공연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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