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전 이후 되살아난 사람들, 공포와 슬픔 사이

[미리보는 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스틸 이미지.
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스틸 이미지.판씨네마㈜

북유럽 특유의 빛과 어둠이 있다. 찬란해 보이지만 차가운 빛, 반대로 뭔가 신비스럽고 생동감 있는 어둠. 그 환경에서 숱한 몽환적인 콘텐츠들이 명멸했다. 영화팬들에겐 고전과도 같은 <렛 미 인>을 기억한다면, 오는 22일 개봉하는 <언데드 다루는 법>에도 큰 호기심이 갈 것이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안에서 극적이면서도 비밀스러운 사건이 발생한다. 순간적인 대규모 정전 사태 후 갑자기 죽은 사람 몇 명이 살아 돌아오게 된 일이다. 문제는 아무 연고 없는 이들이 아닌,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였고 사랑받은 존재들이라는 점.

영화에선 크게 세 집단과 세 시선이 등장한다. 손자를 잃은 뒤 딸과 함께 살면서도 남보다도 못한 장벽을 세운 채 살아가는 노인 남성,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어 두 자녀와 함께 상심한 남자, 그리고 노년기에 소중한 동거인을 잃은 노인 여성이다.

이미 사망한 사람들의 정확한 사인은 등장하진 않지만, 이명처럼 울리던 소음과 정전 사태와 관련이 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무덤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은 각자 기억에 따라 소중한 존재의 거처를 찾아가고 거기서 묘한 긴장감이 발생한다.

제목처럼 그들은 좀비와도 같다.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심장은 아주 느리게 뛰고, 체온은 없다. 다만, 마치 옛일을 기억이라도 하는 듯 가족과 동거인의 눈물에 함께 눈물을 흘리거나 외마디 신음소리를 낼 수 있을 뿐이다.

영화는 좀비물로 위시한 일정 공식을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매우 느린 반응 속도, 그에 비해 매우 강해진 신체적 힘, 살아있는 대상의 살과 피를 갈구하는 욕망 등. 하지만 영화에선 그것을 정면으로 묘사해 공포감을 주지 않고, 마치 좀비가 된 이들의 그것을 억누르고 있는 듯 묘사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언제 그 역치에 도달할지 시종일관 주목하도록 한다.

단순히 장르물로만 보면 <언데드 다루는 법>은 심심하기 그지 없을 것이다. 좀비들로 인한 집단 감염, 재난 상황은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이런 질문을 던진다. 죽음이란 건 어떤 상태를 뜻하는가, 인간의 사랑이라는 건 어떤 가치가 있는가, 인간이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

<렛 미 인>을 비롯 <경계선> 등의 소설로 잘 알려진 욘 A. 린드크비스트의 또다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언데드 다루는 법>은 원작자가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하며 의미를 더했다. 강렬한 이미지의 광고들로 한창 커리어를 쌓고 있는 신인 테아 히비스텐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한 줄 평 : 좀비답지 않은 좀비가 상상력을 더욱 강하게 자극한다
평점 : ★★★(3/5)

영화 <언데드 다루는 법> 관련 정보

원제 : Handling the undead / Håndtering av udøde
감독 : 테아 히비스텐달
출연 : 레나테 레인스베, 앤더스 다니엘슨 리, 바하르 파르스
수입 및 배급 : 판씨네마㈜
개봉 : 2025년 1월 22일






언데드다루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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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