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 화면 갈무리
JTBC
이번엔 아내 측 입장에서 바라본 영상이 공개됐다. 여기에는 아내가 결혼 후 성격이 변할 수 \밖에 없던 이유와, 남편의 실체에 대한 소름끼치는 반전이 담겨 있었다.
알고보니 남편은 젊은 시절부터 자신만의 괴팍한 기준을 세우고, 마치 오디션을 보듯 전국투어를 통해 여성들과 계획적인 연애를 해가며 결혼 상대자를 물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아내는 바로 그런 남편이 찾던 이상적인 배우자상에 가장 근접했던 여성이었다. 마침 단란한 가정을 꿈꿨던 당시 스무살의 아내는 어린 나이에 32살 남편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아들였다.
이 남편의 비정상적인 가치관과 기행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남편은 요즘 시대의 상식 범주를 훨씬 넘어선 '꼰대'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출산한 지 백일밖에 안 돼 힘든 아내에게 모든 육아와 살림을 떠넘기고, 남편은 한 공간에서도 오로지 자신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데만 집중했다. "집안일은 온전히 아내의 몫"이라며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 남편 때문에 아내는 하루종일 쉴틈도 없이 녹초가 되도록 고생해야만 했다.
더구나 남편은 이미 지친 아내를 상대로 사사건건 잔소리까지 퍼부어댔다. 남편은 무언가 본인의 기준에 어긋나면 지극히 사소한 일로도 아내를 질타했고, 본인의 기분이 풀릴 때까지 집요하게 몰아붙였다. 아내가 언제부터인가 남편과의 대화를 피하고 말문을 닫기 시작한 이유였다.
남편은 본인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출산한 지 한 달 만에 아내에게 온갖 창고 정리를 시키는가 하면, 가족들끼리 편하게 고기를 구워먹으러 나온 자리에서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물건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급발진해 아내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자포자기한 아내는 한숨을 쉬면서 남편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기에 급급했다. 평등한 부부라기보다는 직장상사가 부하직원을 부려먹으며 갑질을 하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럼에도 남편은 도리어 "왜 나를 화나게 만드냐"며 도돌이표처럼 아내를 탓하는 비난을 거듭 반복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에 패널과 다른 부부들까지 모두 말을 잇지못하고 충격에 빠졌다.
분노한 서장훈은 "남편이 자기 말을 잘듣고 가스라이팅하기 쉬운 사람을 고른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하며 "남편한테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사람'이다. 그런 아내만 들들볶는 본인의 모습이 얼마나 비겁하고 찌질한지 생각해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내에게는 "아직 어리니까 차라리 이혼해서 남편으로부터 양육비랑 재산을 다 빼앗아오는 것도 생각해보라"며 이례적으로 이혼을 권하기도 했다. 남편은 반박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남편은 이혼 의사가 50대 50인 반면, 정작 아내는 이혼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혀 마치 입장이 뒤바뀐 듯한 모습이었다. 아내는 "저는 이혼이라는 단어가 없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고 해도 이혼은 안할 것"이라고 단언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남편을 택한 것도, 아이를 낳은 것도 제가 선택한 것이니까. 아이들에게 엄마와 아빠가 있는 평범한 가정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남편은 "지금은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살고 있는 거다. 앞으로도 내가 바뀔 가능성이 0%이기 때문에 이혼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에 서장훈은 "아내가 이혼을 못할 것이라는 걸 남편이 아니까 '아내에게 더 막해도 된다'는 착각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남편도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라는 이야기는 그저 본인 잘못을 정당화하려는 바보같은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호선 상담전문가 "남편, 1% 해당하는 독특한 사례"
▲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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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부부는 심리상담을 받았다. 이호선 상담전문가는 남편의 사전심리검사 결과가 전체 대상 중 불과 1%에 해당하는 독특한 사례로 나타났다고 했다.
TCI(기질및 성격검사)에서 남편은 극단적으로 사회적 민감성과 연대감은 낮고 자율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전문가는 "독불장군과 전제군주의 특징이다. 이런 성향은 잘못하면 '자기애 덩어리'가 된다. 자기 계획대로 안 되면 화가 나서 벌벌 떨고 나를 위해 타인의 희생도 서슴지 않는다"고 위험성을 분석했다.
이어 "남편에게는 연민이 한 방울도 없다"며 본인이 정한 기준만을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며 공감능력이 전혀 없는 남편의 상태를 꼬집었다. 본인의 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남편도 "저의 잘못된 점을 다수의 제3자에게 반복해 들으면서 제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아내는 남편을 미워하고 원망하기보다는 오히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기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전문가는 "나(아내)는 괜찮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집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남편은 머릿속에 자기밖에 없다. 지금은 외부와 단절된 가족이라는 왕국 안에서 남편은 왕처럼 군림하고 아내와 아이들은 백성일 뿐이다. 남편은 왕국을 지켜보는 데만 관심있지, 가꾸는 데는 관심이 없다. 남편이 가정을 가꾸는 것에 동참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내에게는 "아내는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는다.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심리 검사지를 보면 우울증으로 나타나 있다. 아내는 지금 힘들고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자기의 삶을 가지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하는 아내에게 전문가는 "엄마나 아내가 아닌, 오롯이 '나'의 기쁨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리검사에서 연민과 공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던 남편은, 의외로 아내의 우울한 상태를 전해듣더니 돌연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나로 인해 고통받았을 아내를 생각하면 차라리 내가 없어지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에 전문가는 "남편은 가슴은 없지만 머리는 있는 사람이다. 아내의 힘듦을 가슴으로 공감하지 못한다면, 머리로 연민을 계산하면 된다"라고 조언하며 "앞으로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할까? 그러기 위해서는 '나'보다는 '아내'의 입장에서 머리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시라"고 간곡하게 당부했다.
"난 아내가 안 시들었으면 좋겠다" 진태현의 명언
▲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 화면 갈무리JTBC
부부는 집단 심리극을 통해 가상의 유서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아내는 사진 속 자신의 영정을 보고도 그저 "힘이 없어 보인다"고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제가 정말 죽기 전이라고 생각하면 얼른 싹 사라졌으면 좋겠다. 아무 것도 안 남았으면 좋겠다"는 의외의 심경을 밝히면서 "저는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죽은 저를 기억하면 남는 것이지 않나. 남아있는 게 싫다. 아이들도 저를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마치 삶을 달관한 듯한 고백으로 모두를 숙연하게 했다.
MC 진태현은 아내의 이야기를 듣더니 돌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진태현은 남편에게 "아내가 사진 속 자신의 영정을 보며 힘이 없다고 하지 않나. 저는 제 아내를 꽃이라고 생각하고 안 시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으며 "그런데 이 아내는 본인이 시들고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나. 남편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어떻게 사람이 자신을 보고 힘이 없다고 하나. 그건 배우자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간곡히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진태현의 진심어린 고백에 모든 부부들은 모두 숙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위기의 꼰대 부부는 솔루션을 통해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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