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법원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미뤄진 회장 선거를 23일 치르기로 하자 야권 후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를 오는 23일 실시하기로 하였으며, 선거인 명부 작성을 위한 선거인단 재추첨을 12일 실시한다"라고 발표했다.
선거운영위는 13일부터 사흘간 선거인들이 선거인 명부를 열람하며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수정하고, 명부가 확정된 16일부터 22일까지 후보들이 선거 운동을 한다.
이번 선거에는 정몽규 현 회장과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가 후보로 출마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를 상대로 협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연합뉴스
선거운영위 면면 숨기던 축협... "후보자들에게 전달"
당초 축구협회는 지난 8일 회장 선거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선거를 하루 앞두고 허 후보가 신청한 선거 금지 가처분을 서울중앙지법이 인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선거가 연기됐다.
법원은 선거인단이 추첨으로 구성되어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확인할 수 없는 점, 추첨에 앞서 선거인단으로부터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받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이대로 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판단했다.
이에 선거운영위는 전문 외부 업체가 진행하는 선거인단 추첨을 각 후보자 대리인이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개인정보 동의를 미리 받아놓은 뒤 선거인을 추첨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법원의 지적에 따라 추첨을 통해 '3배수'로 예비 명단을 추려 이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서 선거인단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선거운영위 구성을 후보들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외부 개입을 방지하고자 위원 명단을 외부에 공표하지 않았으나 법원의 결정 내용을 존중하여 위원의 명단과 경력을 후보자 3명에게 각각 전달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됐던 허 후보의 후보 자격은 유지하기로 했다. 허 부호는 오는 13일 주민등록상 만 70세가 되어 선거가 미뤄지면서 후보 자격을 잃게 되지만 선거운영위는 "이번 선거 일정 변경이 선거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강하여 진행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미 등록된 후보자들의 자격은 새로 정한 선거일까지 유지된다"라고 확인했다.
허정무·신문선 "축협, 정몽규 징계 전에 선거 치르려고 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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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따르면 허 후보는 보도자료를 내고 "선거운영위가 오는 23일을 회장 선거일로 정했다고 9일 밝혔으나 이는 명백히 규정을 위반한 결정"이라며 "규정 어디를 찾아봐도 선거운영위가 선거일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없다. 선거일 결정 권한이 없는 선거운영위가 일방적으로 선거일을 정하고 통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운영위는 불공정을 해소하려 하지 않고 급하게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라며 "1월 말 이전에 마무리해야 할 정 후보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를 염두에 둬서 그렇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지적한 흠결이 해소되지 않았다. 이대로 선거를 강행한다면 가처분 신청을 또 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남자 축구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공정 의혹을 비롯해 축구협회 감사를 진행한 결과 내달 2일까지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처분을 요구한 상황이다.
정 부호가 자격정지 이상 처분을 받으면 규정상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선거운영위가 그 전에 서둘러 회장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신 후보도 이날 축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3일을 선거 기일로 공지한 현 선거운영위의 판단은 인정할 수 없다"라며 "가처분은 허 후보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어 "선거 중지를 위한 법적 조치에 더해 정 후보의 후보 자격이 인정돼서는 안 되는 부분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달 2일이 문화체육관광부가 한 달로 정한 기일"이라며 "이 기일 내에 자격 정지라는 징계가 내려지면 정 후보는 후보 자격을 잃게 된다. 이런 상황에 내몰린 정 후보와 축구협회가 이성을 상실한 듯 막무가내 행동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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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23일 회장선거 실시"... 허정무·신문선 반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