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deadoceans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인 미셸 정미 자우너의 밴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가 4년 만에 새로운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오는 3월 21일 정규 4집 < For Melancholy Brunettes(& sad women) >(우울한 갈색머리와 슬픈 여인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신보 발매에 앞서 선공개 곡 'Orlando In Love''을 발표했다.
미셸 자우너는 2021년 발표한 재패니즈 브렉퍼스트의 앨범 <Jubilee>로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얼터너티브 앨범,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후보에 선정됐다. 자우너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와 같은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 그리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 저서 < H마트에서 울다 >를 썼고,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국제적인 아티스트가 된 미셸 자우너의 선택지는 세간의 예상을 깼다. 지난해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의 서울에서 1년 동안 머물렀다.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를 공부했으며, 크고 작은 무대를 통해 한국 팬들을 만났다. 한국의 인디 뮤지션인 이랑, 이민휘와 함께 중증 장애인 해고 노동자에 연대하는 공연을 열기도 했다. 이번 앨범은 미셸 자우너가 약 1년 간의 서울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서 발표하는 첫 번째 앨범이기도 하다.
< For Melancholy Brunettes (& sad women) >은 재패니즈 퍼스트가 커리어 최초로 발표하는 '스튜디오 제작' 앨범이다. 지난 10년간 창고, 트레일러, 다락방 등 전문 녹음실이 아닌 곳에서 앨범을 녹음해 왔으나, 이번 앨범은 전작과 아예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너바나의 명반 가 탄생한 미국 로스젤레스의 스튜디오 Sound City에서 녹음을 진행했으며, 밥 딜런과 피오나 애플, 존 레전드 등과 협업한 프로듀서 블레이크 밀스(Blake Mills)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신화로부터 영감받은, 희소한 슬픔의 노래
신보에서 미셸 자우너는 전작의 밝은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우울한 분위기를 의도했다. 이번 앨범에 반영된 것은 그래미 신인상 후보에 오른, 그리고 <H마트에서 울다>를 통해 거둔 성공이 몰고 온 심리적 변화다. 미셸 자우너는 "늘 원하던 것을 이뤘지만, 그것이 나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느낌이었다"며, 성공 뒤에 숨은 아이러니를 고백했다. 신보가 이카로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비극적인 서사로 채워진 것도 이 때문이다.
선공개 곡 'Orando In Love'은 목가적인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챔버 팝 스타일의 곡이다. 이 곡은 르네상스 시대 시인 마테오 마리아 보이아르도(Matteo Maria Boiardo)의 미완 서사시를 재구성한 것으로, 이 곡의 주인공은 바닷가에 차를 주차했다가, 세이렌의 노래에 유혹당해 물에 빠져 죽는 최후를 맞는다.
이외에도 미셸 자우너는 그림, 소설,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앨범을 구성했다. 이번 앨범의 지배적인 감정은 '슬픔'이지만, "흔한 슬픔이 아니라 희소하고 특별한 형태의 슬픔"이라는 것이 레이블 데드오션즈 측의 설명이다. 인생의 본질적인 비극성을 인정하면서도, 인생의 덧없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예민하게 포착해 내는 우울함(melancholy)이라는 것.
한편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는 신보 발표와 함께 북미 및 유럽 투어 일정 역시 발표했다. 오는 4월 열리는 미국 대표 뮤직 페스티벌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음악 팬들을 부지런히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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