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5시(한국시각)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 4강 1차전 리버풀 FC와의 홈 게임에서 루카스 베리발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9일 오전 5시(한국시각)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 4강 1차전 리버풀 FC와의 홈 게임에서 루카스 베리발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72분까지 뛰고 물러났지만 등번호 18번을 배정받은 새 멤버 양민혁이 대기 명단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게임이었다.

2024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한 강원 FC에서 놀라운 공격력(38게임 12골 6도움)을 보여준 양민혁이 당장 달려나가 뛰고 싶었겠지만 상대는 이번 시즌 가장 잘 나가고 있는 리버풀 FC였기에 토트넘 벤치는 교체 카드를 2장만 쓸 정도로 신중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벤치에 앉아 있던 양민혁은 스웨덴 출신 18살 동갑내기 루카스 베리발의 데뷔골이 결승골로 찍히는 것을 바라보며 다가올 자신의 데뷔 게임을 그려보았을 것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가 한국 시각으로 9일 오전 5시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 4강 1차전 리버풀 FC와의 홈 게임을 1-0으로 이기고 2007-08 시즌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결승 진출권을 확인하는 4강 2차전은 다음 달 7일 안필드에서 열린다.

양민혁 동갑내기 '베리발'의 짜릿한 결승골

게임 시작 후 6분만에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큰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8분 동안 응급 치료를 받아 물러나고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홈 팀 토트넘 홋스퍼는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끌어모았다. 2007-08 시즌 첼시 FC를 연장 끝에 2-1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이후 17년만에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다음 달 안필드에서 열리는 4강 2차전도 있기에 홈 팀 토트넘 홋스퍼는 더 승리가 필요했고 후반에 모든 것을 쏟아냈다. 56분에 루카스 베리발의 놀라운 압박으로 페드로 포로가 첫 골을 넣는 줄 알았지만 오른발 찍어차기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나는 바람에 탄식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트레블 그 이상도 노리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1위 리버풀 FC도 후반 교체 멤버 다르윈 누녜스가 날카로운 오른발 대각선 슛(69분)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체코 공화국에서 데려온 21살 새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각도를 줄이며 막아내 토트넘 홋스퍼는 승리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2분 뒤에는 리버풀의 첫 골이 먼저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또 다른 교체 멤버 알렉산더-아놀드가 정확한 오른발 대각선 슛(71분)으로 킨스키 골키퍼를 지나가는 골 궤적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센터백 드라구신이 골 라인 바로 앞에서 왼발로 걷어내는 활약을 펼쳐 가슴을 쓸어내렸다.

72분에 주장 손흥민이 벤치로 물러나면서 티모 베르너가 들어가고 4분 뒤 골잡이 도미니크 솔란케의 오른발 골이 리버풀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갔지만 VAR 판독기로 오프 사이드가 선언됐다.

이대로 골 없이 안필드에서의 2차전을 준비하나 싶었지만 85분 8초에 벼락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후방에서 넘어온 롱 볼을 향해 달려들어간 솔란케가 리버풀 교체 멤버 코나테와의 어깨 싸움을 이겨낸 순간이 결정적이었고, 곧바로 바닥에 깔린 패스를 받은 루카스 베리발의 오른발 데뷔골이 멋지게 들어간 것이다.

센터백 아치 그레이와 함께 양민혁 동갑내기로 토트넘 홋스퍼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루카스 베리발이 벤치의 양민혁에게 큰 동기를 불어넣어준 골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추가 시간 4분에도 루이스 디아스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다르윈 누녜스가 놀라운 왼발 발리슛으로 동점을 만드는 줄 알았지만 토트넘의 새 골키퍼 킨스키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 날려 막아내는 활약으로 1-0 점수판을 끝내 지켜낸 것이다.

이제 토트넘 홋스퍼는 오는 12일 오후 9시 30분 더 램 그라운드로 찾아가 탬워스 FC(내셔널 리그)와의 FA(잉글리시 축구협회)컵 3라운드 어웨이 게임을 뛰는데, 상대 팀 탬워스가 5부리그 팀인 것을 감안하면 양민혁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리버풀도 11일 오후 9시 15분 애크링턴 스탠리(잉글리시 리그2)를 안필드로 불러 역시 FA컵 3라운드 게임을 뛴다.

2024-25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 4강 1차전 결과
(1월 9일 오전 5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 런던)

토트넘 홋스퍼 1-0 리버풀 FC [골-도움 기록 : 루카스 베리발(85분 8초,도움-도미니크 솔란케)]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손흥민(72분↔티모 베르너), 도미니크 솔란케, 데얀 클루셉스키
MF : 루카스 베리발, 로드리고 벤탄쿠르(15분↔브레넌 존슨), 이브 비수마
DF : 제드 스펜스, 아치 그레이,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
GK : 안토닌 킨스키

리버풀 FC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지오구 조타(60분↔다르윈 누녜스)
AMF : 코디 학포(60분↔루이스 디아스), 커티스 존스, 모하메드 살라
DMF : 알렉시스 맥칼리스터(80분↔이브라히마 코나테), 라이언 흐라번베르흐
DF : 코스타스 치미카스, 페어질 판 다이크, 자렐 콴사(30분↔엔도 와타루), 코노 브래들리(60분↔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GK : 알리송 베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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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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