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5G'가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신동호 감독, 김민지·설예은·김수지·설예지·김은지 선수.
경기도청 '5G'가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왼쪽부터 신동호 감독, 김민지·설예은·김수지·설예지·김은지 선수.박장식

2024-2025 컬링 슈퍼리그의 여자부 우승은 경기도청 '5G'(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이 차지했다.

8일 의정부 컬링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여자부 결승 2차전. 정규 리그에서 8승 2패를 기록하면서 1위를 수성한 경기도청은 이어진 결승에서 라이벌 강릉시청 '팀 킴'을 만난 가운데 두 번의 결승전에서 차례로 승리해 컬링 슈퍼리그의 첫 번째 우승 주인공이 됐다.

두 시즌 연속 국가대표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올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경기도청 선수들은 이번 리그에서 안정감을 찾는 데 성공했다. 오는 10일 바로 캐나다 출국길에 오르는 경기도청 선수들은 그랜드슬램과 아시안 게임을 향한 도전을 이어 나간다.

김은정·김영미 결장에도... 잘 싸웠던 '팀 킴'과 '5G'

 '안경 선배' 없이 세 명의 선수가 치른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은 고군분투에 나섰다. 왼쪽부터 김초희·김선영 선수.
'안경 선배' 없이 세 명의 선수가 치른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은 고군분투에 나섰다. 왼쪽부터 김초희·김선영 선수.박장식

결승 2차전을 앞두고 좋지 않은 소식도 들렸다. 강릉시청의 김은정 스킵이 심한 독감에 걸려 경기장에 나설 수조차 없다는 것. 김영미 선수 역시 임신 후기에 있어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무리였다. 강릉시청은 리드 김선영·세컨드 김초희·스킵 김경애로 팀을 구성했다.

강릉시청은 이미 7일 1패를 기록한 데다, 변수가 생기며 벼랑 끝에 몰렸다. 김초희 선수가 바이스 스킵 역할을 해야 하고, 김선영·김초희 선수는 한 엔드에 스톤을 한 개씩 더 던져야 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강릉시청이 후공권을 쥔 가운데, 1엔드부터 팽팽하게 진행됐다. 버튼 위에 양 팀의 스톤이 하나씩 들어오면서 어려운 과제가 김경애에게 주어졌다. 김경애 스킵이 버튼에 강한 웨이트로 마지막 스톤을 투구했지만 결과는 경기도청의 스틸, 1득점을 뺏기며 아쉬움을 남겼다.

2엔드에는 강릉시청이 버튼 드로우로 1점을 만회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경기도청은 이어지는 3엔드 스톤 사이를 지나간 뒤 버튼 안의 스톤을 두껍게 쳐내는 아슬아슬한 샷에 성공하며 두 점을 만들며 앞서나갔다. 이어진 4엔드에는 강릉시청이 두 점을 다시 따라가며 3대 3, 동점으로 전반을 마쳤다.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지만, 양 팀은 화기애애하게 결승전에 나섰다. 강릉시청 김선영과 김초희 선수가 좋은 스위핑에 서로를 격려하며 어깨동무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테이크아웃 성공이 만든 역전 우승

 8일 열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여자부 결승전에서 경기도청 김은지 스킵이 라인을 잡고 있다.
8일 열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여자부 결승전에서 경기도청 김은지 스킵이 라인을 잡고 있다.박장식

5엔드에는 경기도청의 아쉬운 실수가 나왔다. 두 번의 서드 샷에서 자신의 스톤만을 쳐내는 아쉬운 실수가 발생했다. 하우스 안 강릉시청의 스톤이 공고한 가드 뒤에 숨으며 한 점의 스틸, 강릉시청이 앞서나가는 데 성공했다. 6엔드에는 경기도청 김은지 스킵이 깔끔한 더블 테이크아웃으로 2점을 가져갔다.

7엔드 강릉시청이 동점을 만들며 스코어는 5대 5. 경기도청이 후공권을 쥔 상황에서 8엔드에 돌입했다. 8엔드 스틸을 노리는 강릉시청은 최대한 많은 스톤을 하우스 안에 넣었지만, 경기도청이 여러 차례 하우스 정리에 나서며 유리한 상황을 끌어나갔다.

매 샷에서 싱글, 또는 더블 테이크아웃이 터져 나오며 마지막 샷을 앞둔 상황에서 남은 하우스 안 스톤은 강릉시청의 스톤 두 개뿐. 경기도청은 김은지가 투구한 마지막 스킵 샷에서 더블 테이크아웃에 성공, 자신만의 스톤이 하우스에 남는 결과를 만들었다. 경기도청의 우승이었다.

12월 7일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진 2024-2025 컬링 슈퍼리그의 여자부 레이스는 경기도청의 우승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선수들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 느꼈다.

경기도청 설예은 선수는 "오늘 경기만 놓고 본다면 모두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이길 수 있어서 다행스럽다"며 "리그를 돌아보면 좋은 경기도 있었고 아닌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우승해 다행"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김수지 선수 역시 "5년 전 코리아컬링리그 때는 대회 자체를 끝내지 못했기에, 이번이 최초 우승이라고 할 수 있으니 더욱 기쁘다"며 우승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2천만 원의 우승 상금을 어디에 쓸 지 묻는 말에는 "한국 컬링에서는 진짜 큰 상금"이라며 "아시안 게임 준비하면서 체력 보강에 쓰도록 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수지 선수는 "특히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국내 팀들과 겨루면서 우리의 감각을 체크해 좋았다. 리그 대회의 재개가 컬링이라는 종목에 있어서 너무 좋은 일"이라며 "이런 좋은 기회가 매년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지 스킵은 "10일 캐나다로 출국해서 그랜드슬램에 출전한다"며 "그랜드 슬램도 이번 시즌에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2월 열릴 아시안 게임 역시 첫 출전이기에 꼭 우승을 거두고 싶다"고 했다.

남자부 결승전, 9일 오후 4시 열려

 8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남자부 결승전을 1승 1패로 맞춘 경북체육회 선수들.
8일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남자부 결승전을 1승 1패로 맞춘 경북체육회 선수들.박장식

한편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남자부 결승전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경북체육회(김수혁·김창민·유민현·김학균·전재익)이 8일 경기에서 강원특별자치도청(박종덕·정영석·오승훈·이기복·이기정)을 만나 8대 2의 스코어로 승리하며 1승을 올렸다. 1승 1패로 동률을 기록한 두 팀은 결승 3차전에서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경북체육회는 1엔드 하우스 바깥에 있던 자신의 스톤을 쳐내 하우스 안에 함께 들어오는 두 점을 만드는 도전적인 스플릿 샷이 성공하며 2점을 기록했다. 이후 2·3·4엔드에는 연속 스틸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6엔드에는 석 점의 빅 엔드까지 올리며 상대의 악수를 받은 경북체육회는 1차전 패배를 깔끔히 잊을 수 있었다.

경북체육회 김창민 선수는 "어제 쉬운 샷 두 개를 혼자 흘렸던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어제 숙소에서 세 시간 동안 한 경기를 더 치렀다고 해도 될 정도로 서로 길게 대화를 나눴다"며, "어제 패배는 패배고, 오늘 경기는 첫 경기라고 생각하자고 서로 이야기했는데, 그 덕분에 승리해서 한 경기 더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김수혁 스킵은 1엔드 도발적이었던 스플릿 샷에 대해 "안전하게 블랭크 엔드를 만들자는 생각도 했지만, 기회가 오면 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고민하지 않고 스플릿을 한 덕분에 기세를 잡았다"며, "결승 3차전에서도 '컬링 경기'를 하려고 한다. 오늘처럼 열심히, 즐겁게 잘하겠다"고 밝혔다.

김창민 선수는 "어릴 때는 컬링이 TV로 중계되는 게 꿈처럼 느껴졌는데, 이 경기가 꿈처럼 느껴진다. 이 경기를 통해 우리 세대 이후의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 '꿈 같은 최종전'의 승자는 9일 오후 4시 결정된다. 이어지는 결승 3차전 역시 MBC스포츠플러스와 다음 컬링 슈퍼리그 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다. 회복이 빠른 강원도청과 자신감이 붙은 경북체육회, 두 팀의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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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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