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MBC의 마지막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이 지난 4일 8.6%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지금 거신 전화는>은 SBS의 <열혈사제>보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33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넷플릭스 비영어권 순위에서 4주 연속 2위에 오르며 선전했다(넷플릭스 TOP10 집계 기준). <지금 거신 전화는>은 8일까지도 넷플릭스 TV쇼 부문 7위에 올라 있다(플릭스패트롤 기준).

사실 MBC는 2024년이 끝나기 전에 <지금 거신 전화는>의 방송을 마무리하고 새해 첫 주부터 새 금토드라마를 편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6일과 7일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한 뉴스특보가 편성되면서 <지금 거신 전화는>이 한 주 동안 결방됐고 결국 해를 넘겨 종영했다. MBC의 2025년 새해 첫 금토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가 당초 예정된 3일이 아닌 오는 10일에 첫 방송되는 이유다.

심윤서 작가의 웹소설 <홈, 비터 홈>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모텔 캘리포니아>는 제목처럼 모텔에서 나고 자란 주인공이 12년 전 도망친 고향에서 첫사랑과 재회하는 첫사랑 리모델링 로맨스를 표방한 드라마다. <모텔 캘리포니아>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돼 고향을 찾는 주인공 지강희를 연기하는 배우는 아역 시절부터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다가 몇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이세영이다.

'잘 자란 아역'의 상징 같은 배우

 이세영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
이세영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통해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성인 연기자로 거듭났다.KBS 화면 캡처

199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세영은 1996년 SBS 드라마 <형제의 강>을 통해 데뷔해 MBC의 <뽀뽀뽀>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세영이 아역배우로 주목 받기 시작한 작품은 57.8%의 최고 시청률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한류드라마 <대장금>이었다. 이세영은 <대장금>에서 홍리나가 연기한 최금영의 아역을 맡아 야무진 연기를 선보였다.

<대장금>으로 주목 받은 이세영은 2004년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와 <아홉살 인생>에서 잇따라 주연을 맡아 안정된 연기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 상업 영화에서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자신의 캐릭터로 주연을 맡을 수 있는 배우는 또래 중 이세영이 유일했다. 하지만 데뷔 후 쉼 없는 활동을 이어오던 이세영은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2005년부터 2년 간 휴식기를 가졌다.

이세영의 복귀작은 2007년 김희정 감독의 성장 영화 <열세살, 수아>였다. 사실 <열세살, 수아>는 전국관객 6700명에 그치면서 흥행에는 전혀 재미를 보지 못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이세영은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말이 없고 내성적인 수아 역할을 잘 소화했고, 결과적으로 아역 배우에서 청소년 배우로 순조롭게 성장하는 전환점이 됐다.

2008년 시트콤 <코끼리> 이후 다시 연기 활동을 자제하고 학업에 충실한 이세영은 2011년 대학에 진학했다.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꽃 피워야 할 20대 초·중반까지 이세영은 배우로서 크게 뻗어나가지 못했다. 실제로 2010년대 초반에 출연했던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와 <보고 싶다>, <트로트의 연인>, 영화 <무서운 이야기2>, <피 끓는 청춘> 등은 이세영이 돋보였던 작품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게 아역배우의 이미지를 좀처럼 벗지 못하던 이세영은 2016년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민효원 역을 맡아 성인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2019년 <왕이 된 남자>에서 여진구와 연기 호흡을 맞춘 이세영은 같은 해 <의사요한>에서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강시영 역을 맡아 에너지 넘치는 배우 지성에게도 밀리지 않는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서른 언저리에 찾아온 이세영의 전성기

 이세영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10대부터 30대까지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세영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10대부터 30대까지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MBC 화면 캡처

2020년 <메모리스트>와 <카이로스>에 출연한 이세영은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인생작'을 만났다.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 성덕임 역을 맡은 이세영은 10대부터 30대까지 아우르는 폭 넓은 연기를 잘 소화하며 드라마의 인기를 주도했다. 이세영은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휩쓸었다.

2022년 <법대로 사랑하라>에서 강철멘탈을 소유한 변호사 김유리를 연기한 이세영은 2023년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 출연했다. 이세영은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타임슬립 가상역사극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통해 MBC 금토드라마와의 좋은 궁합을 재확인했다. 2년 만에 다시 MBC 연기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세영은 지난해 쿠팡플레이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 출연했다.

현대극과 사극, 로맨틱 코미디와 정통 멜로를 오가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 이세영은 올해 첫 드라마로 MBC 금토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를 선택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과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 이어 이세영이 3번째로 출연하는 MBC 금토드라마다. 앞선 두 작품이 모두 이세영과 MBC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만큼 이번에도 <모텔 캘리포니아>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모텔 캘리포니아>에는 이세영 외에도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유지혁을 연기했던 나인우가 지강희의 첫사랑이자 대동물 수의사 나인우 역을 맡아 이세영과 멜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민수는 지강희의 아버지이자 모텔 캘리포니아의 사장 지준필을 연기하고 지난 1995년 최민수와 함께 영화 <사랑하기 좋은 날>에 출연했던 지수원은 춘필과 친남매처럼 자란 연수의 어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이세영은 아역 이미지를 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출연했던 2016년부터 작년까지 단 한 해도 작품 활동을 쉰 적이 없다. 여기에 틈틈이 <주말 사용 설명서>와 <텐트 밖은 유럽-로맨틱 이탈리아>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도 고정 출연해 대중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활동하는 배우 이세영은 <모텔 캘리포니아>로 2025년의 시작을 알린다.

 이세영(오른쪽)은 <모텔 캘리포니아>를 통해 3번째로 MBC 금토드라마에 출연한다.
이세영(오른쪽)은 <모텔 캘리포니아>를 통해 3번째로 MBC 금토드라마에 출연한다.<모텔 캘리포니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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