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인간의 존재 의미를 '욕망'으로 함축한다. 결코 충족될 수 없는 결핍을 메우며 인간은 끊임없이 욕망한다. 현대 사회에서 남녀불문 우상시되는 욕망 중 하나가 바로 젊음이다. 전 국민 동안 시대가 기이할 법도 한데 그리 이상하지 않고, 젊음을 곧 돈으로 치환하는 시대이다.
데미 무어(Demi Moore), 마거릿 퀄리(Margaret Qualley) 주연의 영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는 토할 것 같은 친절함으로 현대 사회의 지나친 외모 지상주의에 완벽하게 일갈한다. 이래도 젊어지고 싶니? 이래도 노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니? 이래도 외모에 집착할래? 이 정도면 충분하니? 결국 너를 만족시키는 것은 무엇이니? 관객을 끝까지 몰아붙인다. 특히 영화의 후반부는 가히 충격적이다. 그토록 불편하고 불쾌할 수가 없으며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그로테스크(grotesque·기괴한), 언캐니(uncanny·이상한), 고어(gore·피범벅)를 다 갖춘 영화다.
영화 홍보 문구가 아주 정직하다 느껴질 정도로 근래 본 가장 미친 영화, 맞다. 영화 속에서 엘리자베스(데미 무어)의 등을 가르고 탄생한 수(마거릿 퀄리)의 등장과, 엘리자베스의 척수액을 다 뽑아버리는 수의 모습에 기겁한 심신을 안정시킬 틈도 없이 영화는 휘몰아친다.
우주대스타 엘리자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