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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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순해-이창민 모자는 현재 김해와 서울에서 독립하여 거주중인 50대 엄마와 30대 아들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친부와 이혼한후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렸고, 자녀는 현재 아들 한명이었다.
어머니는 전 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된 후, 아들을 키우면서 힘든 시간을 버텨왔다고 고백했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총명하고 다재다능한 모범생이었던 아들 덕분에 항상 자랑스럽고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대한 모자의 기억은 전혀 달랐다. 정작 사연을 신청한 아들은 "어렸을때 행복한 기억이 없다"는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았다.
아들은 " 항상 엄마랑 이야기하면 저는 인간쓰레기가 되는 것 같다. 항상 엄마는 잘못한게 없다고 하고, 저는 죄책감만 쌓였다"면서 어머니와 감정의 골이 심각하게 깊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심지어 아들은 녹화 직전 어머니를 방송사 로비에서 발견하고도 피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엄마를 마주하는 자체가 공포스럽다"고 표현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모자의 관계는 왜 파탄이 나게 되었을까.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때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보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 안에는 어머니가 낙태를 고민하다가 원치않게 아들을 낳게 되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한 아들은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힘들 때마다 "너만 없었으면 이렇게 안살았다" 고 화풀이를 했으며, 이외에도 아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각종 폭언을 수시로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급기야 아들은 어머니의 연락처를 수신차단해버리면서 모자는 촬영 당시 몇달째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아들은 오랫동안 어머니의 막말에 시달리면서 그 영향으로 자존감이 극도로 낮아졌다고 고백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아파서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고. 또한 아들은 홀로 드라마를 보다가도 극중 부모의 거친 대사가 나오자 감정을 이입하여 크게 오열하기도 했다.
오은영은 "아들이 어렸을때부터 엄마의 폭언으로 받은 마음의 상처로 인하여 우울증이 심각한 상태다. 역대 출연자 중에서도 우울증 지수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놀라운 사실을 전했다.
그러나 여전히 모자의 기억은 엇갈렸다. 어머니는 아들의 주장과는 달리, 응원하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했다고 주장하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수험생 시절 아들의 수능성적에 실망하여 폭언을 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아들이 그동안 어머니에게 직접적으로 대들지 않았던 이유는, 홀로 자신을 키워야했던 힘든 상황을 이해했기에 어머니를 위해서 더 묵묵히 공부에만 매진했다고. 하지만 정작 어머니는 오랫동안 아들의 깊은 속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아들은 "그동안 나를 깎아내렸던 엄마의 막말들이 모두 진심이었다고 느껴진다"며 서글픈 마음을 토로했다.
엄마 폭언에 극단적 생각한 아들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MBC
오은영은 모자간 갈등의 핵심이 된 '기억의 차이'를 거론하며 "같은 상황을 두고 엄마와 아들이 느끼는 고통의 깊이가 현저히 다르다. 엄마에게는 기억도 안날만큼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아들은 죽고싶을 만큼 고통을 느낀다. 각자가 느끼는 고통의 차이를 이해해야한다. 엄마는 아들이 내 생각보다 훨씬 아프다는 걸 인지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아들에게 수능의 실패와, 엄마의 반응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오은영은 "아들에게 엄마란, 좋은 결과를 내야만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람이다. 수능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주는 날이었을 것이다. 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은영은 "어린 시절의 기억은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좌우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중요한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영상에서 모자는 친척들의 권유로 9개월만에 어렵게 재회하여 대화를 나눴다. 아들은 다시 한번 자신이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를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아들과의 갈등을 빨리 풀고 싶었던 어머니는 자신이 했던 폭언은 잘 기억하지 못하면서 사과를 할테니 지난 일들은 이제 그만 풀어버리자고 제안했다. 껍데기 뿐인 어머니의 사과는 오히려 아들의 상처만 더 자극하고 말았다.
심지어 어머니는 갈등이 극에 달할 때마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고민했다는 아들에게 "목숨으로 엄마를 겁박하는 것 같았다. 네가 힘들다고 그렇게까지 엄마를 괴롭히나 싶었다"는 실언을 하고 말았다. 아들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또 한번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모자의 대화는 서로에게 상처만 더한채 끝내 평행선을 달렸고, 절망한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어머니는 밤에 아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화해의 편지를 남겼다. 하지만 편지를 읽고 난 아들은 새벽에 그대로 짐을 챙겨 말도 없이 집을 나가버렸다. 아들과 연락이 되지않는 어머니는 안절부절하다가 다음날 제작진을 통해서야 아들이 서울로 무사히 돌아갔다는 사실을 알고나서야 안도하며 오열하고 말았다.
왜 아들은 어머니의 편지를 읽고 집을 나갔을까. 아들은 어머니의 편지가 사과가 아니라 자기 변명처럼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이에 오은영은 모자의 심리 차이를 분석하며 "어머니는 자신의 정당성이 중요한 사람이다. 아들을 혼자 키우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아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본인의 정당성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들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막말 그 너머에 있는 '어머니의 사랑에 대한 진심'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친부인 전 남편과 관계에서 정신적-경제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 그래서 때로 아들에게 전 남편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심한 말을 일삼았다. 하지만 정작 본심은 아들을 자신에게 하늘같은 존재이자 목숨처럼 여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은영은 "어머니의 막말은 대부분 아들의 친부와 관련된 것이다. 부모로부터 '더러운 피'라거나 '너를 괜히 낳았다'는 말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 사람이 지구상에 있을까"라며 어머니가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던 부분들을 꼬집었다. 심리검사에서 어머니는 '감정표현불능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며,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로 오은영은 아들에게 어머니의 입장도 대변했다. 어머니는 결혼생활이 괴롭고 힘들던 상황에서도 임신한 아들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자식을 진심으로 원하고 사랑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결정이었다. 오은영은 "엄마에게 아들의 존재는 무거운 책임감이었을 것이다. 그 책임감이 건드려질 때마다 엄마는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어머니의 심리를 설명해줬다.
사실 아들은 어머니는 원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애틋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아들은 "엄마에게 양가감정이 든다. 남보다 못한 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더 힘들다"고 고백하며, 방송이 나갈경우 어머니에게 달릴 악플을 걱정하기도 했다.
아들은 "엄마와 연락을 완전히 끊어보려고도 했지만 저도 엄마가 없으면 안 된다"는 복잡한 마음을 고백했다. 모자는 서로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지만, 정작 함께 있어도 떨어져 있어도 서로가 아프고 힘든 상황이었다. 비로소 아들의 진심을 전해듣고 오열하는 어머니에게, 아들은 처음으로 따뜻하게 손을 잡아줬다. 어머니는 "네 덕분에 여기까지왔다. 진심이다. 이것만은 믿어달라"고 호소하며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가족을 위한 힐링리포트
가족을 위한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감정을 공감하고 표현하는데 서툰 어머니에게 "아들과의 관계회복을 위하여 서두르지 말고 잔잔한 물결처럼 천천히 다가가시라"고 당부했다. 또한 "아들의 마음을 잘 모르겠을 때는 솔직하게 물어보시라. 대화를 할때는 '내가'보다는 '너는'이라는 표현으로 바꾸도록 노력하셔야 한다"며 아들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온전히 이해하는 연습을 해볼 것을 당부했다.
이어 아들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본인의 존재가치에 대하여 의문을 갖지마시라"고 아들이 그토록 어머니에게 듣고싶었을 진심을 대신 전했다. 아들은 오은영의 위로에 다시 한번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모자는 함께 손을 맞잡고 새로운 시작을 기약했다. 모자는 녹화가 끝난 후 함께 심리치료를 시작했다. 후일담에서는 어머니가 제작진에 감사의 문자와 함께, 아들로부터도 먼저 연락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모자의 관계 개선에 대한 밝은 희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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