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는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스스로 여성으로 정체화한 MTF(Male to Female) 트랜스젠더다. 우승상금으로 태국에서 성확정 수술을 마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게임에 참가했다.
넷플릭스
트랜스젠더 역할의 '현주'는 <오징어게임> 시즌2의 캐릭터 공개 때부터 이목을 끌었다. 1·2편을 통틀어 이렇게까지 복합적 캐릭터는 없었기에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가 특전사 중사 출신이라는 건 또 하나의 반전이었다. 단순히 총격전에 능숙한 트랜스젠더라는 캐릭터 설정이 극의 재미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여기에는 우리나라만의 현실이 담겨있다. 그만큼 MTF 트랜스젠더(Male to Female·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스스로를 여성으로 정체화하는 경우)와 군대는 지극히 한국다운 설정이다.
한국은 징병제 국가이기에 남성이라면 모두 군대에 가야 한다. 보통 20대 초반에 군 입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성 확정을 고민 중인 트랜스젠더라도 건강 상태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입대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MTF 트랜스젠더 대부분은 군 입대와 제대를 거친 후에야 본격적인 '트랜지션'을 시작한다. 트랜지션은 자신의 성별정체성에 맞게 외모를 바꾸거나, 때로는 호르몬 요법이나 외과 수술 등을 통해 신체 특징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트랜스젠더의 삶
트랜스젠더인 현주에게 <오징어게임> 시즌2의 단체 생활은 어땠을까. 작품 속 현주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모호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트랜스젠더는 겉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경우도 많지만, 극 중 현주는 성확정 수술이 끝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남녀로 구분된 화장실을 가는 것부터 쉽지 않다. 남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이 있을 리도 만무하다.
게임의 룰이 공개되기 전, 힘이 센 사람만 생존할 것으로 생각되는 분위기에서 번번이 소외당한다. 다만 <오징어게임> 시즌2 속 아이들의 놀이는 단순히 힘의 논리로만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다. 무궁화 꽃피었습니다, 딱지치기, 공기놀이, 둥글게 둥글게 등 오히려 순발력과 디테일로 승부가 판가름 나는 게임들이다. 게다가 목숨을 걸고 하는 게임일수록 때로 가장 중요한 자세는 이타심이다.
트랜스젠더 현주의 정체성은 게임 참가 목적에서도 남들과 다른 미묘함이 드러난다. 사업이나 투자 실패로 진 빚을 갚기 위해 게임에 참가하게 된 이들의 비율이 높지만, 현주는 그저 오직 자신이 바라는 자기 모습으로서 살기 위해서 성 확정 수술을 받을 돈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래서 감당할 수 없는 일확천금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돈을 가질 수 있게 됐을 때, 이 게임을 멈추는 데 투표한다.
현주가 반가운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