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1년 9월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오래지 않아 전체 순위 1위를 찍더니 11월 초까지 한 주를 빼곤 1위를 이어갔다. 이듬해까지도 흥행을 이어간 결과, 넷플릭스 역사상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 1위와 시청 순위 1위(2023년 6월 이후 집계 변경), 시청 가구 순위 1위(2021년 10월 이후 집계 변경)를 기록했다.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역대 최고의 미드로 칭송받는 <왕좌의 게임>을 능가할 정도였고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이미 골든 글러브, 미국 배우조합상, 크리스틱 초이스 등에서 다양하게 수상하며 에미상 수상을 점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경제적인 수익은 1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한국 드라마와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의 신드롬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2023년 중순께 시즌 2, 3 제작 확정 발표가 났고 2024년 말 <오징어 게임 2>가 공개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 93개국 동시 1위의 대기록을 작성했고 <웬즈데이>가 수성하고 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글로벌 오프닝 시청 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청 시간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영향력, 파급력, 작품성이 시즌 1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2025년 하반기에 나올 <오징어 게임> 시즌 3까지 완벽한 트롤로지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겠다.

다시 시작되는, 목숨 건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 우승한 후 미국행을 포기한 성기훈, 작은 모텔을 사들여 은신하며 2년 넘게 사람을 시켜 서울 지하철 전역을 수색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을 하러 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일명 딱지남을 찾아내 궁극적으로 오징어 게임의 희생자를 원천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딱지남을 찾아냈고 성기훈은 그와의 게임에서 이겨 프런트맨을 만날 기회를 얻는다. 리무진에 타서 어디론가 가는 성기훈은 프런트맨과 대화하지만 얘기가 통하지 않고 탈출도 불가능하자 다시 한번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기로 한다.

한편 강력계 형사 황준호는 바다에 빠진 이후 선장 덕분에 목숨을 구했고, 2년이 지난 후 교통경찰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살려준 선장을 섭외해 섬이란 섬을 모조리 수색하며 형을 되찾고자 온 힘을 다하지만 쉽지 않다. 그러다가 차량 단속 중 우연히 성기훈과 마주한 후 그를 찾아 나서고 결국 그와 합심한다. 프런트맨을 찾아 나선 성기훈과 달리 황준호는 성기훈이 지원하는 막대한 돈으로 용병을 사들여 오징어 게임이 시행되고 있을 곳으로 의심되는 섬을 향해 간다.

결국 오징어 게임으로 돌아온 성기훈. 하지만 이번의 목표는 무모한 죽음을 막고 다 같이 사는 것이다. 과연 성기훈은 바람을 이룰 수 있을까? 황준호는 형을 찾을 수 있을까?

투표, 분열, 내전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넷플릭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2>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고 간결하며 시의적절하다. 시즌 1이 불평등한 사회 구조와 추악한 인간 본성을 전하려 했다면, 시즌 2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의 전복 시도와 민주주의의 맹점 타파다.

주인공 성기훈의 의도이자 작품의 주요 방향성이기도 한 오징어 게임 파괴, 즉 돈으로 사람을 가지고 노는 괴랄한 시스템을 없애 버리려는 시도는 작품의 시작과 함께한다. 외부에서 어찌할 도리가 없기에 다시 한번 게임에 참가해 내부의 모순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을 설득하고 선동해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다 같이 살아서 밖으로 나가자고 말이다.

그런데 성기훈의 의도는 주최 측의 기막힌 수에 가로 막힌다. 주최 측은 매 라운드가 끝났을 때마다 진행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데, 외형상 공평하고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실상 분열과 내전으로 이어질 거라는 확신에서다. 이른바 VIP들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판을 마련한 것이다.

공고한 시스템을 전복할 수 있는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예고편.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2>는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말 하나 없이 가장 피하고 싶은 작금 현실의 부작용을 보여준다. 천천히 입체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무섭다.

돈 많고 권력 있는 VIP들의 유흥을 위해 돈 없고 빚 많은 이들이 목숨과 맞바꿔 게임을 한다. 모두의 욕망이 서로 상충되지 않고 한 곳으로 모인다. 와중에 인간 본성이 꿈틀거리게 살짝 터치해 주면 된다. 그 자체로 이미 불평등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일개 개인이 전복을 시도해 봤자 생채기만 남기는 수준일 것이다.

주지했지만 매 라운드마다 진행 찬반 투표를 실시하는데, 이는 주최 측의 기막힌 수다.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사람들은 죽어 나가고 돈은 쌓이니 이성이 마비되기 시작한다. 갈수록 집단화되며 첨예하게 나뉘어 비난은 서로를 향한다. 모두 같이 살아남자는 성기훈의 바람은 쉽게 이뤄질 수 없어 보인다.

시즌 2,3이 한 번에 제작됐고, 추후 3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로선 물고 뜯고 씹으며 충분히 맛보고 즐기면 좋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
오징어게임2 넷플릭스오리지널 흥행 투표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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