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SBS

2024년 SBS 금토 드라마의 화려한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 열혈사제2 >가 막을 내렸다. 지난 27일 방영된 최종 12회는 일명 '꿀단지 게이트'로 명명된 비리 검사 남두헌 부장(서현우 분) 고발과 관련한 내용을 담았다. 국회 청문회 개최와 이를 둘러싼 '구담즈' 김해일(김남길 분)-박경선(이하늬 분)-구대영(김성균 분)의 활약상, 그리고 '빌런' 김홍식(성준 분)의 역습 등이 그려졌다.

​'권선징악'을 주로 다뤄온 상당수 SBS 금토 드라마의 전례에 비춰 통쾌하고 속 시원한 끝을 맺었어야 하지만 이번 < 열혈사제2 >는 황당한 전개로 시청자에게 당혹감을 선사했다.

회차가 쌓일수록 어설픈 극의 전개가 드러났고, 맥락 없는 장면이 대거 등장했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코믹만 강조한 극의 단점이 최종회에 모두 드러났다.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라는 기본적인 주제와 틀은 유지했지만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아쉬움이 컸던 < 열혈사제2 >의 문제를 되돌아봤다.

여전히 당혹스러운 뮤지컬 장면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SBS

드라마 속 국회 차원의 청문회가 개최됐지만 이에 고분고분 응할 남 부장이 아니었다. 증인 선서 마저 정신적인 강박증, 실신 가능성을 핑계 삼어 거부하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으로 구담즈와 생중계로 현장을 지켜본 이들을 분노케 했다. ​

이 과정에서 < 열혈사제2 >는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앞선 방영분에서 뜬금없이 활용된 뮤지컬 시퀀스를 다시 한번 도입한 것이다. 남 부장의 비리를 고발하는 증거 영상이라면서 제시된 내용에는 쏭삭을 비롯한 주요 출연진이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으로 채워졌다. 심지어 귀신이 된 범죄 피해자까지 동참해 드라마는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

남 부장은 관련 증인에 대해 손을 쓰면서 억울한 누명을 쓴 공직자인 양 행세했다. 그러던 차에 남 부장으로부터 배신을 당한 홍식이 마치 국회에 난입한 계엄군 마냥 TV 생중계가 진행되던 청문회장에 난입해 총기를 휘두르며 현장을 장악했다.

홍식-남 부장 체포에 성공한 구담즈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SBS

국회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자칫 여러 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 빠졌지만 사건의 해결은 허망하게 이뤄졌다. 남 부장을 죽이기 위해 홍식이 권총을 쏘려고 했지만, 그가 지닌 총기는 전문 사기꾼에게 속아서 구매한 불량품이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김해일은 격투 끝에 홍식을 붙잡았다.

또 뒤늦게 밝혀진 각종 비리 자료를 공개하며 법망을 빠져나가려던 남 부장까지 법의 심판을 받게했다. 일련의 과정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는데 이 전개가 허술해 보는 이들을 실소케 했다.

결국 구담즈의 노력 덕분에 마약 카르텔과 관련된 일당들을 모두 소탕했고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의 임무에 전념했다. 검사직을 내려놓은 박경선은 무소속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정의 구현을 위한 또 다른 행동을 실천했다. 여전히 악당과의 싸움을 이어 나간 김해일은 바티칸으로 와서 더 큰 일을 해달라는 교황청의 요청을 받기에 이른다. 시즌3에 대한 복선을 제시하면서 < 열혈사제2 >는 시청자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후속 시즌 이어질 수 있을까?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2'SBS

지난주 < 2024 SBS 연기대상 > 시상식에서 < 열혈사제2 > 출연진은 상당수 주요 부문 트로피를 수상하면서 그간의 노고를 인정받았다. 분명 배우들의 고군분투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노력을 반감시킨 건 요즘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은 안이한 설계의 드라마 구성이었다.

코믹과 액션, 범죄물의 적절한 배합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생긴 불균형은 결국 방송 기간 내내 드라마 인기몰이의 발목을 잡았다. B급 정서에 기반을 둔 코미디도 아닌, 방향성을 상실한 웃음 만들기에 매몰되면서 시즌1 때 어느 정도 유지했던 무게감은 한순간에 좌초했다. 설상가상으로 최종회 중간마다 생뚱맞게 쏟아진 각종 PPL의 역습은 보는 이들의 한숨을 자아내게 했다.

​실망감을 한가득 안겨준 < 열혈사제2 >의 용두사미식 종영은 시즌제 드라마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가던 SBS 금토 드라마로선 향후 방향성과 관련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한다. 전작이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지만, 이번 시즌2와 같은 당황스러운 내용의 연속은 시즌1의 성공에 자만한 결과처럼 보였다. 이런 식의 제작이라면 이 드라마가 꼭 시즌3로 이어져야 할지 근본적인 질문이 들 정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열혈사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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