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아이유 콘서트
이담엔터테인먼트
"소녀는 영원히 어리지 않는다. 강력한 여성이 돼 당신의 세계를 박살 내러 온다."
성폭력 피해자로서 증언대에 올랐던 카일 스티븐스의 말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그는 어린 여자 선수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전 미국 국가대표 체조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에게 움츠러들지 않고 재판장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그의 증언은 이후 여러 나라에서 여성 운동이 벌어질 때마다 피켓 문구로 쓰였고,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 벌어진 여대 시위 현장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에서도 해당 발언을 변형한 문구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만큼 어린 여성 혹은 소녀를 향한 세상의 무시를 물리치고, 사회에 맞서는 여성들의 투지를 담아낸 문장이라 볼 수 있다.
신중하게 행동하라?
이 문장에 걸맞은 또 다른 여성들이 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탄핵 시위를 지지하고 나선 한국 여성 아티스트들이다.
국회에서 2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지난 14일, 여의도 집회를 앞두고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뉴진스 등은 거리에 나설 팬들을 응원하고자 식당 선결제로 힘을 보탰다. 가수 이채연, 루셈블 혜주는 SNS에 시위 참석 인증 사진을 올렸다. 소녀시대 유리는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계'가 광장에 울려퍼지는 것을 두고 "너무 잘 봤다. 나도 매일 함께 듣고 있다"고 반응했다
이런 가운데 극우·보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탄핵 시위를 지지하거나 집회에 참석한 연예인들을 향한 공격이 이어졌다. 에둘러 목소리 낸 여성 아티스트들도 저격의 대상이 됐다. '반미주의자'라고 규정하며 미국 CIA에 신고하는 고발 릴레이가 벌어졌고, 온라인 기사 등에는 심각한 악플이 달렸으며, 광고모델로 나선 기업들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펼치겠다는 경고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