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은 <식샤를 합시다2>에서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tvN 화면캡처
S.E.S 출신의 유진, 핑클 출신의 성유리, 베이비복스 출신의 윤은혜, 슈가 출신의 황정음, 샤크라 출신의 정려원, 소녀시대 출신의 윤아, 미스에이 출신의 수지 등 걸그룹 출신 배우들은 일일이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다. 서현진 역시 2001년에 데뷔했던 걸그룹 M.I.L.K. 출신인데, 데뷔 당시 S.E.S를 이을 청순 걸그룹으로 주목 받았던 것과 달리 M.I.L.K.는 1집 활동을 끝내고 너무 일찍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밀크 해체 후 배우로 전향한 서현진은 드라마 <짝패>와 <신들의 만찬>, <오자룡이 간다>, <불의 여신 정이>, <제왕의 딸 수백향> 등에 출연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활발한 활동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는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그렇게 가수에 이어 배우로서도 다소 아쉬운 커리어를 이어가던 서현진은 2015년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사랑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드라마에서 주로 단아하고 진지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던 서현진은 <식샤를 합시다2>에서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백수지 역을 맡았다. 특히 매회 1회 이상 등장하는 '먹방' 장면에서는 여배우의 이미지를 내려 놓은 듯한 복스러운 식사 연기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유튜브에선 서현진의 먹방 장면만 따로 모아 놓은 영상이 무려 36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식샤를 합시다2>를 통해 인지도가 부쩍 상승한 서현진은 2016년 <또 오해영>에서 주인공 오해영 역을 통해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갱신하며 스타배우로 도약했다. 2001년 가수로 데뷔한 후 15년 만에 전성기가 찾아온 서현진은 <낭만닥터 김사부>와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블랙독>, <왜 오수재인가>, <트렁크> 등에 출연하면서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식샤를 합시다2>의 최대 수혜자는 서현진이었지만 '식샤'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은 구 비스트, 현 하이라이트의 리더 윤두준이었다. 가수와 연기, 예능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윤두준은 <식샤를 합시다2>에서 고향인 세종시에서 초등학교 동창 백수지(서현진 분)를 만나는 붙임성 좋은 보험설계사 구대영을 연기했다. 구대영 역시 백수지 못지 않게 '음식에 진심'인 캐릭터다.
스핀오프 예능까지 제작된 먹방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는 3편의 <식샤> 시리즈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식샤를 합시다> 홈페이지
<식샤를 합시다2>는 2013년부터 2014년 초까지 방송됐던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의 두 번째 시즌이다. 지금까지 <맛있는 청혼>이나 <파스타>처럼 음식이나 식당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종종 있었지만 '식샤' 시리즈처럼 '먹방'을 주제로 한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1인가구 드라마'를 표방한 <식샤를 합시다>는 1%대의 낮은 시청률에도 화제성이 꽤 높았고 2015년 두 번째 시즌이 제작·방송됐다.
<식샤를 합시다2>는 배경이 서울에서 세종시로 바뀌었고 구대영을 제외한 모든 출연진이 달라졌지만 '먹방'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전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식샤를 합시다2>에서는 서민적인 분식과 시장 길거리 음식부터 인도, 태국, 멕시코 등 이국적인 해외요리, 고급스런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소개되면서 매회마다 시청자들의 다이어트 실패를 유도했다.
<식샤를 합시다2>에서는 두 주인공 구대영과 백수지가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사실 두 사람은 음식에 대한 주관이 워낙 뚜렷해 음식메이트로서 궁합이 잘 맞는 사이라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두 사람은 드라마 내내 탕수육 부먹-찍먹 논쟁을 시작으로 회에 어울리는 소스로도 논쟁을 벌이고 심지어 라면을 끓일 때도 면을 먼저 넣느냐, 스프를 먼저 넣느냐를 두고 한참을 싸운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식샤를 합시다2>는 구대영과 백수지, 이상우(권율 분) 사이에 벌어지는 삼각관계가 등장하면서 청춘 멜로의 색깔도 잃지 않는다(물론 <식샤를 합시다2>의 멜로 감성에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그리고 월세나 데이트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중고물품을 팔거나 구대영에게 돈을 빌리는 백수지를 통해 '비정규직 1인가구의 애환'을 보여주기도 했다.
<식샤를 합시다2>가 서현진이라는 스타 배우를 배출하며 호평 속에 마무리되자 곧바로 스핀오프 예능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가 방송됐다. <내 친구와 식샤를 합시다>에는 하이라이트의 양요섭과 밀크의 박희본이 출연했다. 다만 2018년에 방송된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는 시즌2의 주인공 백수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설정과 함께 개연성이 떨어지는 스토리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어리지만 소신 뚜렷했던 어장 관리녀
▲황승언이 연기한 황혜림은 어리지만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캐릭터다.tvN 화면캡처
1년 전 역대 한국영화 최다 관객에 빛나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아들 이율을 연기했던 권율은 <식샤를 합시다2>에서 정부세종청사의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 이상우 역을 맡았다. 공과 사가 확실한 성격이라 직장에선 딱딱한 이미지를 유지하지만 실제 성격은 밝고 유쾌하다. 구대영의 도움으로 백수지와 사귀게 되지만 대부분의 청춘 드라마가 그렇듯 세 사람의 사이는 얼마 못가 삼각관계로 변질(?)된다.
대영과 수지가 사는 빌라 근처의 편의점과 국수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황혜림은 2014년 <족구왕>으로 주목 받은 황승언이 연기했다. 주변 남자들을 모두 자신의 어항 속에 가둘 수 있다고 말하는 매력의 소유자지만 '돈은 스스로 땀 흘려 벌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룸싸롱 마담의 이직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드라마에선 구대영보다 한참 동생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황승언이 윤두준보다 한 살 누나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조명가게>를 연출한 김희원은 <식샤를 합시다2>에서 보험회사에서 보험 사기사건을 담당하는 구대영의 친한 형이자 직장 동료로 출연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로 외로움을 많이 타서 걸핏하면 술에 잔뜩 취해 구대영의 집에 찾아오더니 구대영이 서울로 이사간 후에는 아예 그 집으로 이사 온다. 전직 형사였던 만큼 가끔 남다른 촉을 발휘하기도 한다.
걸그룹 포미닛의 멤버 허가윤은 카메오나 단역이라 하기엔 비중이 크고 조연이라 하기엔 비중이 작은 역할로 7회부터 9회까지 특별 출연했다. 언니(조은지 분)의 주선으로 상우와 소개팅을 하는 홍민아 역으로 상우를 유혹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이미 수지에게 호감이 생긴 상우가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자 민아는 "내가 먼저 찬 거에요"라는 말을 남기고 드라마에서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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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연기로 유튜브 조회수 360만 넘은 여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