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응원봉 연대' 계정주는 "케이팝 팬들에게 응원봉은 가장 소중하고 귀한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이들이 각자의 응원봉을 들고 국회 앞에 모였다.
전국 응원봉 연대
- 마침 (12일) 오전에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었어요.
지연 : "(한숨을 내쉬며) 암담했어요. 기대한 적도 없었지만 시민들의 목소리를 못 알아듣고 있더라고요. 윤석열의 오늘 담화는 한 문장도 저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매번 상상 이상의 말을 내뱉으며 일상을 뒤흔드니까 대통령의 담화에 트라우마가 생긴 거 같아요."
정현 : "딱 두 가지 의문이 들었어요. 저런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이 됐지? 국민은 왜 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요. 일단 전 뽑지 않았습니다."
민솔 : "윤석열이 하는 말은 믿을 수 없어요. 어떤 이유로든 국민을 압박하고 공포를 조성하는 계엄은 선포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뭘 그걸 해명하고 억울해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예요. 선거 때만 되면 투표하라고 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탄핵) 투표 안 했잖아요. 국민을 대표한다는 사람들이라면 할 수 없는, 하면 안 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 지난 7일 집회에서 응원봉을 든 이들을 비롯해 '전국 응원봉 연대'가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지연 : "갑자기 여기저기서 저희 계정(전국 응원봉 연대)이 언급되니까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제가 전국 응원봉 연대로 계정을 만든 게 6일 밤 11시에요.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글이 1만 개 이상 인용(알티·RT)되고 오픈채팅방에 1천 명 넘는 사람들이 들어왔거든요.
내가 이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싶어서 지난 9일(월)에는 계정을 없애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였다니까요. 그러다 집회에서 케이팝을 틀어주고 집회 사회를 본 박민주 시민활동가님 인터뷰를 봤어요. (민주님이) '전국 응원봉 연대'에 감사하다는 말 하시기에 '아, 좀 더 용기를 내야겠다' 싶었죠. 내가 받은 용기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기도 했고요."(관련기사:
97년생 촛불집회 사회자가 밝힌 선곡 비하인드 https://omn.kr/2bcmc)
- 팬들이 응원봉을 든다는 건 의미가 큰 행동 같아요.
지연 : "그럼요. 응원봉에 제 인생이 담겨있는 걸요. 내가 사랑한 시간과 마음이 이 작고 빛나는 응원봉에 담겨 있죠. 그렇게 집에 모셔두고 아끼고 쓰다듬다 콘서트나 팬미팅 등 현장에서 한 번씩 꺼내는 걸 지금 광장에서 꺼내는 거예요. 유행이라 쇼핑하듯 산 게 아니라 오랫동안 소중히 여긴 마음이 담긴 물건이죠. 정치인들이 이 의미를 제대로 알고 이해한다면, 응원봉 들고 뛰어나온 팬들의 무서움 알 텐데... 국민의힘 보면 아직 모르는 거 같아요."
민솔 : "사람이 살면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돈과 시간과 마음을 다 써야 하는 거잖아요.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존재를 찾고 지켜나가는 게 결국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요. 이 응원봉을 든 사람을 만나면 아 당신도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이 있군요, 하고 속으로 생각해요. 그런 보이지 않는 마음들이 이 보이는 응원봉에 담겨 있어요."
"케이팝 팬 경험 쌓여 윤석열 거부 외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