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면했지만 김두현 감독에게 야유 쏟아진 야유

[주장] 1부리그 잔류 성공한 전북 현대, 팬들 민심은 싸늘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하지만 생존과 별개로, K리그 최고 명문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에 이미 팬들의 민심은 싸늘했다.

12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전북 티아고와 문선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서울 이랜드FC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도 동일한 스코어로 승리했던 전북은 합계 4-2로 이랜드에 앞서며 K리그1 잔류를 확정지었다.

사상 첫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겨우 면했지만, 첫 승강 플레이오프행이라는 결과만으로도 이미 전북 역사상 손에 꼽을만큼 악몽같은 시즌을 보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전북은 2000년대 후반 이후 K리그1 최강의 팀으로 군림했다. 창단 첫 우승이 2009년으로 다소 늦었음에도, 불과 13년간 9회 우승으로 K리그1 최다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2회, 코리아컵 우승은 5회를 각각 기록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사상 최초로 K리그1를 5연패하는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전성기였던 최강희-모리아스 감독 체제를 끝으로, 2022년부터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3년 김상식 감독에 이어, 올해는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연이어 성적부진으로 낙마했고, 시즌 중반에 김두현 신임 감독 체제에서도 반등에 실패하며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올시즌 전북의 정규리그 순위인 10위는 창단 이래 2006년(11위)이후 18년만에 기록한 역대 최저 순위다. 2010년대 상하위 스플릿 제도와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로는 단연 최악의 성적이다.

전북 쇠락의 시작은 세대교체와 리빌딩 실패에서 비롯됐다. 전성기였던 최강희 감독 시절에는 이동국같은 베테랑들을 적극 우대하면서도 선수 수급과 이적이 원할하게 이뤄지면서 전력이 정체되지 않았다. 사실상 모라이스 체제까지는 소소한 문제점은 있어도 '최강희 시대의 유산'으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면서 간판스타 이동국의 은퇴에 이어, 이재성, 김민재, 김신욱, 조규성, 손준호, 백승호 등 에이스들의 연이은 해외진출로 전력누수가 커진 반면, 이적시장에서 그 빈 자리를 메울만한 영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K리그1를 3연패한 울산 HD라는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한 것도 전북의 독주체제를 흔들어 놓았다.

전북은 김상식 감독 체제에 접어들면서 뒤늦게 세대교체를 시도했으나, 무리한 선수단 개편과 비효율적인 선수영입의 부작용으로 오히려 전력은 뒷걸음질쳤다. 시즌중 팀의 베테랑이던 김진수가 비매너플레이로 인한 연이은 퇴장과 음주사건 내부징계 등으로 주장 자격을 박탈 당하는 등, 선수단 내 리더십의 부재도 두드러졌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의문부호가 계속됐다. 최근 2년간 시즌중에 낙마한 김상식 감독과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모두 전북의 색깔에 어울리지 않는 수동적인 축구를 하다가 결과와 과정을 모두 놓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지어 시즌 초반부터 팀이 강등 위기까지 몰린 상황에서, 전북은 이번엔 만 41세로 구단 역사상 최연소인 데다 아예 정식 감독 경험이 전무한 '초보 사령탑' 김두현 감독을 선임하는 또다른 모험수를 선택했다. 물론 김두현 감독은 1년전 전북에서 이미 코치와 감독대행을 역임한 전력이 있어서 이미 팀사정에 밝다는 것이 장점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정식 감독이 된 이후에는 선수단 관리와 전술 등에서 여러모로 전임 감독들의 한계를 답습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전북 팬들은 1부리그 잔류에도 불구하고 김두현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잃은 모습이다. 김 감독은 이미 지난 11월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전주 홈경기에서도 졸전 끝에 0-0으로 비긴 이후 팬들의 집단 야유를 받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단두대 매치'였던 이랜드와의 승강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직후, 관중석에서 울려퍼진 기쁨의 환호성도 잠시였다. 잠시 후 전북 응원석에서는 '김두현 나가'를 외치며 사퇴를 요구하는 팬들의 야유가 울려 퍼졌고 비판 걸개가 곳곳에 내걸려 있었다.

김두현 감독은 1부 잔류 확정 이후 "팀이 힘든 상황에서 감독으로 부임했다. 감독이라는 자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이며 극적인 승리에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다만 김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당연히 우승 경쟁을 하는 팀으로 다시 변해야 한다"며 일부 팬들 사이에서 주장하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북의 부진은 단지 감독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문제는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전북의 실패한 이적시장과 비효율적이고 방만해진 선수단 정리 문제는 프런트의 책임이 훨씬 크다. 전임 허병길 대표이사와 박지성 고문 등 전북의 이적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실무자들의 책임론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은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다음 시즌 K리그1에서 무조건 우승권에 도전할만한 전력을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 김두현 감독의 재신임 여부와 대대적인 선수단 정리 작업 등, 올겨울 구단의 방향성에 대하여 확실히 재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북으로서는 올해의 위기가 그저 한번의 이변 정도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K리그의 또 다른 명가 수원 삼성은 2022년 올해의 전북처럼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기사회생 했으나, 이듬해인 2023년에는 반등은 커녕 결국 리그 꼴찌로 다이렉트 강등 당하는 수모를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수원은 올해도 1부리그 승격에 실패했다. 전북에게도 언제든 남의 일 같지 않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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