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한 장면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인해 한국영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영화인들 역시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등 영화계도 이번 내란 사태를 강력히 규탄하는 모습이다.
갑작스러운 내란 소식에 가장 주목받은 작품은 영화 <서울의 봄>이다. 지난해 11월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민 영화에 올랐는데, 내란사태 과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4일 계엄령 선포에서부터 해제까지의 과정을 시간별로 정리해 보도하면서 '모든 줄거리가 영화 <서울의 봄> 실사판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심영섭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 대표는 지난 3일 "영화 <서울의 봄>이 청룡영화제에서 상 타고 며칠 후 진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며 윤석열 내란에 어처구니없어 했다.
45년 전 군사반란 상황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서울의 봄>은 백상예술대상, 부일영화상, 영평상, 청룡영화상을 수상한데 이어 5일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작품상 수상작으로도 발표됐다.
<말아톤> <대립군> 등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도 "작년 이맘 때 봤던 영화 <서울의 봄> 실사판을 1년 만에 직접 볼 줄이야"라며 갑작스러운 내란에 황당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작을 촬영 중인 한 제작자는 "(새벽에) 촬영장 가야 하는 시간이라 좀 자고 밤 12시 쯤 깼는데, 감독이 탱크가 막을 수 있다 길래 속으로 '뭔 소리야 <서울의 봄> 찍냐 탱크가 뭐야 했다'가 늦게 뉴스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며 "불온한 좌파 종북 세력이 영화한다고 잡혀가면 다들 힘 좀 써 달라"고 윤석열의 계엄선언과 계엄사의 포고문을 비꼬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시민들이 국회에서 계엄군과 실랑이를 벌이거나 장갑차의 이동을 저지하는 등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 행동에는 영화를 통한 학습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화평론가인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천만이 봤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서울의 봄>을 통해 쿠데타가 어떤 방식으로 모의되고 진행되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민들이 국회로 긴급하게 모이고 계엄군과 장갑차를 가로막거나 막은 데는 영화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치 사회적 문제를 끊임없이 소환해 지난 시간의 역사를 되새기게 한 한국영화가 이번 내란 사태 과정에서 나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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