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슈팅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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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예능은 방송가에서 이미 하나의 트랜드가 됐다. 벌써 6년째 방영 중인 JTBC <뭉쳐야 찬다> 시리즈를 비롯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방송사의 간판 예능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달부턴 케이블과 OTT 등에서 신규 축구 예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tvN은 스포츠 스타들의 자녀들로 구성된 어린이 축구팀의 성장 과정을 그린 <달려라 불꽃소녀>를 선보였고 쿠팡플레이는 프로축구 K리그를 풍미했던 은퇴 스타들이 출연하는 <슈팅스타>를 준비했다. 이 중 <슈팅스타>는 실제 프로리그를 방불케 하는 '레전드 리그'라는 자체 리그전을 마련해 OTT 구독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 설기현 코치를 중심으로 김영광, 데얀, 고요한, 현영민 등 30-40대 유명 은퇴선수가 힘을 모은 FC 슈팅스타는 치열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첫 경기부터 부상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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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의 방식은 타 종목 스포츠 예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미 프로 성격의 K4리그 소속 8개팀과 은퇴한 전직 K리그 출신 축구 스타들로 구성된 FC 슈팅스타가 참여한 '레전드 리그'가 열린다. 잔류와 방출 등 프로리그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해 시즌을 운영하는 것이다.
본격적인 리그 시작에 앞서 어렵게 선수들을 끌어모은 FC 슈팅스타는 두 차례의 스페셜 매치를 통해 전력을 점검하면서 몸풀기했다. 1회에서 FC 슈팅스타는 K4리그 출신 독립구단 양주시민축구팀과 첫 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사실 은퇴한 이후 운동과 멀어진 선수들의 몸 상태는 확실히 예전 같지 않았다. 적잖은 선수들이 근육 부상 등으로 제법 오랜 기간 치료를 해야 할 정도였다. 다음 경기에서는 또 다른 강팀이 FC 슈팅스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K리그2의 강자 서울 이랜드 FC다.
"10년만 젊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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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서울 이랜드는 K리그2의 강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원FC를 1부리그로 승격시킨 명장 김도균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는데, 올해 3위에 오르는 등 K리그1 팀에 결코 밀리지 않는 전력을 과시했다. 이들이 연습상대라는 게 알려지자 FC 슈팅스타 선수들은 반가움과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랜드는 U-20, U-23 대표팀 출신 젊은 선수들로 프로 선배들과의 일전을 준비했다. 예상대로 20대 선수들의 체력과 스피드는 은퇴 선수들이 감당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전을 1대2로 경기를 풀어 나간 FC 슈팅스타였지만, 후반 들어 몸이 무거워져 상대의 압박을 막아내기 역부족이었다. 결국 무려 4골을 더 헌납하며 3대6, 완패했다. FC 슈팅스타 선수들은 "10년만 젊었어도..."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체력과 스피드 열세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예능적 재미와 경기에 대한 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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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화에서 다뤄진 두 경기는 100분 이상에 달하는 방영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을 만큼 빠른 전개로 몰입감을 선사했다.
<런닝맨>, <범인은 바로 너>, <더존:버텨야 산다> 시리즈를 연출한 조효진 피디를 비롯한 제작진은 스포츠 예능에서도 확실한 능력을 보여줬다. 각종 추격전에 능통했던 과거 전력이 축구라는 종목을 다루는 데 있어서 좋은 교재 역할을 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시작 전 준비 과정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최용수-설기현의 티카타카식 호흡 역시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다. 뒤이어 진행되는 풀타임 90분짜리 경기에선 웃음기 쏙 빼고 진지하게 시합에만 열중해 선수들의 진정성을 담아냈다. 드론을 비롯해 여러 촬영 장비들을 대거 활용하며 시각적 화려함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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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에는 경기력에 대한 고민도 담겨있다. 은퇴한 고령 선수들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998년생 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 장결희를 '젊은 피'로 영입하는 등 부상자 발생에 따른 전력 약화에도 대비했다.
이랜드의 수비수로 활동한 신세계가 패배 직후 내비쳤던 아쉬움, 14kg을 감량하고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드필더 김성환의 고군분투는 FC 슈팅스타 선수들이 이 프로그램을 대하는 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비록 나이가 들면서 유니폼을 벗을 수밖에 없었지만 정들었던 유니폼과 축구화를 여전히 손에서 놓을 수 없었던 선수들이 FC 슈팅스타에 집결한 것이다. 무모해 보이는 이들의 열정이 <슈팅스타>를 볼만한 예능으로 승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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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최용수-설기현이 한 자리에, 이 조합 재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