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이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우 현빈이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가 그동안 안다고 생각했던 의사 안중근이 또다른 모습으로 재해석돼 관객과 만난다.

27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하얼빈>의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엔 우민호 감독을 비롯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이 참석했다.

<하얼빈>은 1909년을 시대 배경으로 한다. 대한민국 독립을 꿈꾸며 하얼빈으로 향하던 사람들과 이들을 추격하는 이들 간 이야기를 그렸다. 해당 작품은 제49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에게 공개된 바 있다.

영화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로 한국 현대사에 얽힌 음모와 각종 권모술수를 대중적으로 그린 우민호 감독은 고됐던 당시 기억 때문에 애초에 다시는 시대극을 할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현 제작사의 연출 제안을 수락했다는 그는 "우연히 안중근 의사 관련 책을 보고 제작사가 건넨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마음이 동했다"며 "힘들 것이라는 건 직감했지만 각오하고 부딪혀봐야겠다 생각했다"고 연출 소회를 밝혔다.

이어 "영웅이라는 안중근의 이미지가 있는데 그 이미지 이면에 그가 느꼈을 두려움과 동지애에 집중해서 새로운 안중근 장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안중근 의사뿐만이 아닌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서의 안 장군 모습을 강조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우민호 감독이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민호 감독이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중근 역의 현빈 또한 "우민호 감독님이 안중근 장군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던 것 같다"며 "한 인간으로 거사를 치르러 가는 과정에서 좌절과 슬픔, 여러 고뇌 등이 있으셨을 텐데 그럼에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걸어가야 했던 신념과 의지가 표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민호 감독 전작 <내부자들>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조우진은 독립군에 투신한 김상현을 맡았다. 감독의 연락을 받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그는 "감독님의 페르소나라는 수식어가 영광스럽다"며 "대본을 보지 않고 하겠다고는 했는데 대본을 보고 나서는 '큰일 났다' 싶었다. 너무나 어려운 역할이었다. 다행히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한 덕에 보람을 찾으며 연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곡기를 끊고 체중을 감량하며 캐릭터를 준비했다던 조우진 말에 박정민도 화답했다. 우덕순을 맡은 박정민은 "실존 인물을 연기할 때 섬세하고 예민한 표현이 필요하기에 더욱 힘들다"면서 "(실존 인물에 해당하는) 조도선 선생님 재판이 기록된 책이 절판돼 있는데 그 책을 찾아 읽으며 참고하려 했다. 생존을 위해 계속 뭘 먹어야 하는 인물이라 그런 모습을 잘 표현해서 재미를 줄 수 있었으면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를 하면서 '내가 진짜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구나'하는 마음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며 박정민은 영화에 대한 애정을 십분 드러냈다.

대규모 프로젝트였던 만큼 <하얼빈>은 약 6개월간 라트비아, 몽골, 한국 등 3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또한 <기생충​>, <곡성>, <설국열차>에서 활약한 홍경표 촬영감독이 합류했는데, 홍 감독의 요청으로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007 노 타임 투 다이> 등 여러 작품의 특수 촬영을 담당한 XM2의 드론팀도 합류했다.

독립군 공부인 역의 전여빈은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진 곳에서 오롯이 고독감을 느꼈고 인간으로서 성찰하는 순간들이 있었다"며 "첫 촬영지가 서울이었다면 이렇게 끈끈한 동지애를 느꼈을까. 이런 공간을 다니면서 그 당시 만주 벌판을 달렸던 독립군의 마음을 생각했다. 그분들에 비하면 제가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독립군 최재형을 연기한 유재명은 "라트비아에만 있었고 몽골엔 가지 않았는데 거기서 다들 고생했단 이야기를 들으니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재치 있게 화답했다. 그는 "처음으로 간 유럽이라 너무 힘들었는데 동유럽 소도시에서 다음 촬영 일정을 준비하는 게 마치 여행 같았다. 최선을 다해 좋은 연기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얼빈>은 오는 12월 25일 개봉한다.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에서 감독 및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하얼빈' 제작보고회에서 감독 및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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