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티빙을 통해 12월부터 애플TV+의 인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토종 OTT 티빙을 통해 12월부터 애플TV+의 인기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티빙, 애플TV+

2024년 연말, 국내 OTT 업계에서 또 한 번 치열한 시장 경쟁이 시작됐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은 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티빙과 글로벌 OTT 애플 TV 플러스(애플TV+)가 협업을 발표해 구독자 끌어모으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관련기사 : 네이버 멤버십 가입하면 넷플릭스 무료, 티빙 잡을까https://omn.kr/2adsc).

티빙과 애플TV플러스의 협업은 네이버·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 있다. 양질의 콘텐츠로 마니아층의 환영을 받지만 한국 시장에선 여전히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애플TV플러스와 티빙의 만남은 과연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12월부터 티빙 통한 애플TV+ 시청 가능

 애플TV+의 간판 시리즈물 '파친코', '슬로 호시스'
애플TV+의 간판 시리즈물 '파친코', '슬로 호시스'애플TV+

티빙은 지난 25일 보도자료 및 공지사항을 통해 '애플TV+ 브랜드관' 출시 소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애플TV플러스의 주요 콘텐츠를 티빙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 티빙 회원 중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 7000원) 가입자는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애플TV플러스의 간판 프로그램인 <파친코>·<슬로 호시스>·<테드 래소>·<세브란스> 등을 시청할 수 있다.

​오는 12월 10일 서비스 개시 당일에는 애플TV플러스 인기 콘텐츠 20여 편을 먼저 선보인다. 또 출시 기념으로 12월 2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 이상 가입자들에게 <파친코> 시즌1 전편이 공개될 예정이다. 단, 애플TV플러스의 스포츠 생중계(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는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동안 애플TV플러스는 아이폰 및 아이패드, 맥 등 자사 하드웨어 및 OS 전용 앱을 통해서만 1080P의 화질과 고음질로 영화 및 드라마 시청이 가능했다. 또 윈도우 및 안드로이드 OS에선 오직 웹 브라우저를 통한 720P 저화질 감상만 가능했다. 애플의 기기를 보유하지 않았다면 반쪽짜리 이용만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등에서도 티빙 앱을 활용한 고화질 시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최고가 요금제 가입 시에만 이용 가능

 애플TV+의 간판 시리즈물 '테드 래소', '세브란스:단절'
애플TV+의 간판 시리즈물 '테드 래소', '세브란스:단절'애플TV+

이번 티빙·애플TV플러스의 협업은 신규 구독자 수를 대폭 늘리기엔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6월 티빙과의 관계를 끊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또 다른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티빙의 베이직 요금제(월 9000원) 이상 가입시 감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애플TV플러스에 에미상 등 해외 유수의 시상식을 싹쓸이한 작품성 높은 시리즈와 영화가 많다고 하지만, 타 OTT 대비 콘텐츠 수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말도 있다. 신규 가입자와 저가 요금제 회원들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엔 금액 장벽도 있었다.

물론 최근 진행 중인 티빙 이벤트를 통하면 1년 11만 2000원(월 평균 9333원)으로 프리미엄 요금제를 가입할 수 있다. 이는 주머니 사정 가벼운 이용자 입장에선 고민하게 만든다. 차라리 기존 티빙 저가 요금제 가입은 그대로 유지한 채 애플TV플러스(월 6500원)를 직접 따로 가입하는 게 당장의 큰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협업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제휴 확대 움직임​

 11월 26일부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유료 가입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무료 이용권이 매일 제공된다.
11월 26일부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유료 가입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무료 이용권이 매일 제공된다.네이버

최근 글로벌 OTT와 국내 IT 서비스의 제휴는 비단 네이버, 티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LG유플러스는 26일 중국의 OTT 서비스 빌리빌리와 제휴를 통해 현지 인기 콘텐츠를 국내 가입자들에게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유플러스 TV의 구독 상품을 가입할 경우, 중국 최신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손쉽게 시청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에선 다소 생소한 빌리빌리는 지난 2009년 서비스 출시 이래 3억 명 이상의 회원 수를 확보한 업체로 현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제휴는 중화권 대중문화에 관심 많은 국내 유플러스 가입자 및 한국에 거주 중인 중화권 출신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중국 OTT 플랫폼 빌리빌리의 구독 서비스를 26일 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중국 OTT 플랫폼 빌리빌리의 구독 서비스를 26일 개시했다.LG유플러스

결국 국내 OTT 및 IT 업체들이 해외 쪽과의 구독 서비스 협업을 확대하는 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방안으로 볼 수 있다. 1개의 상품만 팔아선 수익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를 타파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통사는 기존 통신 요금 외에 부가적인 매출을 극대화하고 국내 OTT는 부족한 콘텐츠 수 확보를 인터넷 포털 업체 입장에선 쇼핑 서비스 이용자 확대를 노리는 것이다. 해외 OTT 업체 역시 회원 수를 늘리며 한국 내 입지 강화에 나서면서 이러한 형태의 제휴는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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