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바이포엠스튜디오

제목부터 직관적이고 직접적이다. 2001년 서울 홍제동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 <소방관>은 주인공도 주변 인물들도 모두 화재 현장과 사고 현장을 누비는 영웅들을 향해 있다. 25일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에 첫 공개된 영화는 캐릭터와 이야기 모두 무난한 짜임새 안에서 발현된 결과물이었다.

영화 <친구> 시리즈, <통증>, <극비수사> 등으로 알려진 곽경택 감독은 상업영화 문법 안에서 신파와 분명한 서사 인과관계를 장기로 한다. 액션과 멜로 등 장르불문하고 그의 영화는 대부분 기승전결이 분명하고 영화 내 선악 구분이 명확해 폭넓은 대중의 취향에 걸맞는다 할 수 있다.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
영화 <소방관>의 한 장면.㈜바이포엠스튜디오

<소방관> 또한 그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구조 사례 1위 자리를 지키며 고군분투해 온 구조반장 진섭(곽도원)은 엄격하면서도 팀을 생각하는 의리 또한 깊은 전형적인 리더이며, 그와 함께 팀을 이루는 중견 대원들 또한 구김살 없이 서로를 위하는 존재들이다.

갈등의 촉매가 되는 인물이자 관찰자 역할을 하는 신입대원 철웅(주원)은 곧 관객의 눈높이에 맞게 사건을 바라본다. 위험한 현장에서 요구조자(구조대상자) 우선 원칙을 내세우는 진섭을 복잡한 심경으로 바라보다가 결국 동기 대원이 사망하면서 스스로 혼란에 빠진다. 좁은 골목을 막고 있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소방차로 밀어낼 수 없다는 제도적 한계, 열악한 장비와 시설 등 원인이 분명했지만 철웅은 진섭을 탓하게 된다.

이 복잡한 심경은 영화 중후반부 진섭과 다른 대원들의 가정사, 전사들이 소개되며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자신의 동기가 근무 중 사망한 것에 일말의 원망감을 진섭에게 품고 있던 철웅은 극 후반부 홍제동 방화 사건을 통해 그 마음을 내려놓고 함께 분투하게 된다.

다층 갈등과 예상치 못한 반전 등이 필수인 현 대중영화 흐름에서 <소방관>은 너무도 직선적이고 착한 영화일지 모른다. 실제 화재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CG 효과는 최소화하고 배우들이 수 주간 진압 훈련을 받았기에 해당 장면들은 블록버스터 요소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동시에 캐릭터나 이야기의 완성도를 기대한다면 영화가 아쉽게 다가올 수 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에 그것을 극화함과 동시에 일선에서 고생하고 헌신하는 소방대원의 노고를 기린다는 점에서 <소방관>의 진정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영화적으로 아주 좋다라고 확언할 순 없다. 배우들 및 스태프의 노력이 곳곳에 담겼으니 일단 열심히 만든 결과물로 소개할 수 있겠다. 음주운전 혐의로 홍보 과정에 나서지 못하는 곽도원의 존재감 또한 아쉽다.

한줄평 : 진정성과 착함, 그것이 이 영화의 미덕
평점 : ★★★(3/5)

 영화 <소방관>의 공식 포스터.
영화 <소방관>의 공식 포스터.㈜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소방관> 관련 정보

감독 및 각본 : 곽경택
출연 : 주원, 곽도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장영남
제공 및 배급 : ㈜바이포엠스튜디오
제작 : ㈜에스크로드 픽쳐스, ㈜아센디오
러닝타임 : 106분
관람등급 : 12세이상관람가
개봉 : 2024년 12월 4일(수)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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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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