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질문이 세상을 구한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아동권리영화제 슬로건이다. 다르덴 형제의 <자전거 탄 소년>을 다시금 한국에 소개한 걸 시작으로 벌써 10년을 이어왔다. 아동권리영화제는 한국사회에서 외면해 온 아동권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왔다. 아동의 놀 권리와 분쟁 속 아동보호, 장애아동의 권리, 디지털 환경에서 무시되기 십상인 아동의 잊혀질 권리, 기후위기 속 아동의 역할 등 무심코 넘어가기 쉬운 아동의 권리를 질문을 통해 관객에게 일깨워 왔다.
한국사회는 느리지만 선명히 아동권리가 고양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민법 제915조, '친권자는 그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삭제된 건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훈육을 넘어 아동폭력을 가한 사례에서조차 이 조항이 감경사유로 작용한 현실을 뒤바꾼 중대한 진전이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동권리의 실제적이며 중대한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아동권리영화제의 변치 않는 지향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