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한 정호영... 팀의 연패탈출 견인했다

[여자배구] 23일 GS칼텍스전 서브득점 2개, 블로킹 7개 포함 16득점 맹활약

정관장이 서울 원정에서 최하위 GS칼텍스를 상대로 진땀 승리를 거뒀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8-25,26-24,20-25,26-24,15-9)로 승리했다. 시즌 개막 후 첫 4경기에서 3승1패로 상승세를 탔다가 최근 4경기를 모두 패하며 침체에 빠졌던 정관장은 GS칼텍스를 제물로 연패에서 탈출하면서 상위권 추격을 시작했다(4승5패).

정관장은 33.13%의 점유율을 책임진 메가왓티 퍼티위가 38.89%의 성공률로 23득점을 기록했고 표승주가 서브득점 3개를 포함해 18득점, 박은진도 14득점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정관장은 이날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가 13득점으로 부진했지만 이 선수의 맹활약 덕분에 연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7개를 포함해 16득점을 기록한 미들블로커 정호영이 그 주인공이다.

포지션 변경에도 때가 있다

 아웃사이드히터 유망주였던 정호영은 프로에서 1년을 보낸 후 곧바로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
아웃사이드히터 유망주였던 정호영은 프로에서 1년을 보낸 후 곧바로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지난 10월20일 은퇴식을 치른 한송이는 현역 시절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하다가 나이가 들어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꿔 새 포지션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한수지 역시 세터에서 미들블로커로 변신해 성공을 거둔 사례다. 물론 한송이나 한수지처럼 연차가 쌓인 후 포지션을 변경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자신에게 어울리는 포지션을 찾는 게 좋다.

한일전산여고(현 한봄고) 시절부터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천재소녀'로 불렸던 배유나(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GS칼텍스에 입단 후 왼쪽과 오른쪽, 중앙을 오가면서 활약했다. 하지만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잦은 부상에 시달린 배유나는 2010년대 들어 미들블로커로 자리 잡았다. 배유나는 포지션 정착 후 3개의 우승반지를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미들블로커로 군림하고 있다.

2014-2015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던 하혜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은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하기엔 수비가 약했고 아포짓 스파이커가 되기엔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쳤다. 그렇게 자신의 포지션을 정하지 못하던 하혜진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2021-2022 시즌부터 미들블로커로 변신했고 현재까지 페퍼저축은행의 중앙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날개 공격수에서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경우는 많지만 정지윤(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은 미들블로커에서 아웃사이드히터로 변신한 다소 특이한 사례다. 프로 입단 후 세 시즌 동안 현대건설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한 정지윤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조언을 듣고 아웃사이드히터로 변신했다. 결과적으로 정지윤의 변신은 정지윤 개인과 현대건설에게 모두 '윈윈'이 됐다.

한봄고 시절 미들블로커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오가며 팀을 '하드캐리'했던 한수진은 2017년 프로 입단 후 166cm의 작은 신장 때문에 어떤 포지션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렇게 방황하던 한수진은 2020-2021 시즌부터 전문 리베로로 자리를 잡으며 GS칼텍스의 '트레블'에 힘을 보탰고 한다혜 리베로(페퍼저축은행)가 떠난 이번 시즌부터는 GS칼텍스의 붙박이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고 있다.

프로 2년 차 때 미들블로커로 변신한 정호영

 GS칼텍스전에서 7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정호영은 개인 통산 250개의 블로킹 기록을 세웠다.
GS칼텍스전에서 7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정호영은 개인 통산 250개의 블로킹 기록을 세웠다.정관장 레드스파크스

광주체중 시절부터 190cm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피지컬을 앞세워 '리틀 김연경'으로 주목 받았던 정호영은 고2때 성인 대표팀에 선발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정호영은 2019-2020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정관장에 입단했지만 배구계를 흔들 '특급 유망주'라는 평가와 달리 루키 시즌 리시브 효율 2.33%에 그치는 등 수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정관장을 이끌던 미들블로커 출신 이영택 감독(GS칼텍스 감독)은 정호영에게 미들블로커 변신을 권유했고 정호영은 미들블로커로서 첫 실전이었던 2020년 컵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비록 2020-2021 시즌 개막전에서 무릎을 크게 다치며 시즌아웃 되는 불행도 있었지만 2021-2022 시즌 무사히 코트로 돌아왔고 2022-2023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정관장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고 있다.

정호영은 190cm의 큰 신장을 이용한 타점 높은 공격과 시즌을 치를수록 향상되는 블로킹으로 2022-2023 시즌과 2023-2024 시즌 연속으로 300득점 이상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두 시즌 연속으로 300득점 이상 기록한 미들블로커는 리그 전체에서 양효진(현대건설)과 배유나, 그리고 정호영까지 단 3명뿐이다. 그만큼 정호영은 20대의 젊은 미들블로커 중 독보적인 득점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정호영은 6년 차가 된 이번 시즌 첫 8경기에서 50득점, 경기당 평균 6.25점으로 다소 아쉬운 시즌 초반을 보냈다. 하지만 정호영은 정관장이 4연패에 빠져 있던 23일 GS칼텍스전에서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7개를 기록하면서 외국인 선수 부키리치(13득점)보다 많은 16득점으로 정관장의 풀세트 승리를 견인했다. 정호영은 미들블로커임에도 오픈 공격으로 4득점을 기록하며 '높이의 힘'을 과시했다.

정관장은 외국인 선수 부키리치가 아웃사이드히터에 잘 적응하고 이적생 표승주가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해주면서 컵대회 준우승에 이어 시즌 첫 4경기에서 3승1패로 선전했다. 비록 최근 5경기에서는 1승4패로 부진했지만 정관장의 남은 2라운드 일정은 그리 나쁘지 않다. 여기에 초반 주춤했던 미들블로커 정호영까지 살아난 만큼 팬들은 정관장이 또 한 번 도약하며 상위권을 위협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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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V리그여자부 정관장레드스파크스 정호영 7블로킹16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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