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키드>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오즈의 마법사>가 꿈과 환상의 디즈니 같은 동화라면 <위키드>는 종종 냉소적인 어른들의 잔혹 동화로 비유된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다소 어둡고 무겁게 흘러간다. 오즈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위대한 마법사의 진실, 선민의식에 빠진 글린다의 착한 아이 콤플렉스, 남들과 다른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엘파바의 궐기 등.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현실 세계의 축소판을 볼 수 있다.
영화는 < 스텝 업 2 >의 춤, < 지. 아이. 조 2 >의 무술 액션, < 나우 유 씨 미 2 >의 마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파티, <인 더 하이츠>의 뮤지컬 군무 등 화려한 퍼포먼스와 영상미에 타고난 감각을 발휘한 '존 추' 감독의 모든 것이 집대성됐다.
뮤지컬 넘버를 몰라도 줄거리를 몰라도 상관없다. 극장에서 즐기는 뮤지컬 공연 VIP 좌석 효과를 충분히 느낄 수 있어 티켓 값이 아깝지 않다.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시기하다 룸메이트로서 묘한 우정을 나누는 과정이 파트1에서 펼쳐진다. 올해 파트1을 개봉하고 2025년 파트2가 선보일 예정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파트 2에서 풍성하게 다룬다.
가창으로 실력이 검증된 뮤지컬 스타 '신시아 에리보'와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가 각각 엘파바와 글린다를 맡아 최고의 재능을 발휘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으로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 '조나단 베일리'의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속내를 알 수 없는 쉬즈 대학교 총장 역에 '양자경', 오즈의 최고 권력자인 마법사 '제프 골드브럼'까지 환상의 캐스트를 뽐낸다.
특히 아리아나 그란데는 어릴 적부터 동경해 온 <위키드>에 헌정하며 꿈을 이루었다. 미카의 '파퓰러 송(popular song)'에 피처링했었는데, 훗날 영화 속 글린다가 된 건 운명이지 싶다. 뮤지컬 넘버의 일부를 차용해 만든 노래답게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룬 상황이 가사와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성악설과 성선설을 비트는 질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