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
지난 21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디즈니플러스

글로벌 OTT 디즈니 플러스가 오는 12월부터 내년에 걸쳐 공개될 한국 콘텐츠 라인업 소개와 더불어 대규모 쇼케이스 행사 개최를 통해 2025시즌을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피력했다.

디즈니는 한국 시간으로 20-21일 양일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를 개최하고 앞으로 자사 OTT를 통해 공개될 각종 시리즈물, 영화 작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21일 진행된 한국 콘텐츠 관련 행사였다. 설경구-박은빈, 손석구-김다미, 김혜수-정성일, 박보영-주지훈 등 웬만한 영화 시상식 못잖은 화려한 스타들을 앞세우고 올 연말을 시작으로 2025년에 걸쳐 공개될 블록버스터 대작 시리즈를 차례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 2021년말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다양한 작품들을 내놓았지만 2023년 <무빙>, <카지노> 정도를 제외하면 손에 꼽을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도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디즈니 플러스였지만 대규모 기자단을 싱가포르 현지로 초청할 만큼 성대한 행사를 통해 내년 시즌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조명가게> <트리거> 공개 초읽기
 2025년 1월 공개되는 드라마 '트리거'
2025년 1월 공개되는 드라마 '트리거'디즈니플러스

싱가포르 현지 행사를 통해 소개된 라인업 중 가장 먼저 구독자들을 만나는 작품은 다음달 공개되는 <조명가게>다. <무빙>으로 초대박 인기를 모은 기세를 모아 강풀 원작의 독특한 이야기를 8부작 영상에 담았다. 주지훈-박보영 주연이라는 점 외에도 배우 김희원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디즈니 플러스는 <무빙> 시즌2 제작을 공식화하면서 열혈 팬들의 환영을 이끌어냈다. 아직 제작 및 기획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까지 소개하진 않았지만 1편의 주요 캐릭터들이 상당수 합류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작의 반응 못잖은 인기 몰이를 기대할 만 하다.

당초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이었던 <트리거>는 내년 1월로 시기가 늦춰졌다. 검찰·경찰도 해결 못하는 각종 사건 사고를 추격하는 방송국 탐사보도팀을 배경으로 정의감 넘치는 팀장과 사회성 제로인 PD의 좌충우돌 활약상을 담았다. 김혜수의 첫번째 디즈니플러스 작품으로 <더 글로리> 정성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주종혁 등이 출연한다.

넉오프-하이퍼 나이프-나인퍼즐 줄줄이 대기중​

 2025년 공개 예정인 드라마 '하이퍼 나이프', '나인 퍼즐'
2025년 공개 예정인 드라마 '하이퍼 나이프', '나인 퍼즐'디즈니플러스

뒤이어 방영될 디즈니플러스의 2025 라인업은 화려함 그 자체다. 올해 <삼식이 삼촌>, <지배종> 등의 대작이 있었고, 그외 시리즈들은 규모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덜한 느낌을 줬지만, 이번에는 기존 케이블 채널, OTT 화제작 이상의 캐스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IMF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회사원이 이른바 짝퉁 시장에 뛰어들어 벌여지는 이야기를 담은 <넉오프>에는 올해 <눈물의 여왕>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김수현과 조보아가 주연으로 합류했다. '넷플릭스 공무원'(?) 설경구와 OTT 첫 도전에 나선 박은빈은 의학 드라마 <하이퍼 나이프>를 통해 독특한 사제-제자 케미를 과시할 예정이다.

<수리남>으로 시리즈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윤종빈 감독은 <나인퍼즐>로 다시 한번 OTT 드라마 연출에 뛰어 들었다. 연쇄 살인범을 추격하는 프로파일러 김다미, 그녀를 의심하며 뒤를 쫒는 형사 손석구의 호흡이 흥미를 불러 모은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현재 한창 촬영 진행중인 사극 <탁류>, 스릴러 <조각도시>, 시대물 <파인 : 촌뜨기> 등의 내년 공개도 앞두고 있다.

범죄물 중심에서 탈피... 이번에는 어떨까?​

 2025년 공개 예정인 드라마 '넉오프', '파인'
2025년 공개 예정인 드라마 '넉오프', '파인'디즈니플러스

OTT 후발 주자인 디즈니 플러스는 넷플릭스, 티빙 등 기존 업체를 위협할 만큼의 기세를 좀처럼 보여주지 못한 바 있다. <무빙>, <카지노>가 잠시 가능성을 마련했지만 그 이후 지속적인 바람을 일으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로 범죄 스릴러 물에 치우쳤던 장르의 편중성도 구독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 장애 요소로 작용했다.

​이번에는 현대 시대극부터 메디컬 드라마, 사극 등 기존에 비해 넒은 소재를 수용하면서 변화의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수십여 명의 기자들을 싱가포르로 초청해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엄청난 물량 공세를 홍보 활동에 투입했다. 디즈니 플러스로선 내년 시즌에 임하는 남다를 각오를 대외적으로 표명한 셈이었다. ​

각종 영화와 콘텐츠 제작을 통해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디즈니 플러스로선 2025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모양새였다. 그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의욕 넘치는 신작의 대거 공개를 발판 삼아 기존 업체의 틀을 제대로 흔들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디즈니플러스 트리거 조명가게 넉오프 나인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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