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방송 화면 갈무리
MBC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남편은 택배업, 아내는 직장인으로 부부가 맞벌이를 하며 24시간 하루종일 바쁘고 부지런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퇴근하고 나서도 밀린 집안일과 아이까지 돌보느라 쉴틈이 없는 아내는,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다른 부부처럼 남편이 정시에 퇴근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 잘 해내다가도 울컥할 때가 있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편 일을 마친 남편은 퇴근길에 절친한 지인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남편은 지인에게 아내와의 부부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를 털어놓았다. 남편은 "머리로는 아내에게 져주자라고 생각하는데, 몸이 말을 안들어서 내 주장이 잘 안굽혀지다 보니 싸우게 된다"고 털어놨다. 또한 남편은 아내를 자꾸 생각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쌓여서 일까지 지장을 받게 된다며, 일부러 아내와의 일을 마음에 담아두려고 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스튜디오에서 남편의 영상을 지켜보던 아내의 표정은 굳었고, 옆에 있던 남편은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했다. 남편은 가까운 지인을 만난다는 사실을 숨겼고, 지인이 최근 전역을 했다는 사실도 끝내 알리지 않았던 것. 이에 대해 그는 아내가 남편의 귀가가 종종 늦어질 때마다 주변 지인들에게 일일이 연락해가며 피해를 주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남편과 지인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아내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는 남편의 귀가가 늦어지는 이유를 추궁하며 "왜 너만 생각하냐. 나한테는 피해를 주지 말아야지, 진짜 짜증난다"고 화를 내면서 남편의 퇴근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자신에게 '피해'를 준다고 표현했다. 답답해진 남편은 결국 전화를 먼저 끊어버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편이 지인과의 만남을 마치고 귀가한 이후, 부부가 드디어 마주앉았다. 두 사람은 간단한 인사나 안부도 없이 냉랭한 분위기에서 다시 언쟁을 시작했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는 남편이 빨리 귀가해 육아를 돕기를 원했다. 아내는 남편이 왜 늦었는지 추궁하며 "손이 빠른 기사들은 빨리 퇴근했을 것 아니냐"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발언으로 남편을 자극했다.
이에 남편은 발끈하면서 "그럼 네가 해보던가"라며 날카롭게 반응했다. 남편은 자꾸 주변과 비교하는 아내의 발언이 자신을 비꼬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서운함을 털어놨다. 현재 부부 사이의 대화는 오로지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뿐이라고.
비밀리에 신용카드 만든 남편... 부부의 엇갈리는 판단
부부는 현재 경제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며 갈등을 빚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불규칙한 퇴근시간에 불만을 드러냈고, 남편은 원치 않던 택배 일을 다시 하게 된 계기가 아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아내는 남편이 자기 몰래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대출까지 하면서 빚이 쌓인 게 원인이라고 반박했다. 남편은 생활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켜보던 오은영은 "보는 내내 너무 답답했다"며 부부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오은영은 조심스럽게 "이 상황에서 이런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게, 아내가 남편을 끊임없이 갈구더라(교묘하게 괴롭히더라). 듣는 사람은 100% 기분이 나쁠수 밖에 없다. 비난하는 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남과 비교하면서 말을 더 얹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남편에게 '다른 사람보다 손이 느리다'고 하는 것은 당신은 일을 잘 못한다, 무능력하다는 의미가 들어가 있는 것"이라며 대화의 취지보다는 비난과 비아냥의 더 강조된 대화 방식을 지적했다.
아내는 남편이 지인을 만나는 데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에 대해 "저도 퇴근하고 친구랑 이야기하고 싶다. 저는 (일과 육아 때문에) 그게 안되니까. 어느 순간부터 남편이 이야기를 안하고 지인을 만났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니까 남편의 거짓말에 더 화가 난다"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이야기를 했는데 아내가 허락을 잘 안해주다 보니까 숨기게 됐다"라고 말했다.
남편이 비밀리에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문제에 대해서도 부부의 입장은 엇갈렸다.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식비 등 최소한의 비용을 고려해 비상용 카드를 발급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내는 남편의 카드로 인해 빚이 생겼고 거짓말을 해서 신뢰가 떨어졌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상에서 남편은 매일 쉴 틈 없이 부지런하게 일하고 있었고, 신용카드로 불필요하게 개인적인 소비를 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편은 왜 아내에게 숨기는 비밀이 많아진 것일까. 남편은 "아내가 남의 말만 듣고 제 말은 잘 들으려고 하지 않으니까 본의 아니게 자꾸 숨기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편은 본인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데 굉장히 민감했다. 아내와 상의 없이 대출까지 받아서 생활비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서도, 동종업계에 있는 사촌과 비교하는 아내로 인해 자존심 때문에 어려운 사정을 솔직히 밝히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내는 "부부니까 솔직히 이야기하고 어려운 문제를 의논하고 같이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은영은 "두 사람이 너무 안됐다"며 같이 힘들게 고생하면서도 소통의 부재로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부부에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서로 믿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