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4년 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날, 개막식 몇 시간 전 기자 시사에서 개막작 <전,란>이 극장 스크린에서 공개되었다. 불이 꺼지고 화면에서 처음 떠오른 건 특유의 효과음과 함께 대문자 'N'의 등장이었다. 그렇다. 국내에선 OTT 그 자체로도 상징되는 넷플릭스 배급으로 극장에서 개봉하는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될 예정으로, 영화제가 끝나는 10월 11일 공개된다. 그 때문에 영화의 개막작 선정은 무수한 논란을 일으켰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 상징하는 어떤 함의 때문일 것이다. 논란 덕분에 영화를 향한 관심도 한층 증폭되는 감이 있긴 했다.
2시간여의 시간이 흘렀다. 워낙 걱정 반, 우려 반으로 시끌벅적하던 작품인 만큼, 끝나자마자 객석에서는 수군수군 다양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엘리베이터에서도 복도에서도 그랬다. 상영 직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영화가 다룬 주제나 의도보다는 대다수 질문은 개막작 선정과정에 관한 당위 여부로 기울었다. 물론 충분히 검증해야 할 지점이 맞다. 하지만 영화는 일단 영화로 평가하고 승부를 봐야 할 일 아닌가 생각이 머릿속에서 모락모락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만큼 <전,란>은 호불호를 떠나서 흥미로운 구석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전후를 무대로 삼아 이중삼중 겹치는 숙명의 사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