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이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꺾고 11년 만에 프로배구 컵대회 우승을 탈환했다.
현대캐피탈은 28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2(15-25 25-23 19-25 25-19 15-13)로 이겼다.
이로써 2013년 우승 이후 11년 만에 다시 컵대회 정상에 오른 현대캐피탈은 구단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설욕과 우승, 둘 다 잡은 현대캐피탈
앞서 조별리그에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던 현대캐피탈은 준결승을 뚫고 올라오며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1세트는 어려웠다. 0-7까지 끌려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서브 득점을 시작으로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 이준이 현대캐피탈 코트를 폭격했다.
1세트와 달리 2세트는 현대캐피탈이 끝까지 집중력을 보이며 접전이 벌어졌다. 먼저 세트 포인트를 만든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 곽승석의 서브 범실로 2세트를 따냈다.
두 팀은 3, 4세트를 서로 가져가며 마지막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3세트는 상대 범실로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이 요스바니, 이준, 곽승석의 득점이 골고루 터지면서 이겼다.
반면에 4세트는 혼자서 8점을 올린 허수봉의 공격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이 따내면서 세트 스코어 2-2 균형을 이뤘다.
5세트도 두 팀은 13-13으로 치열하게 맞섰다. 여기서 현대캐피탈이 허수봉의 퀵 오픈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중국 출신 아시아쿼터 덩 신펑(등록명 신펑)이 요스바니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하며 혈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범실해도 괜찮아... 블랑 감독의 '공격 배구'
▲ 현대캐피탈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우승으로 이끈 필리프 블랑 감독 ⓒ KOVO
팀 내 최다인 21점을 올리며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이끈 '토종 에이스' 허수봉은 기자단투표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도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주장을 맡으면서 어깨가 더 무거워진 허수봉은 이번 대회 5경기에 나서 82점으로 맹활약하며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시즌 극심한 성적 부진에 시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현대캐피탈은 결국 시즌 도중 최태웅 감독과 전격 해임하고 프랑스 출신의 필리프 블랑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남자 국가대표팀을 이끌었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폴란드 남자 국가대표팀 수석 코치를 맡았던 블랑 감독은 2017년 일본 남자 국가대표팀 수석 코치로 부임하며 아시아 배구에 도전했다.
블랑 감독은 아시아 선수의 특성에 맞는 훈련과 전술을 도입하고, 과감한 세대교체로 일본 남자배구를 바꿔 놓으면서 2023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위와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현대캐피탈 사령탑에 오른 블랑 감독은 선수들에게 범실을 감수하고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했다.
이날도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보다 14개나 많은 39개의 범실을 저질렀으나, 강력한 서브와 날카로운 스파이크로 만회하며 조별리그 패배를 설욕하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또한 데뷔 2년 차 미들블로커 김진영과 수련선수 출신 이준협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진영은 결승에서 11점을 올렸고, 이준협은 이번 대회 라이징스타로 선정되며 기대에 보답했다.
블랑 감독을 앞세워 확 달라진 현대캐피탈이 과연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의 앞을 막아설지 주목된다. 2024-2025 프로배구 V리그 정규시즌은 오는 19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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