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는 최고시청률 17.7%를 기록했던 전작<굿파트너>에 이어 연속으로 방영되는 법정물이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지옥에서 온 판사>는 2016년 <닥터스> 이후 8년 만에 SBS 드라마에 출연하는 박신혜에 대한 기대와 판타지, 액션, 법정물을 적절히 섞은 흥미로운 내용으로 방영 2회 만에 9.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7인의 부활>이 아쉬운 성적에 그쳤던 SBS 금토 드라마는 지성의 <커넥션>과 장나라의 <굿파트너>에 이어 박신혜의 <지옥에서 온 판사>까지 3연속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리고 SBS 금토 드라마는 오는 11월 말에 첫 방송될 또 하나의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지난 2019년 SBS 금토 드라마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던 <열혈사제>가 5년 만에 두 번째 시리즈로 돌아오는 것이다.
<열혈사제2>는 시즌1의 박보람PD와 박재범 작가, 그리고 김남길, 이하늬, 김성균 등 주요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하고 가수 비비로 유명한 김형서가 새로 합류했다. 하지만 시즌1에서 서승아 형사 역으로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 넣었던 금새록은 <열혈사제2>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신 금새록은 28일 첫 방송되는 KBS 새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에서 청렴세탁소 막내딸이자 타이틀롤 이다림 역을 맡았다.
<열혈사제>로 눈도장 찍은 준비된 신예
▲ 금새록은 <열혈사제>의 서승아 형사 역을 잘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 SBS 화면캡처
1992년 대구에서 태어난 금새록은 고등학교 시절 무용을 전공했다가 서울예대 연기과에 진학하면서 연기로 진로를 바꿨다. 2011년 광고 모델로 데뷔한 금새록은 2014년 <사무라이의 고백>이라는 단편 영화에 출연했고 2015년 박보영, 박소담 주연의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을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다. 금새록은 그 후 여러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면서 착실하게 연기 경험을 쌓았다.
금새록은 데뷔작 <경성학교>를 시작으로 <암살>, <헤허화>, <덕혜옹주>, <밀정>까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5편 연속으로 출연했다. 물론 대부분 분량이 많지 않은 조·단역이었지만 금새록은 천만 영화 <암살>을 비롯해 559만 관객의 <덕혜옹주>, 750만 관객의 <밀정>, 531만 관객의 <더킹>까지 흥행작에 유난히 많이 출연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신인 배우에게는 매우 큰 행운이었다.
금새록은 2018년 KBS 주말 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유동근이 연기한 박효섭의 철부지 막내딸 박현하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2018년5월에 개봉한 이해영 감독의 영화 <독전>에서는 초반 많은 의문을 남기고 사망하는 불량학생 차수정을 연기했다. 금새록은 영화 개봉 후 '<독전>의 오프닝 그 소녀'로 불리면서 관객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하지만 역시 금새록의 얼굴과 이름을 대중들에게 각인 시켰던 그녀의 첫 번째 대표작은 SBS 금토 드라마의 시작을 알렸던 <열혈사제>였다. 금새록은 <열혈사제>에서 성희롱을 일삼는 감독에게 킥을 날려 협회로부터 영구 제명을 당한 전직 세팍타크로 국가대표 출신의 신입 강력계 형사 서승아를 연기했다. 서승아는 등장하자마자 뜬금없이 랩으로 자기소개를 하면서 식사를 하던 선배들을 당황시켰다.
<열혈사제>에서 서승아 형사는 김해일 신부(김남길 분)만큼 강하지도 않고 박경선 검사(이하늬 분)처럼 분량이 많지도 않지만 쉽지 않은 액션 장면들을 직접 소화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금새록은 <열혈사제> 종료 후 곧바로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에서 체육교사 하소현을 연기했고 <미스터 기간제>는 최고 4.78%의 시청률로 OCN 수목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열혈사제2> 대신 선택한 주말드라마 주연
▲ 금새록은 2022년에 출연했던 <사랑의 이해>를 통해 현실적이고 섬세한 감정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 jtbc 화면 캡처
금새록은 2021년 차기작으로 <조선구마사>를 선택했지만 역사왜곡으로 논란이 되면서 2회 만에 방영이 취소됐고 그 해 5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김세정, 조보아,정인선에 이어 새 여성 MC로 합류했다. 금새록은 약 7개월 동안 여성MC 자리를 잘 소화했지만 금새록 합류 당시부터 <골목식당>은 이미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었고 결국 금새록은 <골목식당>의 마지막 여성 MC가 됐다.
2021년 <오월의 청춘>을 통해 KBS 연기대상 조연상을 받은 금새록은 2022년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에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은행 대리 박미경 역을 맡았다. <사랑의 이해>는 종영할 때까지 시청률 4%도 넘지 못했지만 금새록은 섬세하면서도 현실적인 감정 연기로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금새록은 작년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사운드트랙#2>에 출연하며 OTT로 활동범위를 넓혔다.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열혈사제2> 출연을 포기한 금새록은 28일 첫 방송되는 KBS 새 주말 드라마 <다리미 패밀리>를 차기작으로 결정했다. <다리미 패밀리>는 <파스타>와 <질투의 화신> 각본을 썼던 서숙향 작가가 집필한 첫 주말 드라마이기도 하다. 드라마 제목에 금새록이 맡은 캐릭터 이름이 들어갈 정도로 청렴 세탁소 막내딸 이다림을 연기할 금새록의 역할과 비중이 매우 큰 드라마다.
<다리미 패밀리>에는 금새록 외에도 <사랑의 불시착>과 <철인왕후>로 이름을 알린 김정현이 청렴동 최고 부잣집에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지승그룹 상무 서강주 역을 맡았다. 박신혜의 남편 최태준은 세탁소 식구들과 가족처럼 살아가는 아르바이트생 차태웅을 연기한다. 이 밖에 박지영과 김영옥 배우, 박인환 배우, 신현준, 김혜은 등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다리미 패밀리>를 빛낼 예정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최소 30%, 최고 4~50%의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던 KBS 주말 드라마는 작년부터 최고 시청률 20% 초반에 그치며 주춤하고 있다. 사실 KBS주말드라마의 주고객(?)인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금새록을 역시 다소 위험한 캐스팅일 수 있다. 하지만 금새록이 자신의 캐릭터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끈다면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 금새록은 <다리미 패밀리>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주말드라마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 <다리미 패밀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