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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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삭이던 슬픔을 꺼내놓으며 눈물을 흘리던 진태현은 "두 분의 이혼은 저와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단 하나만 약속해야 한다. 제발 아이들은 잘 키워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이혼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여기 와 있는데, 사실 (부모로서의) 도리는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에게는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그 카시트가 너무나 부럽다"고 호소했다. 아이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자신의 아픔까지 털어놓은 진태현의 진솔한 고백에 녹화장은 일순간 울음바다가 됐다.
아내는 "다른 사람이 원해도 가지지 못한 아이를 둘씩이나 가졌는데 그 감사함을 모르고 살았고 불평불만을 하고서 살았구나라는 걸 느껴서 후회가 됐다"고 고백했다. 남편도 아이를 가졌던 순간을 회상하며 "처음엔 축복이라고 여겼는데 나중에 육아가 힘드다는 이유로 그 고마움을 망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며 반성했다.
서장훈은 "이혼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어느 정도여야 맞춰보라고 하는 거지, 아이가 있든 없든 오만군데 쌍욕을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아이를 키우라고 하겠나"면서 냉정하게 일침을 놓았다. 박하선은 "이 부부에게는 이혼이 중요한 게 아니다. 상처받았을 아이에 대한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부부는 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았다. 전문의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아내의 심리 상태를 '감정적인 철부지 어린아이'로 규정했다. 그리고 그 영향이 아이들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부의 자녀들을 관찰한 전문의는 처음 보는 어른에게도 과도한 장난을 치는 아이들의 모습에 대해 '자기 행동의 잘못을 인지하는 훈육이 돼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전문의는 "훈육은 교육이다. 아이들이 저런 식으로 자라게 되면 자기중심적이 되고, 타인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하고 사회성이 부족해진다. 현재 아이들은 방임 상태다"라고 진단하며 "아이들이 그렇게 자라길 원하지 않는다면 먼저 나(부모)부터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이들의 행동은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었다. 전문의는 아내의 과도한 SNS 사랑도 '철부지 어린애에게 양분을 주는 행위'와 같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또한 전문의는 아이들 앞에서 욕설을 하는 게 '아동학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아내는 아이들에게 직접 욕설을 한 것은 아니고 아직 어려서 인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전문의는 "모를 때 배우는 게 정서적으로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아이들이 따라 배우기도 쉽다"고 반박하며 "욕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엄마가 엄마 역할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남편은 너무 과해서, 아내는 너무 안 해서 문제"
그렇다면 아내는 어떻게 이런 성격이 됐을까. 전문의는 아내의 부모와 면담한 뒤 "부모님이 딸을 너무나 허용적으로 키웠다"는 진단을 내렸다.
아내의 엄마는 딸의 심각한 상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문의의 거듭된 진지한 설명에도 현실을 부정하며 어떻게든 딸을 옹호하기에만 급급했다. 딸의 문제점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보다는, 방송에 나온 모습 때문에 딸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더 우려하는 듯한 태도로 전문의마저 당황하게 했다.
급기야 정색한 전문의는 "문제의 1할이 남편이라면 9할은 아내의 잘못이다. 부모님이 여기서 독하게 마음을 먹지않으면 아내(딸)는 조금 좋아지다가 다시 망가질 것이다. 그 정도로 막판에 와 있다"며 이례적으로 독하게 쓴소리를 날렸다. 또한 아내에게는 "이제는 철부지같이 부모의 그늘에 안주하는 것을 벗어나 성숙한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화면 갈무리JTBC
한편으로 남편에게도 '방관'의 문제를 지적했다. 남편은 한 번에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 지레 포기하거나 자신이 혼자 독박처럼 감당해버리고 만다는 것. 아내에게는 그런 남편의 과묵한 성격이 불만이었지만, 반대로 그런 희생 덕분에 결혼생활이 유지될 수 있던 것이기도 했다.
전문의는 아내에게 "성숙해진다는 것은 감수하고 책임지고 삼킨다는 것"이라며 "남편은 그게 너무 과해서, 아내는 너무 안 해서 문제다. 이제는 어른 수준으로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부는 상담을 마친뒤 조금씩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변화의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다.
부부는 심리극 치료에 돌입했다. 먼저 아내가 평소에 욕설하는 모습을 전문가가 재연하고, 그 다음으로는 성장한 미래의 딸이 아내의 욕설을 따라하는 모습을 박하선이 연기했다. 3단계로는 진태현과 박하선이 각각 아내의 착한 마음과 나쁜 마음을 대변해 심리극을 펼쳤다.
그동안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던 자기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바라보게 된 아내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정신적으로 혼란에 빠진 아내가 눈물까지 보이자 전문가는 심리극을 잠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깨달음을 얻은 아내는 "하지 말아야 할 게 너무 명확했다"면서 그동안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반성했다. 결국 아내는 용기를 내 나쁜 마음을 거부했고, 남편과 욕설을 쓰지 않고도 평범한 대화를 주고받는 데 성공했다.
남편에게도 어린 시절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마음과 욕구를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고 감추며 살아와야 했던 아픔이 있었다. 남편은 수시로 화내고 욕설을 하는 아내의 모습에서 과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남편은 심리극을 통해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못다한 이야기와 설움을 고백하다가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아내 역시 그런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심리극을 마친 부부는 그동안 말 못했던 서로에 대한 진실한 마음을 전했다. 남편은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못해서 미안하다. 앞으로는 대화도 애정표현도 많이 할 테니 지켜봐달라. 잘해보자"고 했다.
아내 역시 "외벌이에 집안일, 육아까지 하느라 힘들었을 텐데도 힘든 내색 한번 없었던 게 너무 고맙다. 앞으로는 내 변화된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화답했다. 부부는 서로를 따뜻하게 포옹하며 새로운 출발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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